[신인섭 칼럼] J. Walter Thompson 광고회사

[신인섭 칼럼] J. Walter Thompson 광고회사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1.02.24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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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ertising Age 1964.12.7. 특집 표지

[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 올해 157살이다. 이름은 J. Walter Thompson(JWT)에서 Wunderman Thompson으로 바뀌었다. 세계 최대의 광고회사 그룹인 영국 WPP 산하에 있는 미국 최고(最古)의 광고회사이다. 창립연도는 1864년.

1964년 12월 7일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잡지인 Advertising Age는 210페이지 특집을 발행해서 J. Walter Thompson 100주년을 축하했다. 그 내용은 JWT의 역사를 중심으로 다루면서, 미국 광고와 광고회사의 역사 속에서 JWT가 이바지한 바를 적었다.

광고 전문 주간잡지의 한 호(號)임이지만, 한 권의 미국 광고 역사책이라는 것이 더욱 더 알맞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이 특집에 약 150개의 다양한 회사가 광고했다. 특히 신문, 잡지, 방송국의 축하 광고가 가득하다. 그 가운데는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Los Angeles Times를 비롯해 Fortune, TIME, Newsweek 등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 잡지들의 이름이 즐비하게 들어 있다. 1970년대만 해도 미국 최대의 광고회사였던 JWT의 100주년은 마치 미국 유력 매체의 무슨 축하 행사 같은 느낌이 든다. 대개 1페이지 전면 광고였지만, 그 가운데는 1페이지의 8분의 1의 작은 광고도 섞여 있다.

Saturday Evening Post의 2면 광고
Saturday Evening Post 표지 1903년(좌), 1924년(우)

가장 눈길을 끄는 광고는 전면 2페이지 광고를 게재한 Saturday Evening Post이다. 이 광고는 1910년 11월 5일 자 JWT가 대행하던 포드(Ford) 자동차 광고다. 이 광고의 헤드라인이 놀랍다. “When Ford Speaks the World Listens"이다. 광고회사 JWT의 100주년 기념 특집 축하 광고의 소재로 54년 전인 1910년에 자사 주간지에 게재했던 포드의 광고를 활용했다. (JWT가 공식적으로 Ford 자동차 광고대행사로 임명된 것은 1943년) 1897년에 창간한 Saturday Evening Post는 1910년대만 해도 100만 부를 넘는 주간지였다. 

Ford의 1면 축하 광고

놀라운 일은 더 있다. 축하 광고를 게재한 회사 가운데는 JWT의 가장 중요한 광고주인 포드가 있다. 포드는 1페이지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는 사실이다. 헤드라인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Along the American Road Together for 21 Years!", 21년 동안 같이 달려온 미국의 도로라고나 번역할까. 1943년 JWT를 광고회사로 선정한 뒤 JWT와 더불어 21년이나 줄곧 동고동락했다는 말이다.

New York Times의 축하 광고

뉴욕 타임스는 1895년 자사 미디어 카탈로그를 작성한 JWT가 같은 빌딩에서 1888년에서 1905년까지 17년이나 같이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창립 80년이 된 지방지 Dalas Times Herald의 1/8 페이지 광고, 미국 지방지 렙의 소형 광고, 그리고 겨우 창립 10년 된 WFLA-TV의 작지만 “ITS OUR BIRTHDAY. TOO"라는 재미있는 카피의 축하 광고(미국 TV 방송 개시는 2차대전 종료 후)도 있다.

McCann-Erickson, The Dallas Times Herald, American Newspaper Representative, WFLA-TV 광고 (좌로부터)

더욱 놀라운 일은 동업자이며 때로는 치열한 경쟁자이기도 한 광고회사가 보낸 축하 광고이다. 그 가운데 맥캔 에릭슨은 JWT의 주요 임원의 이름을 거명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맥캔 외에도 BBDO, Leo Burnett, N.W. Ayer 등 여러 광고회사들이 축하 광고를 게재했다.

우리에게 100주년 된 광고회사가 탄생하려면 아직도 반세기는 족히 지나야 한다. 다만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광고회사는 있으며, 더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 가운데 한 회사가 제일기획이다. 제일기획이 매년 3월에 발표하는 한국 광고비 조사 자료는 이제 “한국언론연감”에 수록되는 필수 자료가 되었다. 이 광고회사는 1973년에 창립됐으므로 2년 뒤이면 50세가 된다. 한국의 18개 광고단체의 모임인 한국광고총연합회는 올해에 창립 50주년을 맞이한다.

아마 한국 광고산업에 대한 진정한 사회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척도는 J. Walter Thompson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Advertising Age 특집의 광고주 목록에서 시사를 얻어야 할 것이다. 손쉽게 말하자면 광고회사의 언론 발전에 대한 공헌을 이해하는 신문, 방송의 태도에서 나타날 것이다.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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