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1928년 서울에 Chevrolet, Buick, Oldsmobile, Pontiac, GMC 화물 자동차 광고 등장

[신인섭 칼럼] 1928년 서울에 Chevrolet, Buick, Oldsmobile, Pontiac, GMC 화물 자동차 광고 등장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1.03.03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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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 93년 전이다. 1928년 3월 31일에 “신(新) 시보레-호“ 자동차 전면광고가 우리나라에서 선을 보였다. "Chevrolet"가 일본 제네럴 모터즈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일본식 발음으로는 시보레이다.)

“더욱 조코 더욱 크게 된 1928년식 신 시보레-호!” 

1928년 3월 31일 시보레 전면 광고

해가 바뀌자 딜러인 WW테일러 상회는 “신년(新年) 마지심을 삼가 하례(賀禮)하오며 금년(今年)에도 변(變)치 마시고 사랑해 주옵소서”라는 정중한 인사 말을 했다. 1년 전 처음으로 전면 신문광고를 게재하고 돌이 되는 날에 다시 다섯 가지 자동차를 그린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헤드라인은 “시보레-사상(史上) 공전(空前)의 시보레- 본일(本日)부터 발매 개시(發賣 開始). 종 소리 울리며 멋진 승용차가 나온다. 밑에는 산길 그림을 배경으로 한 트럭과 승용차.

W.W. 테일러상회 신년 하례 광고
W.W. 테일러상회 신년 광고
1929년 3월 3일 “시보레 전면 광고
1929년 3월 3일 “시보레 전면 광고

그 뒤 1929년 한두 달 사이에 GM은 차례로 각종 브랜드 자동차를 소개했다.

일반 인식을 밧는 올쓰모빌(Oldesmobile) 호(號) 

역(力)과 작동(作動)과 품위(品位)의 자동차(自動車) 신(新) 뷰익크(號) 

공전(空前)의 역(力)과 작동(作動)을 가진 GMC 화물자동차(貨物自動車)

GM보다 앞서서 조립 라인(Assembly Line)으로 대량생산을 통한 염가 판매를 개시한 포드는 모델 T를 가지고 1908년 9월 27일에서 1927년 5월 26일까지 18년 사이에 15,007,033대라는 세계 판매기록을 세운 무렵이었다. GM의 도전과 소비자의 선호 변화로 포드는 1928년에 모델 A를 시장에 선 보였다.

포드와 GM이 일본에 조립공장을 세운 것은 1924년과 1925년인데, 포드가 1년 앞섰다. 포드는 영문 일간 신문인 Japan Advertiser 계열로 서양인이 경영했던 태평양 광고 취급회사에 광고 대행을 맡겼고, GM은 그 당시 오사카(大阪) 최대의 광고회사 만년사(萬年社)에 광고대행을 위촉했다. 일본 광고회사가 외국 대광고주의 광고 대행을 맡는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GM의 광고 대행은 광고와 관련된 계획 수립, 제작, 매체 집행 등 일체의 광고대행사에 맡기는 AE제도로서 일본에서는 알지도 못하던 광고대행 제도였다.

포드와 GM의 한국 시장 진출은 여러 가지 새로운 것을 한국 광고계에 알렸다. 우선 경이적인 미국 자동차의 광고 규모였을 것이다. 1929년에 포드와 GM은 30여 차례 광고를 게재했으니, 매달 세 번 정도 광고를 게재한 셈이다. 광고의 규격은 가로쓰기인 영어 신문 레이아웃에 따랐기에, 그 무렵 세로 12단이던 우리 신문에게는 낯선 이른바 “병현광고”였다. 대개 크기는 신문 1면의 1/4 혹은 1/5로 큰 광고였다. 광고 내용은 번역의 고충이 있었겠지만, 대개 제품 중심의 긴 카피였다. 이렇게 시작한 GM은 뒤에 포드를 앞서고 한 때 세계 최대의 자동차가 되기도 했다.

신문 6단(1면은 12단)의 절반쯤 되는 크기의 시보레 광고. 일본 제품 라이온 치약(치마. 齒磨)과 크림 광고가 있다

여담.

자동차를 맨 먼저 만든 나라와 회사가 어딘가? 알듯 하면서도 힘든 질문이다.

왜냐? 증기로 움직이는 자동차, 휘발유로 움직이는 자동차. 그리고 정부에 특허신청을 낸 날짜 혹은 만든 날짜를 말하는가. 기준 따라 대답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개 독일 자동차의 창시자 다임러와 벤츠의 이름이 나온다. 1886년의 일인데 세 바퀴 자동차가 나왔다. 그런데 조립라인을 만들어 대량생산을 해서 세계 No. 1이 된 자동차는 미국의 포드의 모델 T였다.

벤츠의 삼륜 자동차(좌)와 포드의 모델 T
벤츠의 삼륜 자동차(좌)와 포드의 모델 T

모델 T의 기록을 깬 것은 독일의 “딱정벌레(Beetle)"란 애칭이 붙은 폭스바겐 (Volkswagen. VW)이었는데, 1972년 2월 7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VW 딱정벌레가 생산 라인에서 나온 것은 2003년 7월 30일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이었다.

멕시코의 공장에서 나오는 마지막 VW 딱정벌레(Beetle) 자동차. 옆에는 Gracias (감사합니다), Beetle. #Bye, ByeBeetle이란 작별 인사가 있다 (출처 NBC뉴스)

신인섭 (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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