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호시노 리조트

[Trend from Tokyo]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호시노 리조트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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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경렬 칼럼니스트 ] 코로나 감염 확대가 시작되고 1년 이상이 지났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이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회사의 출장이나 여행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조금은 안정되리라는 희망이 생기고 있지만 언제 코로나가 수습될 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관광객이 줄었을뿐 아니라 해외로부터의 여행객 수요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 각국이 입국 제한을 하고 있어서 해외 여행객의 복귀는 국내 여행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본의 관광 업계도 예외 없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의 관광 산업 규모를 살펴보면 19년도 코로나 이전의 관광 수요는 25조~26조엔 정도이다. 이중 80%에 달하는 20조엔 이상이 일본인에 의한 일본 국내 관광이고, 외국인 관광객이 점하는 비율은 20%로 4.5조~5조 정도의 규모이다. 근래에 들어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점점 높아져 왔지만 아직까지는 내국인에 의한 국내 수요가 관광산업을 지탱하여 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관광 산업이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관광청의 여행 관광 산업 동향 조사의 20년도 결과 보고에 의하면 일본인 국내 여행 소비액은 9조 9,738억엔으로 전년대비 54.5% 감소하였다. 여행자수도 2억 9,341명으로 전년비 반으로 줄었다.

 

호시노 리조트

여행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가 극성이던 2020년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리조트 회사가 있다. 일본 전국 40개 이상 대형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호시노 리조트이다.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20년 4월부터 고전을 하였으나, 예상을 넘는 속도로 회복하면서 20년 8월에는 흑자로 전환하였다. 그 배경에는 호시노 사장이 제창한 마이크로 투어리즘이 숨어있다. 외국인과 대도시로부터의 고객은 줄었지만 코로나 감염 방지 대책을 철저히 실시하면서 근거리로부터의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였다. 경영 위기에 처했을 때 가격 인하와 사원 정리는 하지 않았다. 지역의 문화를 재발견하거나 자연 속에서 식사를 즐기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참신한 기획이 현장으로부터 계속 소개되었다.

 

알 것 같으면서 알지 못하는 지역의 매력

호시노 리조트는 독특한 여행을 제안한다. 이름하여 마이크로 투어리즘이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이란 집에서부터 한시간 이내에 있는 지역을 찾아가는 근거리 여행을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관광 산업을 구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호시노 리조트의 대표인 호시노 사장이 제안한 것이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코로나 이전부터 여행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가 되었다가 코로나로 인해 그 의미가 부각되면서 확산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모두가 여행을 자숙하는 가운데 그 대안으로 집 근처의 조그마한 여행을 즐김으로써 삶에 활력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 투어리즘으로 인해 지금까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지방의 조그마한 식당이나 료칸의 수요가 높이지는 등 지역 활성화의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호시노 리조트의 홈페이지에서는 마이크로 투어리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알 것 같으면서 알지 못하는 지역의 매력”

가까이 있지만 아직 체험한 적이 없고, 가슴을 뛰게 하는 체험이나 알려지지 않은 특산품, 명품, 전통 공예. 아직 본 적이 없는 경치, 접해보지 못한 문화, 먹어보지 못한 요리. 집에서 한두시간만에 갈 수 있는 작은 여행, ‘마이크로 투어리즘’으로 지역의 재발견을 해 보시지요.

“知ってそうで知らない地元の魅力”

近くにあるのに、まだ体験した事のない、心躍る体験や知られざる特産・名産・伝統工芸。見たことのない景色、触れたことのない文化、食べたことのない料理…。自宅から1〜2時間で行ける範囲の旅行。「マイクロツーリズム」で地元を再発見しませんか。

호시노 사장은 마이크로 투어리즘의 특징을 다음 세가지고 요약한다. 첫째, 장거리 여행이 아닌 지역내 관광을 함으로써 이동을 억제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지역의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다. 인기 관광지가 아닌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조그마한 마을에도 전통 문화, 특산물, 요리 등 독자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발굴하면 지금까지 관광지로써 주목을 받지 못했던 지역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과의 네트워크 강화이다. 지역 주민의 협조를 통해서 지역 경제 활동에 공헌할 수 있다. 관광 사업은 여행회사, 숙박 시설, 음식점, 교통 기관을 시작으로 생산자, 지역의 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매우 복합적인 사업이다. 관계자간의 연결을 강화함으로써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주체적으로 지역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로써 마이크로 투어리즘이 더욱 활성화된다.

호시노의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일본 국내 투어리즘 상권을 11개로 분류하여 차로 2시간내로 갈 수 있는 시설을 표시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는(21년 3월 현재) 호시노 리조트 시설을 이용하는 전체의 약 20%가 마이크로 투어리즘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점점 소비자 사이에 전파, 침투되어가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북해도(北海道) 같은 경우는 거의 반이 마이크로 투어리즘 이용객이고 온천지로 유명한 하코네(箱根) 등 대도시 주변의 관광지도 마이크로 투어리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워케이션과의 연결

호시노는 워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수요에도 착목을 하고 있다. 인재관리 회사 앤제팬의 조사에 의하면 33세 이상 약 2,400명중 약 60%가 워케이션을 경험하고 싶다고 대답하였지만 실제로 워케이션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업체의 근태 관리 등의 제도 설계가 완비되면 워케이션을 활용한 지방에서의 근무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호시노 리조트는 이러한 새로운 니즈에 대비해서 회의, 비즈니스 미팅이 가능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워케이션을 잘 활용하면 성수기에만 관광지에 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숙박시설의 평일의 가동율을 놓이면서 생산성이 향상된다. 이처럼 새롭게 등장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응해서 여행 관련 업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는데 호시노 리조트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도쿄에서 맛보는 마이크로 투어리즘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지방 도시의 전유물은 아니다.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동경 한 중심에서도 마이크로 투어리즘을 체험할 수 있다. 도쿄 비즈니스 중심가인 도쿄역 근처 ‘오오테마치’ (大手町)에 위치한 ‘호시노야 도쿄’ (Hoshinoya Tokyo/星のや東京)이다. 도쿄 빌딩숲 사이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고급 일본 전통 료칸이다. 해외 관광객의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도쿄내 주민들에게 30분이내에 갈 수 있는 고급 온천 료칸이라고 하는 어필을 제안하고 있다.

도심 속의 온천 료칸 / Hoshinoya Tokyo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이크로 투어리즘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은 호시노 리조트의 새로운 브랜드 ‘OMO’이다. 18년부터 시작했는데 현재는 도쿄와 호카이도(北海道)의 아사히가(旭川)시 두 군데서 운영 중이다. 리조트 지역이 아닌 도시부를 중심으로 한 입지에서 관광을 목적으로 중견 비즈니스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여행을 제안하는 도시 관광 호텔 브랜드이고 향후 전국 각지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호텔 주변의 로컬한 매력과 위트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숙박이 여행의 흥을 돋워줄 것을 기대한다. 출장이 줄고 방일 관광객이 감소되는 엄격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수습후의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서 선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교토, 오키나와 나하시, 오사카, 야마구치현의 시모모세키, 가와사키시 등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OMO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 호시노 리조트 OMO/콘셉트비디오

▶ ‘Go-KINJO’ 호시노 리조트 OMO

 

23년에는 코로나 전 상황으로 회복

10년에 한 번 꼴로 위기는 찾아온다. 이런 위기야 말로 찬스라고 할 수 있다. 2023년까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100%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수습되더라도 상황은 예전과 달라져 있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 여행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측하면서 새롭게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는 호시노 리조트는 독특한 방식의 가치를 창출하고 이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를 만드는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 수습후의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서 선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의 어려움을 해쳐 나가면서 여행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새롭게 돌아올 여행 수요를 대비하고 있다.

호시노 리조트는 일본에서 터득한 호텔 운영의 전문 노하우를 향후 외국 진출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거대한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일본적인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온천이 달린 료칸을 계획하고 있다. 80년대 버블 시절 일본 기업이 미국에서 많은 호텔을 매수했는데 대부분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서양식 호텔을 그대로 모방했기 때문이다. 그 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호시노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지향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으면서 한 걸음 먼저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제창하고 있는 호시노 리조트의 방식은 마케터에게 많은 시사점를 제시한다.

 


양경렬 박사 ADK Korea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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