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투고] 축구계가 풀지 못한 숙제, 인종차별

[독자 투고] 축구계가 풀지 못한 숙제, 인종차별

  • 구본승(상지대학교)
  • 승인 2021.06.0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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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지난 2014년 약 340만 명의 팬들이 브라질 월드컵을 보러 경기장을 찾았고, 프리미어리그(EPL)는 200개국이 넘는 곳에서 중계되고 있다. 하지만 축구계가 영원히 풀지 못하고 있는 문제이자 숙제가 있다. 바로 ‘인종차별’이다. 흑인 선수들이 유럽 리그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1980년대부터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뉴스는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방송 글로벌화와 인터넷 활성화 등을 통해 유럽을 넘어 전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지만, 고질적인 인종차별로 인해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SNS가 등장하고 발전함에 따라 인종차별은 경기장 안에서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구스타, 손흥민(29·토트넘)도 인종차별의 타깃이 됐다. 지난 4월 12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벌어진 상황이 원인이 됐다.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과의 볼 경합을 이긴 뒤 건넨 패스가 골로 연결됐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맥토미니가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드러나 득점이 취소되었다. 그러나 맨유 팬들은 손흥민 선수가 반칙을 얻기 위해 과도한 액션을 취했다고 비난하며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 선수의 개인 SNS에도 수많은 인종차별적인 댓글을 달았다.

결국 잉글랜드 축구계가 SNS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SNS 보이콧’을 선언했다. 또한 킥 잇 아웃 회장 산제이 반다라는 “이 보이콧은 우리의 집단적인 분노를 뜻합니다. 소셜 미디어는 슬프게도 독극물을 남용하는 일반적인 그릇이 되었습니다.”라며 소셜 미디어를 비판하고 나섰다.

프리미어리그(EPL) 리차드 마스터스 회장은 “어떠한 행위의 인종차별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선수가 SNS에서 받는 끔찍한 학대는 계속될 수 없습니다. 프리미어리그와 모든 구단들은 보이콧 운동을 준비하며 SNS 회사들이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SNS 회사에 대응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개선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라며 SNS 회사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를 요청했다.

인종차별은 축구계만의 숙제가 아니다. 인종차별은 우리 일상 속 곳곳이 스며들어 있고 우리는 인종차별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다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혐오는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그보다 더 좋은 해결책은 이런 행동을 방관하지 않고 함께 잘못된 점을 꼬집고 뿌리 깊게 부패된 시스템 그 자체를 바꾸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아닐까?

우리는 모든 인종이 함께 나아가야 하고 말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행동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구본승  상지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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