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박재항 대기자 ] 영화배우나 모델 같은 모습의 여성 사진이 스마트폰으로 보는 SNS 화면에 걸려 있다. 사진에 걸맞은 댓글도 보인다.
“OMG you look amazing (어머나, 너 정말 멋지다)!”
‘좋아요’ 하트 표시도 몇 개 달렸는데, 숫자가 하나씩 빠르게 줄어든다. 댓글도 뒤의 느낌표부터 지워져 간다. 그리고 사진 차례가 된다. 사진의 웨이브 컬을 넣은 헤어스타일에 손을 대서 풀기 시작한다. 다른 것들도 보정하는가 싶었는데 거꾸로 가고 있다. 머리부터 손톱 매니큐어, 마스카라를 포함한 눈썹 화장, 입술 립스틱 바른 것들을 지워가고 있었다. 모든 게 다 지워진 후에 뚱한 표정의 불만 가득 찬 표정의 소녀가 나타난다. 이어서 화면 중간에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피들이 나오고, 마지막에 슬로건이 로고와 함께 뜬다.
소셜미디어에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우리 어린 소녀들이 자존감에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팬더믹으로 소셜미디어 화면을 보는 시간이 늘면서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셀카로 현재의 나를 당당하게 표현하세요.
도브닷컴(dove.com)으로 와서 어떻게 하는지 보세요.
아름다움을 바꿉시다.(Let’s change beauty.)
‘Reverse Selfie(반전 셀카)’라는 도브에서 만든 영상이었다. 여성들에게 왜곡된 기준이 아닌 자신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라는 도브가 오래도록 진행한 캠페인의 최신판이다. 꾸밈을 가한 사진으로부터 시간을 거슬러 원래의 모습으로 가는 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도브가 만든 #반전의품격 담은 동영상을 많은 이들이 기억한다. 2006년 평범한 여성을 전형적인 패션이나 광고 모델로 꾸며가는 과정을 그린 ‘Evolution(진화)’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우리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은 왜곡되어 있다’라는 카피와 함께 ‘Real Beauty(진정한 아름다움)’을 향해 도브가 큰 폭의 걸음을 내디딘 작품이었다.
이어 2013년 ‘리얼 뷰티 스케치(Real Beauty Sketch)’가 나왔다. 말로 하는 묘사에만 의존하여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몽타주 아티스트가 여성의 초상화를 그린다. 하나는 당사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말을 듣고, 다른 작품은 대상 여성들 친구의 얘기에 의존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누가 보더라도 친구들의 말에 따라 그린 작품 속의 여성이 훨씬 아름답다. 두 작품을 보면서 놀라고, 눈물까지 뿌리는 여성들의 모습 뒤에 이런 자막이 뜬 전설적인 캠페인 영상이었다.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런 화제의 영상들 말고도 도브는 여러 체형과 나이대의 일반인들을 광고나 카탈로그 모델로 기용하는 반전을 실행하기도 했다. 화장품을 비롯한 미용용품은 꿈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관행을 뒤집어엎는 시도였다. 물론 도발로 느낀 이들의 반발과 비웃음, 악성 댓글들의 공격이 이어졌다. 쉽게 만장일치로 받아들여지는 반전은 없다. 그리고 또한 반전은 여러 각도에서 나올 수 있다. 시간을 따라 모델로 꾸며 갔던 2006년의 ‘evolution’을 거꾸로 돌렸던 이번의 ‘Reverse selfie’처럼 반전은 여러 각도에서 나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