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브랜드 팬덤 경쟁

21세기 브랜드 팬덤 경쟁

  • 정유미
  • 승인 2021.07.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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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만들면 무조건 팔리던 1980년대는 ‘누가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품질 경쟁 시대였다. 이후 저렴한 노동력과 제조 기술의 발달로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가 도래했다. 경쟁을 위해서는 생산 외에 연구, 기획, 유통 및 마케팅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소비자에게 차별적인 디자인을 제안하고 그것을 어떻게 인지시키는지가 중요한 브랜드 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브랜드 경쟁 시대의 전략 : 일관적인 아이텐티티와 확장

브랜드에서는 오랫동안 일관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러나 경제 위기,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며 빠른 반응 속도를 가진 MZ세대의 증가로 인해 지속가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변하지 않아야 할 아이덴티티와 함께 시대, 문화를 반영한 다양성, 유연성, 확장성을 고려해 브랜드의 매력을 꾸준히 신선하게 다가오도록 유지해야 한다.

 

선택과 조합의 과정, 컬래버레이션

이를 위해 브랜드는컬래버레이션에 나서고 있다. 컬래버레이션은 혁신을 만드는 창조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는 선택과 조합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소비자의 욕망을 분석해 전략을 수립한다. 컬래버레이션 후에는 단기 성과가 아닌 중장기적 브랜드 자산 가치 형성에 기여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에서 중요한 포인트 세 가지를 사례와 함께 짚어보자.

 

하나, 분명한 목표 수립

고객의 니즈와 브랜드의 미션을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파트너를 찾는다. 협력한 모든 브랜드가 함께 효과를 봐야 진정한 컬래버레이션이라 할 수 있으며, 콘셉트 외 타깃 공유를 통해 소비자층이 확장될 수 있다.

(좌) CGV에서 판매한 곰표 팝콘 (우) 곰표 밀가루와 화장품의 협업으로 탄생한 밀가루 쿠션 / 출처 CGV 왕십리 페이스북, 스와니코코 홈페이지

65년 장수 브랜드 곰표. B2B가 주력 사업이다 보니 오래됨, 고루함 등의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브랜드 자체가 레트로인 곰표는 4050에게 추억을, 2030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 브랜드 재활성화를 위해 고객에게 ‘밀가루로 요리할 때의 즐거움’을 심어주고 ‘즐거운 요리 동반자’로 자리매김을 목표로 했다. 모든 컬래버레이션은 위트와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 화장품의 화이트닝 효과와 밀가루 제품 속성을 매칭한 밀가루 쿠션, 예상치 못한 사이즈의 밀가루 포대에 CGV 팝콘을 담아 반전의 재미를 제공했다. 소비자의 바이럴은 폭발적이었고 매진 열풍이었다. 세븐브로이와 출시한 밀맥주는 3일만에 10만캔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누군가에게 단순히 추억으로 머물러 있던 브랜드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고객의 주목을 끌었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상승시켰다.

 

둘, 의외의 조합

컬래버레이션이 매력적인 이유는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브랜드를 다시 새로운 이미지로 각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전문성과 속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리프레시 될 수 있는가 이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와 상반된 파트너와의 협업에서 오는 이종 업계간의 ‘의외성’ 컬래버레이션이 대세로 자리잡았으며 ‘뉴미디어 머천다이징(New-media Merchandising)’도 활발하다. MZ세대의 관심을 높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상품 구매율을 높임과 동시에 진입이 어려웠던 영역에 새롭게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좌) 대웅제약 우루사와 정장 브랜드 지이크의 컬래버레이션 (우) 맥도날드와 BTS의 협업으로 탄생한 The BTS Meal / 출처 지이크 인스타그램, 맥도날드 페이스북

 

셋, 실행의 디테일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을 위해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디테일을 통해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엣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기획-유통-마케팅의 여러 단계에서 얼마나 세부적인 요소까지 고려하고 실행의 완성도를 기울였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위) 펜으로 쓴 내용을 디지털 기기에서 실시간 편집 및 공유 가능한 모나미 153 스마트펜 (아래 좌) 모나미와 롯데제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빼빼로 모양의 모나미 볼펜 (아래 우) 모나미 153 볼펜과 반스의 협업 / 출처 모나미 홈페이지

모나미는 시대에 따른 변화보다는 제품의 역사성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필기류가 필기 목적과 동시에 수집, 소장, 선물로서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문구회사에서 ‘경험을 파는 회사’로 포지셔닝을 재설정한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신제품과 함께 다양한 경험 설계로 소비자와 일상을 함께해 브랜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14년 판매 50주년 기념 에디션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 스타벅스, 카카오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2019년에는 종이에 쓴 글을 스마트기기로 옮겨주는 모나미 네오스마트펜 에디션을 출시했고, 아모레퍼시픽과는 네일아트 전용 펜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엔진이 되기 위해 파트너사, 소비자 외에도 내부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인터널 컬래버레이션(Internal Collaboration)이다. 컬래버레이션 성공을 위해서는 조직 전체가 하나의 방향을 바라봄과 동시에 내부 전체의 협업이 필요하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전체 조직이 성공했다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꾸준히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브랜드 리더십

성공적인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을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립과 전략적인 의외의 조합, 실행 과정에서의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 내면의 숨겨진 니즈에 기반해 지속가능한 브랜드 영향력을 창출하고, 고객의 소비 여정에서 심리적 만족감을 제공해 그들과 공감하고 교감해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다만, 구두약 브랜드 말표의 흑맥주와 모나미 매직 디자인을 차용한 음료수 등 먹을 수 없는 제품을 식품에 결합한 위험한 협업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야기되고 있다.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조합이기는 하지만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과 식품을 비슷하게 디자인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윤리적인 관점도 함께 고려해 시대가 요구하는 의미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정유미 대홍기획 DDEx센터 브랜드이노베이션셀 CⓔM

※ 본 아티클은 대홍기획 블로그에서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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