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 전문가 그룹으로 나아갈 것", 하쿠호도제일 이승훈 대표

[인터뷰]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 전문가 그룹으로 나아갈 것", 하쿠호도제일 이승훈 대표

  • 최영호/정현영 (ADZ)
  • 승인 2021.08.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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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일본 하쿠호도와 제일기획의 합작사인 하쿠호도제일에서 처음으로 내부 승진에 의한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2000년 3월에 하쿠호도제일에 입사하여 광고본부장, 총괄전무를 역임한 이승훈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취임 직후, 이승훈 대표는 전 직원에게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 전문가 그룹’이 회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 대표가 그리는 하쿠호도제일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라는 힘든 시기에 대표로 선임이 되셨습니다. 특히, 첫 내부 승진에 의한 발탁인데요. 그래서 더욱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정말 고민이 많습니다.(하하) 하쿠호도제일은 업력이 30년이 넘는 회사인데요, 그에 비해 대외적인 명성은 많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본사인 하쿠호도는 마케팅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 회사이지만, 아직 그 지식과 노하우를 한국에 적용시키는데 부족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본사와 소통을 많이 해서 직원들이 하쿠호도의 마케팅 역량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전문회사로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취임 후, 직원들에게 가장 처음으로 전한 메시지가 중요했을 것 같은데요?

회사의 방향성과 원칙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광고 산업 전체가 무서울 정도로 빠른 변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수장으로서 새로운 변화의 요구에 대응하는 비전이 필요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 전문가 그룹’으로의 방향성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광고·마케팅 컨설팅 그룹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투명, 정직, 명확, 신속이라는 경영원칙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결정해 나가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 전문가 그룹’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기업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데이터는 기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당신의 말을 믿게 하려거든 신을 데려오든, 아니면 데이터를 가지고 오라’고 했듯이 데이터는 이제 의사결정에서 기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보편적인 판단 기준에 숨겨져 있는 인사이트의 발견이 결국의 광고회사들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도 단순히 콘셉트라는 개념을 넘어 기업마케팅을 과학적으로 수행해야만 하는 능력을 요구 받게 된 상황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 전문가 그룹’이란 그저 광고만 대행하는 회사가 아닌 기업마케팅의 파트너로, 컨설턴트의 역할까지 능숙히 해내는 전문가 그룹을 의미합니다.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파트 너십을 맺은 데이터, 퍼포먼스 관련 회사들이 있으신지요?

자체적으로 CDP(Customer Data Platform)라고 하는 시스템 구축도 몇 년 전부터 진행해오고 있고, 트레저데이터라고 하는 데이터 전문 CDP 업체들과 코웍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요타나 렉서스, 아쿠쉬네트라고 하는 타이틀리스트 등 광고주의 데이터를 연계하는 작업을 통해 현실화된 문제점을 도출하고, 그것을 계속 트래킹 해나가면서 효과적인 광고 퍼포먼스를 위한 솔루션 을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도 ATL을 하는 광고대행사가 아니라, 데이터 관련된 회사로부터 채용하기도 하고 디지털 광고회사 출신 중에서 우리와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인력들을 발굴하기도 합니다. 현재 직원 1/3 정도가 그렇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조직 개편 등 여러 가지 변화를 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미 시작됐고요. 코로나19로 더욱 빨라졌지요. 광고주의 요구도 분명해졌습니다. 저희는 브랜딩 본부, 퍼포먼스 본부로 나눠서 각각의 전문성을 살리되 각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 인사이트팀, 디지털제작팀을 신설해서 데이터에 근거한 솔루션을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등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중요한 건 단순한 흐름을 쫓기 보다는 우리가 그간 구축한 것들을 새로운 것에 융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 나가고 있습니다. 막연한 솔루션 보다는 데이터에 근거한 정보들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고 있습니다.

회사 분위기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두개 층으로 나뉘어 있던 물리적 공간을 한개 층으로 합치면서 직원들이 가깝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저희 CD가 직접 개발한 CI를 투표를 통해 선정해서 적용하기도 했고요. 회의 체계 또한 전 직원과 함께 하는 타운홀 미팅을 신설 서 좀 더 열린 조직의 모양새를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한 명 한 명이 전문가로서 대등한 위치에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조직을 운영해 나가고 싶습니다.

하쿠호도제일이 내세우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는 하쿠호도 본사에서 개발한 여러 개념을 통해 차별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생활자 발상’이라는 게 있는데요. 광고에 있어 핵심인 ‘사람’이란 존재를 더 크고 다면적인 존재로 연구한 개념입니다. 소비자라는 용어가 소비중심의 틀에 갇혀 있다면, 생활을 영위하는 존재로서 360도 관점에서 관찰한 게 생활자 발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대 흐름을 관측하고 마음 속 숫자를 밝혀내듯 ‘마음의 계량’이라는 다소 독특한 개념 또한 생활자 발상의 일환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한국의 광고계에 녹여낼 수 있도록 하쿠호도제일만의 장점을 계속 구축해 나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경영인(광고인)이 되고 싶으신지요?

광고계에 몸담은 지 27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아는 분도 많지만, 모르는 분도 많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이 만나 봬야죠. 저는 하쿠호도제일의 6번째 사장입니다. 훌륭하신 전임 사장님들의 뒤를 이어 우리 직원들이 광고 전문가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하는 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취재 및 글 : 정현영 (한국광고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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