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왜 아닐까(Why not)의 질문법

[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왜 아닐까(Why not)의 질문법

  • 김시래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8.10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방송과 사랑과 비행기의 공통점이 뭘까요? 출발할 때 에너지가 많이든다는 것이죠"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나오는 대사다. 분석은 데이터나 정보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를 거쳐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연상의 과정으로 접어든다. 스티브 잡스가 발명한 스마트폰도 접촉과 접속이라는 인간의 공통욕구를 관찰한 결과다. 문제는 여기에 자기의 해석력을 가미해야 새로운 솔루션이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해야 남다른 해석력을 갖추게될까?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생각의 반대편에는 사람이 기웃거리지 않을 것이다. 차별화의 포인트가 자리잡은 곳이다. 그 곳에 광맥이 흐르고 있다.

한국민속촌에 가면 관객이 줄을 서고 북적이는 곳을 찾아가보시라. 조선시대의 주막집으로 연출된 장터국밥집도, 공중에 매달린 선위로 공중제비를 돌며 애간장을 태우며 곡예를 보여주는 남사당패의 공연도 아니다. 주로 커플을 상대로 ‘개콘’을 흉내내는 점집이다. 그곳에선 점술사가 여자 손님에게 점을 봐준다며 손금을 들여다보다 자기 스타일이라며 전화번호를 따려고 수작을 건네곤한다. 신기한 표정으로 들르는 외국인들에겐 이국에서 겪는 객지생활의 에피소드를 통해 향수병을 달래준다. 발을 곧추세우고 고개를 집어넣으며 관람하는 남녀노소는 너나없이 키득거리며 스마트폰으로 이 장면을 영상에 담아 어디론가 퍼나른다. 점집에서 웃겨보자는 역발상이 깨름직하고 으시시한 분위기를 밝고 재미있는 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웃기는 점집은 다수의 고정관념을 뒤엎은 소수의 관점이 작동한 결과다. 

호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호주 멜버른에는 ‘재플슈츠(Jafflechute)’라고 하는 샌드위치 가게가 있다. 문제는 이 샌드위치 가게가 7층에 있다는 것이다. 편의식 점포는 1층이나 지하철에 위치한다. 빨리 먹거나 포장해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7층까지 올라가서 샌드위치를 포장할 고객이 있을 것이라는 발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들 역시 보편적인 생각의 반대편으로 갔다. 점포의 임대비를 아껴 고객들에게 짜릿한 경험이 담딘 샌드위치를 선물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샌드위치를 낙하산에 달아 1층에서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던져 주었다.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을 한 고객은 하늘에서 떨어진 샌드위치를 배달받는 순간을 덤으로 맞이한다.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는 '소수의 관점'에 주목해보자, 새벽배송으로 시장에 안착한 마켓컬리나 안경을 패션으로 바라보고 박물관같은 매장을 꾸며놓은 젠틀몬스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자주 쓰는 사람들보다 쓰지 않는 사람들, 많이 먹는 사람들이 아니라 먹지 않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왜(Why)가 아니라 왜 아닐까(Why Not)라고 묻는다. 그래야 시장의 빈 곳이 보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관점'이 새로운 비지니스의 시장을 열어간다.

 


김시래 동국대 겸임교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