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김종헌 ] 산호는 바다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들 중 하나이다. 해양생물들과 함께 공생하며, 바다의 환경을 유지시켜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존재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생태에 급격한 변화가 온다면, 당연히 여러가지 이상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렇게 지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산호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바로 이상기후 때문이다. 산호들은 서식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산호들이 그 결과들이다.
다행히도 NGO 단체인 The Nature Conservancy는 위험을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대책을 내놓았다. 그것은 바로 산호들의 성장과 생존에 도움을 주는 'Biorock' 구조물이다. 이 구조물은 표면에 미세 전류가 흐르고, 그로인해 탄산칼슘이 달라 붙는다. 'Biorock'에 붙은 어린 산호들은 보다 쉽게 자랄 수 있는 환경속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슬프게도 세상의 모든 것은 공짜가 아니다. 그렇다면 많은 'Biorock'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자금조달을 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할까 ? The Nature Conservancy는 그 해답을 마인크래프트 속에서 찾았다.
마인크래프트에는 캐릭터가 입을 수 있는 스킨(코스튬)이 존재한다. 예시로 교복, 직업복장, 판타지 캐릭터 옷, 동물 옷 등이 있다. 당연히 민트색 상의만 365일 주구장창 입고 싶은 사람은 없을테니, 스킨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는 무지막지하다. The Nature Conservancy는 해양보호 캠페인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해양 캐릭터들 스킨을 준비했다. 거북이, 돌고래, 잠수부 같이 꾸밀 수 있는 옷들을 말이다.
게이머들은 The Nature Conservancy 제안한 해양 관련 스킨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양스킨이 이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 스킨의 이면에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놀라운 장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Biorock'을 만들기 위해서 마인크래프트 스킨 판매 캠페인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Biorock'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바위니깐 동그란 바위모양? 아니면 산호들과 비슷하게 생긴 모양?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이미 알 것이다. 그렇다, 'Biorock'의 모양은 바로 마인크래프트 모양으로 제작되었다. 사람들에게 산호들을 구하기 위해서 스킨을 구매할 경우, 수익을 마인크래프트 모양의 'Biorock'을 바다에 설치한다고 알린 것이다. 게이머들은 퀄리티있는 해양 테마 스킨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지불한 금액들이 창의적인 해양보호에 사용된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몰렸다.
게이머는 해양스킨을 얻게 되고, 산호초들은 서식지를 얻게 되고, 이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함과 선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2018년 클리오 어워즈에서 Grand Prize를 받게 되니 모두가 이득을 본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해양보호와 산호보호라는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창의적인 캠페인을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해양보호라는 공익적인 주제는 살짝 거리가 먼 주제처럼 보인다. 해양이라는 키워드에 갇히게 되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상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필자는 공익광고랑 관련된 공모전에 자주 제출을 하다보니 특히나 그렇다. Coral Crafters는 창의적 발상에 대한 최고의 교훈을 제시한다. 광고와 마케팅의 기본은 바로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끄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이 관심있어 하는 것에 시선이 간다. 거기에 집중해서 만든 이 캠페인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Coral Crafters가 준 교훈을 생각해보며 아이디어를 발상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