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처럼 생각하고 행동해보기

고객처럼 생각하고 행동해보기

  • 오피노마케팅
  • 승인 202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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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온라인에서는 고객의 움직임을 직접 볼 수 없기에 대부분의 경우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행동을 따라가보고 추측해본다. 다양한 행동 이벤트를 통해 고객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정말 고객처럼 생각하고 행동해보지 않는다면 고객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순 없다.

발견 : ‘국가선택’을 누르는 고객들

글로벌 커머스 브랜드 중에는 해당 브랜드의 다양한 해외 사이트를 Family Site 형태로 묶어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해 둔 곳들이 있다. 하지만 해당 기능이 사이트에서 중요한 기능은 아니기에 대부분은 푸터 영역에 작게 들어가 있거나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1년간 그로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사이트도 비슷한 상황이었고 ‘국가선택' 버튼은 해당 사이트의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태깅작업을 할 때 별 생각없이 트래킹 해두었던 버튼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몇 달 뒤 이런저런 데이터를 뒤지던 중 ‘국가선택'버튼이 하루에도 400번씩 클릭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나라 사이트를 들어가 볼 수 있는 버튼이 하루에 40번도 아닌 400번씩 클릭되다니?

왜이렇게 많아?

고민 : 여기는 한국인데 굳이 다른 나라 사이트는 왜?

데이터를 본 직후 브랜드 담당자에게 해당 버튼이 많이 눌릴만한 이유가 있을지 물어봤지만, "해당 브랜드가 2년 전만 해도 해외직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던 브랜드여서 그런 것 같다"라는 답변이 전부였다. 심지어 해당 버튼은 클릭한 후에 도메인이 다른 해외 사이트로 넘어가버리는 버튼이었기에, 다음 행동을 따라가볼 수도 없었다. 나 또한 가끔 해외 사이트 구조가 한국 사이트와 어떻게 다른지 보기 위해 방문했던 적은 있었지만 굳이 한국고객들이 언어도 다르고 결제방식도 다른 해외 사이트를 왜 방문하는 것일까? 나는 답을 찾지 못했지만 해당 버튼이 사이트의 CVR이나 회원가입률 같은 중요 KPI에 영향을 미치는 버튼은 아니었기에 더 이상 시간을 들여 답을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다른 업무에 집중하게 되었다.

여기 한국인데?

해결 : ‘고객’이 되어보면 보이는 것

그렇게 시간은 흘러 해당 버튼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한지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보고서를 쓰던 나는 보고서에 추가해야 할 상품이 한국사이트에서 품절되어 이미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을 마주했다. 해당 브랜드는 스파 브랜드였기에 제품의 출시와 품절이 한 주를 기점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곳이었고 항시 판매 제품이 아닌 시즌성 제품들은 품절되는 즉시 페이지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 나는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사이트에는 이 제품이 남아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나라의 사이트들을 돌아보다 한 해외 사이트에서 찾던 제품을 발견하고 이미지를 캡처했다. 그리고 그 순간 뒷골이 서늘하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국가선택 버튼은 이렇게 이용되는 거구나!’ 그렇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매주 월요일 오픈되는 시즌성 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지만 품절되어 구매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해외 사이트에서 동일한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것이다. 인기 있는 제품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객들의 행동을 온전히 이해하기 까지는 반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던 셈이다.

아하!

Conclusion

우리는 데이터가 있다면 고객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고객이 되어보지 않는다면 데이터를 100% 이해할 순 없다. 내가 겪은 것처럼 이미 데이터는 있지만 그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미 이해했다고 확신하고 있는 데이터가 있는가? 고객처럼 생각하고 행동해보길 바란다. 데이터가 완전히 새롭게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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