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100주년 기념, "100가지 말상처" 캠페인

상처받은 마음을 그린 아이들의 그림, 코엑스 메가박스 전시 (2월 28일~ 3월13일)

2019-02-25     Kate 기자

일방적으로 무시당해 본 경험이 있는 아이는 절망과 좌절을 배우게 된다.

국제 구호개발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창립 100주년을 맞아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라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조사, 100가지를 골라 아이들에게 그 말을 들었을 때 드는 기분을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만 3세부터 16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동 300여명이 직접 그림을 그렸고, 이 가운데 100장을 골라 오는 28일부터 3월13일까지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 앞에 전시한다.  

아이가 듣기에 적절하지 않은 대화라면 차라리 아이가 없는 곳에서 해야 한다

이번 행사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부모의 소유물로 보는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난 너 하나 보고 살아'와 같은 말은 부모의 기대를 과도하게 드러낸다. 아이는 부모에게 잘 보이려는 압박감을 느끼거나 부모에 대한 부담으로 긴장감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너는 엄마(아빠)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야' 정도로 바꿔서 말하는 게 바람직하다.

'너 때문에 못살겠다'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들은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진다. '넌 대체 누굴 닮아서 이러니?'와 같은 말 역시 아이를 모욕하는 언어 폭력이자 정서적 학대다. 아이에겐 절대 쓰지 말아야 할 말들이다. '나중에 집에 가서 보자'와 같이 위협적인 태도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도 맺기 어렵게 한다. 훈육이 필요할 때는 감정적이지 않게 간결하고 단호하게 말한 뒤 아이에게 생각할 기회를 줘야 한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 속에는 이렇게 상처받은 아이들 마음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 여러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아 부끄러운 마음, 심장이 두 쪽으로 쪼개지는 상상 등 아이들이 느끼는 슬픔과 우울, 고통, 절망감이 그대로 표현됐다. 

자녀의 그림을 본 부모들은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 말에 아이가 상처를 받았다는 게 충격적이다", "이렇게 느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행사의 자문을 맡은 진혜련 마음돌봄상담센터 소장은 "부모가 상처 주는 말을 해왔더라도 지금 생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따라 아이와의 관계도, 아이의 상처도 좋아질 수 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에게 상처주는 100가지 말' 목록은 웹사이트(100words.s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동심리상담 및 미술심리상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왜 그 말을 쓰면 안되는지, 어떤 말로 대신할 수 있는지도 설명되어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모자뜨기 캠페인을 해마다 실행 중인 국제구호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