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흑인 소년 8명의 공개 편지와 그들의 소원, 그리고 세계 최대의 옥외광고회사 CLEAR CHANNEL

2021-06-02     신인섭 대기자

[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 지난 5월 25일에는 1년 전 세계를 뒤흔든 사건,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린 지 8분 46초 만에 숨을 거둔 사건이 일어났다.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흑인의 목숨은 중요합니다(Black Lives Matter)"라는 운동이 요원의 불처럼 미국, 나아가서는 세계로 퍼졌다. 플로이드가 죽은 지 1년이 되는 이 날, 플로이드의 유족이 백악관에 초청 받아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자회담을 가기도 했다.

한편 영국 런던에 있는 “HFEH(Hammersmith, Fulham, Ealing & Hounslow)의 마음“이라는 자선 단체는 ”56 Black Men" 창립자이며 사진작가이기도 한 세파스 윌리엄스(Cepas Williams)와 세계 최대의 옥외광고회사인 미국 클리어 채널(Clear Channel) 회장이 한 팀이 되어 여덟 명의 흑인 소년들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을 논의하게 되었다.

"내가 보고 싶은 세상(THE WORLD I WANT TO SEE)"이란 운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 흑인 소년은 자기들이 커서 보고 싶은 세상이 어떤 것인가를 편지로 썼는데 그 가운데 두 소년의 편지가 있다.

물건을 훔쳤다고 할까 무서워 영수증을 받을 걱정을 해야 하는 상점에는 가고 싶지 않아요.

쟈밀

흑인 선생님과 흑인 문화와 인종 차별에 대한 교육이 더 많아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체이든. 11살

윌리엄스가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작년 5월 25일 백인 경찰에 의해 죽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충격을 받아 아들 시온(Zion)에게 쓴 편지(영문)를 계기로 흑인 인권운동에 뛰어 들게 되었다. "시온에게 쓴 편지(Letter to Zion)"란 제목이 붙은 2020년 10월 14(수)자 편지는 피부색이 검다고 겪는 수많은 박해를 뛰어 넘어 지금 한 살 짜리 아들이 20년 뒤에는 딜라진 세상을 꿈꾸게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The World I Want to See"라는 제목이 생긴 이유이다. 그 첫구절은 다음과 같다(그림 참조).

사랑하는 내 아들아,

젖먹이 아들인 너에게 내가 이 편지를 쓴다는 것은 이상한 일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네가 이 편지를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왜 내가 지금 이 편지를 써야 했 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감동적인 편지 전문과 아들을 껴안고 독백으로 편지를 읽는 비디오가 이색적이다. 윌리엄스는 지금 영국에 살고 있는데, British Black News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모금과 함께 갖가지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앞으로 전개될 일이 드러나겠지만, 미국 나아가서는 세계 최대의 옥외 광고회사 회장이 이 일을 돕고 있다는 일이 남다르다.

아버지를 잃은 플로이드의 6살 짜리 딸 '지(GiGi)'가 한 “아버지는 세상을 바꾸어 놓았어요”라는 말이 새삼스럽다. 46세 흑인 남성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고 이 곳 저 곳에서 싹이 움트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겨자씨의 비유가 떠 오른다.

출처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