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품이 가진 두 가지 이름의 비밀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한 기업의 노력

2021-09-08     이예림 대학생 기자

[ 매드타임스 이예림 대학생 기자] 누구나 한 번쯤 장례식장을 가기 위해 장례식장 예절에 대해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장례식장이라는 공간은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고 세심한 모든 것을 신경 써야 하는 무거운 자리인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장소에서 예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장례식 조문객만이 아니다. 기업들도 이러한 장례식 문화를 의식했다. 장례식장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볼 수 있는 음료, 주류를 만드는 기업들의 노력이 여기 있다. 고인을 추모하는 장례식장과 어울리지 않는 제품명을 장례식장 분위기에 맞게 바꾼 것이다. 지금부터 그 사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잔치집 식혜 ▶ 고향집 식혜

음료는 어느 장례식장을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이다. 평균적으로 조문객의 연령대가 높은 것을 감안하면 음료 중에서도 식혜는 꽤 인기 있는 음료 중 하나다. 하지만 롯데의 식혜 음료인 ‘잔치집 식혜’의 ‘잔칫집’이라는 단어는 고인을 추모하는 장례식장에서 거부감이 든다. 이러한 거부감으로 인해 소비자는 타사의 식혜로 눈길을 돌릴 것이다. 이러한 점을 파악한 롯데는 제품명을 ‘고향집 식혜’로 바꿨다. 보통 장례식장에서는 평소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친인척이나 지인들을 만나게 되는 자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옛것, 오래된 것, 그리운 것의 의미에서 고향집의 의미가 느껴진다.

 

2. 딱 좋은데이 ▶ 우리가 함께 했던 좋은데이

장례식장에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술이다. 조문객들이 함께 술을 마시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고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그만큼 술은 조문객들의 눈에 가장 크게, 자주 띄는 제품이다. 그러나 무학의 ‘딱 좋은데이’도 고인을 추모하는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제품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좋은데이’의 의미를 현재에서 과거로 바꿨다. 과거 고인과의 좋은 날을 추억한다는 의미로 바꾼 것이다. 더불어 제품 디자인도 백색과 하얀 국화꽃을 넣어 장례식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패키지로 변화되었다.

 

3. 즐거워예 ▶ 그리워예

대선주조의 ‘즐거워예’는 아쉽게도 단종되어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 그러나 과거 ‘그리워예’로 소비자에게 찾아온 바 있다. 위 두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장례식장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제품명을 고인을 그리워한다는 의미를 담아 출시하였다. 또한 ‘딱 좋은데이’처럼 기존 디자인을 동일하게 가지 않고 하얀 국화꽃을 넣었다. 그러나 검은색을 메인 컬러로 디자인을 했다는 점에서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바로 행동으로 옮긴 기업. 이런 기업은 소비자의 사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기업 이미지를 위한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마케팅이야말로 진정 소비자와 소통하는 마케팅이다. 똑똑해진 소비자들도 이제는 기업의 노력을 알고 있다. 앞으로도 소비자의 생활 속에 들어가 그들의 삶과 소통하는 더 많은 기업들의 노력이 돋보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