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결혼에 대한 생각 줄었으나, "격식"에 대한 욕심 커져

[트렌드모니터] 결혼에 대한 생각 줄었으나, "격식"에 대한 욕심 커져

  • 최승은 기자
  • 승인 2022.04.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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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2년 4월 7일 ~ 4월 12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 ~ 59세 성인 남녀 1,200명

[ 매드타임스 최승은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코로나19로 그간 억눌렸던 심리가 표출되며 결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인 결혼식으로 많은 신혼부부의 관심을 받았던 스몰 웨딩 열기가 시들고 있는 반면, 인생의 한 번 뿐인 순간인 만큼 화려하고 격식 있는 예식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결혼 계획, 이전 대비 감소한 모습... 결혼 및 출산에 대한 부담감 나타나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45세 미혼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2022 결혼식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 결혼 계획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들에게서 이전 조사 대비 결혼 계획이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70.7%(2017) → 67.2%(2020) → 63.7%(2022)). 또한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는데(20.3%(2017) → 18.1%(2020) → 15.6%(2022)), 이를 통해 결혼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걸 예상해볼 수 있었다.

특히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응답은 이전보다 증가하고 있었으며(54.5%(2020) → 58.2%(2022)) 이는 남성(48.2%)보다 여성(68.2%)의 동의가 더 많은 편이었다. 실제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비혼 및 독신주의에 대한 의지 역시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었다(여성:25.7%, 남성:12.2%).

한편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은 결혼 및 출산에 대한 현실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임을 엿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결혼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고(53.3%, 동의율), 결혼은 좋지만 출산은 부담스럽다고 응답해(50.9%) 결혼을 포기해야 하는 사회적 현실이 결코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미혼 남녀의 결혼 적령기는 ‘30대 초반’이라는 응답이 많은 편이었는데, 저연령층 응답자에서 집 마련 문제(20대 81.4%, 30대 75.8%, 40대 66.0%) 및 결혼식 비용(20대 49.8%, 30대 41.4%, 40대 38.5%) 등 현실적인 금전 문제를 더욱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청년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이 더욱 심화되고 구직난 등 청년들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 결혼 및 출산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한 번 뿐인 결혼식에 대한 로망 있어”... 스몰 웨딩 고려 의향은 낮아지는 모습

주로 결혼식은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는 소규모 결혼식(41.4%(2017) → 32.3%(2020) → 33.9%(2022)), 경제적이고 실속 있는 결혼식(46.5%(2017) → 36.1%(2020) → 30.3%(2022))을 선호하는 모습이었지만, 이전과 비교했을 때 합리적이고 허례허식을 줄인 결혼식 선호도는 감소한 반면 유명 호텔 등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3.7%(2017) → 6.5%(2020) → 10.2%(2022))은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특히 여성(13.7%)과 저연령층(20대 13.8%, 30대 8.8%, 40대 4.5%) 응답자일수록 화려하고 절차를 갖춘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상대적으로 좀 더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19 장기화로 결혼식 전반에 제한을 받았던 상황에 대한 일종의 보상 심리가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이처럼 ‘한 번뿐인 화려한 결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향후 스몰 웨딩을 고려하는 의향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스몰 웨딩 고려 의향은 6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했으나 이전 조사 대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74.3%(2017) → 70.0%(2020) → 64.0%(2022)) 였다. 또한 스몰웨딩은 합리적이고(54.2%(2020) → 43.3%(2022)) 젊은 층이 하는 결혼식이며(42.7%(2020) → 34.3%(2022)) 격식을 따지지 않는 결혼식(41.7%(2020) → 33.8%(2022)) 이라는 긍정 평가마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몰 웨딩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51.8%(2017) → 43.1%(2020) → 40.1%(2022))도 어두웠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경우 스몰 웨딩이 의외로 돈이 더 많이 드는 결혼식이라며(40.2%) 회의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이는 스몰 웨딩의 경제성이 더 이상 큰 매력이 아니며 인생의 한 번뿐인 순간에 과감히 투자하려는 인식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결혼식’에 대한 반응은 엇갈려... ”축의금 부담 크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처음 등장했던 온라인 결혼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었다. 온라인 결혼식의 경우 기록을 남길 수 있고(42.5%(2020) → 48.4%(2022)) 기존 결혼식의 허례허식을 깰 수 있는 계기(37.3%(2020) → 44.8%(2022))라는 측면에서 긍정 평가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무래도 부모님 입장에선 서운하실 것 같고(70.4%(2020) → 62.2%(2022)) 모든 세대의 공감을 받긴 어려울 것 같다는(66.8%(2020) → 61.5%(2022)) 응답은 지난 2020년에 비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부정적 반응이 여전히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저연령층의 경우 한 번뿐인 결혼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더 크게 나타났는데(20대 48.8%, 30대 37.2%, 40대 23.0%) 실제로 온라인 결혼식을 고려하는 의향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20대 18.6%, 30대 20.6%, 40대 24.5%). 아무래도 결혼식 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가 높은 상황에서 온라인 결혼식을 치를 경우 축의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45.0%, 동의율) 애초에 코로나19 상황으로 마련된 대안이었던 만큼 온라인 결혼식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축의금의 경우 평균적으로 5~10만원 정도를 내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53.6%). 다만 절친한 친구이거나 동창/동기 등 10만원 이상의 높은 금액을 내는 경우도 많아 축의금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축의금은 돌려받는 것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었으며(80.4%(2017) → 79.6%(2020) → 78.2%(2022)) 축의금을 불필요한 문화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낮은 편(35.3%(2017) → 29.7%(2020) → 30.4%(2022))이었다.

”부모님 도움 없인 결혼 어렵다” 평가 많아... 불필요한 절차 및 의례는 줄이려는 모습

결혼식 비용의 경우 남녀가 비슷하고 적절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나타났다. 결혼식 비용의 절반 정도는 나의 저축액(53.8%)으로 마련할 계획이나 나머지 비용은 대출(25.6%) 및 부모님 도움(20.6%) 등으로 충당해야 할 것 같다는 응답이 높은 편이었다. 특히 올해 결혼을 앞둔 결혼 예정자나 상대적으로 저축의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20대 응답자의 경우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을 받았다는 비율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20대 23.4%, 30대 19.4%, 40대 16.9%). 이에 따라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결혼하기 어려운 시대라는 회의적인 반응(58.9%, 동의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4명은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응답을 보이기도 했다(41.2%).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 여부가 결혼의 중요한 전제 조건 중 하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한편 결혼식 비용에 대한 현실적인 부담이 높은 만큼 불필요한 절차 및 의례는 줄이고자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 들이기(70.5%, 중복응답), 다이아 등 고가의 예물(62.1%), 폐백(53.3%) 등의 경우 결혼 준비 과정에서 불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었으며, 특히 남성보다 여성 응답자의 동의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스튜디오 촬영(17.6%), 혼수가구 준비(16.7%), 혼수가전 준비(14.6%) 등은 불필요한 절차라는 인식이 매우 낮게 나타나 결혼 과정의 필수로서 인식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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