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사람이 불편하다

[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사람이 불편하다

  • 심타 컬럼니스트
  • 승인 2020.11.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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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코기세대 (출처 픽사베이)
살코기세대 (출처 픽사베이)

[ 매드타임스 심타 컬럼니스트 ] 어색하다. 불편하다. 지겹다. 왜 만나는지 모르겠다. 시간낭비다. 말하기 귀찮다. 요즘 2~30대의 생각하는 관계 맺기이다. 이들에게 관계 맺기는 무척이나 불편한 일이다. 2~30대 젊은이들은 불편한 무엇을 굳이 하기 싫으면 하지 않는 특성으로, 관계 맺기 역시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큽니다. 트렌드에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인간들은 이런 특성을 따서 2~30대를 ‘살코기 세대’라 부르지요.

기름기를 쫙 뺀 살코기처럼 인간 관계에서 효율은 가장 높이면서, 관계 맺기는 최소로 줄이는 삶을 살아가는 2~30대를 지칭한다는 재미난 논리를 펼칩니다. 살코기 세대의 관계 맺기 스타일을 보여주는 예로는 ‘밥터디’가 있죠. ‘밥+스터디’의 합성어로 식사를 하면서 스터디를 합니다. 식사 따로, 스터디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 효율적이지요. 보통 스터디 후에 가지는 친목도모의 장인 회식 같은 식사에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회식 같은 스터디 후 식사는 다른 인간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시간이지요. 살코기 세대에게 스터디는 공부하는 관계일 뿐이지요. 다른 관계로 발전시키길 원치 않습니다. 그건 스트레스죠. 4~50대 아저씨 세대와는 다릅니다. 아저씨들은 일로 만나, 情으로 또 다른 관계를 맺지요. 그런 관계가 불편해도 그냥 합니다. 그래야 된다고 배워왔고, 살았으니까요. 살코기 세대는 그렇지 않죠. 규칙적인 동아리 활동은 점점 사라져 갑니다. 굳이 떼로 모여 취미생활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다른 인간과의 관계 맺기도 싫고요. 노래방보다 코인 노래방이 더 편합니다.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 부르고, 부르고 싶은 만큼 부르는. 노래방은 다른 인간들 기다리고, 먹고, 부르기 싫은 노래도 불러야 합니다. 스트레스죠. 불필요한 관계 스트레스 없이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살아가는 세대입니다.

직장인들 중에는 혼자 후다닥 점심을 먹은 후, 나머지 시간은 취미생활을 하거나 자기계발에 투자합니다. 톡을 비롯한 인별, 페이스책, 밴드 등의 SNS에는 차단과 팔로우 취소 등이 있지요. 공통점은 ‘상대방이 알 수 없게’입니다. SNS는 관계맺기의 한 종류. 그렇지만, 불편하면 바로 차단, 취소가 가능합니다. 그것도 상대방이 모르게요. ‘살코기 세대’의 관계 스트레스 벗어나기를 대표하는 현상이지요. 그들은 철저히 분리합니다. SNS상에서 맺은 관계를 오프라인에서 다시 맺지 않습니다. 관계의 익명성은 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처음부터 차단하니까요.

살코기 세대의 관계 맺기를 살피며 생각해 봅니다. 인간들은 사업을 위해, 미래를 위해 등등 이런저런 명분으로 너무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건 아닐까요? 불편한 관계를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까요? 반대로, 궁금해지는 한 가지. 살코기 세대는 삼겹살을 안 먹을까요? 삼겹살은 기름기 덩어리인 비계인데.

본론으로 돌아와서, 살코기 세대에게 마케팅 촉을 세워보겠습니다.

밥집, 레스토랑, 떡볶이 집 등등 식당에선 1인용 식탁을 많이 준비해보세요. 어설프게 다른 인간과 눈 마주쳐 뻘줌하지 않도록 해주는 장치는 필수입니다. 벽을 바라보면서 먹지만, 좁은 선반처럼 불편하게 만들지 마세요. 널찍이 옆 사람과 부딪치지 않게 말입니다. 벽에는 작은 모니터를 둬서 영상을 보며 식사하게 배려하면 어떨지요. 벽치기가 안 되는 식탁엔 자신의 폰이나 태블릿을 세워 놓고 보면서 먹을 수 있는 거치대를 놓는 겁니다. 다른 사람과 눈 마주치지 않게요. 카페만 스터디룸이 필요할까요. 밥터디를 위한 작은 스터디 룸을 만들어보세요. 키가 큰 화분으로 구역을 나누거나, 이동식 벽을 이용해 만드는 거지요.

옷가게, 화장품 가게, 액세서리 가게들은 무관심 전략을 추천합니다. 물건 고를 때 옆에서 따라 다니면 부담스럽죠. 살코기세대는 더 합니다. 혼자서 마음껏 고르도록 놔두는 겁니다. 본인이 필요할 때, 물어볼 수 있도록 쇼핑카트나 바구니 옆에 두 종류의 카드를 두어 보세요. ‘혼자 쇼핑할게요’와 ‘설명해주세요’ 카드를 두고선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AI 종업원(로봇종업원)이 물건을 판다면 더 부담 없겠지요.

관계 맺기가 불편한 사람들은 남들의 시선에 스트레스 받기 싫어합니다.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공간에 오래 머물기 마련이죠. 그럼, 가장 먼저 복장이 편안해집니다. 그렇다고 주구장창 홈웨어와 잠옷을 입을 순 없는 일. 패션 디자이너 분들은 편안한 스마터 룩의 옷을 선보여주세요.

관계가 중요한 어른들에게 살코기 세대는 이상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겠지요. 아세요?. 세상은 변했고, 코로나19로 관계 맺기는 더 더욱 설 자리가 사라져 갑니다. 이래저래 사람이 불편합니다.

밥터디 (출처 네이버)
밥터디 (출처 네이버)

※ 주의 사항 : 위의 썰은 검증되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감일 뿐입니다. 함부로 제안에 따르지 마십시오.

 


심타 27년 광고 카피라이터 영감 칼럼니스트 @shimta_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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