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Retailtainment: 매장은 공연을 위한 무대이다

[Trend from Tokyo] Retailtainment: 매장은 공연을 위한 무대이다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2.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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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e as a Stage

지난 번에 이어서 리테일의 변화에 대한 연속 시리즈이다. 상품을 팔지 않는 가게가 등장할 정도로 제품 판매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쪽으로 리테일 환경이 변하고 있다. 리테일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제품 기능에 대해서 소비자를 교육시키고 브랜드 포지션을 공고히 한다. 또한 리테일에서의 경험은 온라인 판매를 보조하는 기능을 한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의 조사에 의하면 리테일 점포를 새롭게 오픈하면 다음 분기의 브랜드 사이트의 트래픽이 38%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처럼 리얼 점포와 온라인 판매와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대에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리테일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 리테일은 상품을 파는 곳에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를 거듭한다. 소비자의 리테일에 대한 기대도 바뀌어서 물건을 선택하는 것에서 물건을 즐기는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테일테인먼트 (Retailtainment)가 새로운 조명을 받는다. ’리테일테인먼트‘는 소매업(Retail)‘과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쇼핑공간에 즐거움을 더한다는 뜻이다.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더 나아가 고객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스토어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되는 리얼한 체험을 제공해서 고객 만족을 향상시킨다. 이 용어는 미국 월마트 샘 월튼(Sam Walton) 회장이 1997넌 전미 소매업대회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월튼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마트에서 ‘바나나 무게 맞추기 대회’, ’고리 던지기 대회’, ‘만화 캐릭터 그리기 대회’ 등 고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행사를 개최했더니 매출이 증가된 데서 유래한다. 리테일테인먼트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공간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경험은 소비자들이 그 매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며, 특히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더 생생하게 전달된다. 물론 이를 통해서 브랜드와의 소비자와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나아가서 온라인 구매로 유도할 수 있다. 소비자와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20년전에 탄생한 개념이 디지털 시대와 기술 발전을 거치면서 많은 진화를 거듭했다. 매장은 단순한 상품을 전시해서 상품의 특성을 전달 구매를 촉진시키는 수단은 더 이상 아니다. 매장에서는 고객이 관객이고 고객에게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공간, 즉 무대로 설정된다. 공연을 위한 무대인 샘이다. 매장은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조용하고 여유로운 ‘Front of House’이다. 이 무대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복잡한 공연을 지원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Back of the Office’가 존재한다. 창의적인 설치 공간, 풍만한 소재 그리고 연결시키는 스토리라인은 그 자체가 브랜드가 던지는 메시지이다. 무대가 선사하는 3차원적인 디테일은 인스타그램과 같은 디지털 공간에서 전달하는 1차원적인 무대 백드럽과는 차원이 다르다. 단지 눈에 보이는 외관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질감, 조명, 음향, 향기 등이 무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스토어에서의 경험을 최대화시키면서 고객과 브랜드 간의 관여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리테일 업계는 제품의 특징과 장점(feature and benefit)을 보여주는 접근 방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이 몰입할 수 있는 경험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리테일에서의 호의적인 경험이 결과적으로 구매로 연결되고 충성 고객을 만들어 낸다.

코로나 시대, 리테일테인먼트의 의미가 재조명되어지고 있다
코로나 시대, 리테일테인먼트의 의미가 재조명되어지고 있다

Digital Transformation

고객에게 즐거운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매장에서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필수이다. 파페치(Farfetch)라고 하는 고급 패션 브랜드 플랫폼이 있다. 럭셔리 부티크를 위한 이커머스 포털로 주로 온라인을 통해서 판매를 한다. 창업자는 Jose Neves는 패션계의 Jeff Bezos로 불리우고 있다. 고급 패션 브랜드 대상으로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제공한다. 럭셔리 의류 시장이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파페치는 2020년 1분기 90% 수익이 증가하였다. 또한 리얼 매장에 디지털을 빈틈없이 통합하는 '미래의 스토어(Store of Future)' 솔루션을 제창한다.

파페치는 패션에 최신 디지털 기술을 조합해서 독특한 인스토어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서 스마트폰으로 로그인을 하면 매장의 스테프는 그 고객의 과거 구매 히스토리, 위시리스트를 포함한 고객 프로필을 확인한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리고 매장에 설치된 ‘와이파이 의류 랙(Connected clothing rack)’은 고객이 관심을 가지고 만져본 아이템을 기록하고 스마트폰 앱에 보관하면 매장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서 고객이 만져보았던 상품을 좌우 페이지로 넘기면서 확인할 수 있다. 피팅 룸에는 스마트 미러가 설치되어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다른 사이즈, 다른 상품을 가져 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그 안에서 대금 지불도 가능하다. 매장에 설치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고객이 자신만의 커스터마이즈 된 신발을 디자인할 수 있다. 고객이 편안하고 즐겁게 브랜드를 경험하면서 최고의 부티크 쇼핑을 즐길 수 있으며 구매는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쇼핑으로 가능하다. 한마디로 고급 패션 브랜드가 제시하는 리테일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이외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Augmented Retail Solution을 제공한다. 이렇게 파페치는 미래를 위한 스토어에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매장에서의 물리적인 체험을 더욱 심화하고 럭셔리 브랜드로서 매우 중요한 고객과의 감정적인 커넥션을 강화하면서 매장에서의 고객의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한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패션 업계만이 아니라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업종까지 확대할 수 있다. 쇼핑하는 과정이 새로운 체험을 하면서 즐기는 과정으로 변한다. 다양한 체험 방식의 제안으로 리테일을 차별화하면서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행동력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Farfetch : Store of Future
Farfetch : Store of Future
Farfetch 매장의 피팅룸에 설치된 스마트 미러
Farfetch 매장의 피팅룸에 설치된 스마트 미러

코로나 시대의 리테일테인먼트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구매가 점점 증가되고 있다. 10~13% 증가되리라 예측하고 있다. 반면에 리얼 점포의 수가 줄어들 예상이다. 많은 리테일이 실재로 운영하는 리얼 점포를 재평가하면서 어떻게 하면 고객의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리테일테인먼트의 중요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지금의 리테일은 기술과의 융합으로 인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점포가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생각은 이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 전에 자주 실시하던 샘플링이나 다양한 매장내 프로모션, 이벤트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이전에는 리테일에서의 기술의 활용이 하나의 뉴 트렌드처럼 있으면 좋은 것처럼 여겨졌는데 이제는 새로운 노멀에 대응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리테일테인먼트야 말로 앞으로 고객들을 매장으로 불러들여 안전한 환경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단순한 제품 소개나 구매의 장소가 아닌 고객의 기억에 남는 가슴 뛰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을 즐겁게 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과감한 도전을 하는 점포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인터넷 시대의 리얼 점포는 브랜드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고 잊을 수 없는 체험을 통해서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다. 향후 리테일의 키워드는 지금까지의 상품 소개와 구매라는 요소에 언터테인먼트를 더해서 즐거운 체험을 제공하는 소매점으로 변환시켜가는 리테일테인먼트이다. 접촉을 최소화하고 개인화를 최대화하는 점포내 터치 포인트 전략이 필요하다. 물리적인 공간과 더불어 가상공간과의 시너지도 더욱 중요하다.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가상 공간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오프라인의 비즈니스를 디지털 영역이 지원함으로써 영역을 확산할 수 있고 이로서 경쟁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안정된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다. 리테일테인먼트는 멋있는 최신의 도구 (Fancy gadget) 만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특이한 경험을 맞춤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이너, 아티스트, 기술자 들과 다 같이 힘을 합쳐서 매력 있는 리테일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양경렬 박사 ADK Korea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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