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Blue Star Burger

[Trend from Tokyo] Blue Star Burger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2.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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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일본의 경우, 2020년 7,302억 엔 규모의 시장으로 전년 대비3.4%성장하였다고 한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부터의 배달이 증가되면서 수요가 더욱 확대되었다. 한국 원으로 환산을 하면 7.5조 원 정도의 규모이다. 한국의 햄버거 시장 규모는 어떨까? 시장조사 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 원에서 2018년 2조8,000억 원으로 커졌다. 2013~2015년 매년 10%씩 성장하다가 2016년부터 연 5%대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은 3조 원이 훌쩍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40% 규모이다. 인구로 비교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숫자이다. 이처럼 외식 산업이 침체되는 가운데에서도 두 나라다 모두 햄버거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그런만큼 신규 업체와 신제품 출시에 의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햄버거 팬에게 희소식

최근 일본에는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있다. 퀄리티 좋고 맛있는 햄버거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게가 작년에 오픈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한창 극성을 부리던 2020년 11월에 오픈한 Blue Star Burger이다. 제1호점인 매구로(目黒)점은 미국 서해안에서나 볼 것 같은 서구적인 가게의 외관을 가지고 있다. 인기가 있는 가게라고 하기에는 의외로 한적한 느낌이다. 매장에 손님은 거의 머무는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빈번하게 가게를 방문하지만 가게에 들어가서 햄버거를 픽업해 가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다. 방문에서 햄버거를 픽업해 가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단지 투명한 유리 너머로 주방에 있는 스태프들이 바쁘게 햄버거 패티를 굽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Blue Star Burger 1호점 동경의 메구로점
Blue Star Burger 1호점 동경의 메구로점

※ Blue Star Burger소개 뉴스

Blue Star Burger는 하나의 조그마한 스타트 업 기업이 시작한 작은 햄버거 가게에 불과하다. 엄청난 시장 규모와 기존의 대형 햄버거 체인 등을 고려하면 Blue Star Burger가 현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과 이 가게가 가지고 있는 향후의 시장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 의미에 대해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Blue Star Burger의 차별화

일본의 햄버거 시장은 지금까지는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면에서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는 저가격/저품질 햄버거와 고급 구르메 햄버거 가게에서 볼 수 있는 고가격/고품질로 극단적으로 양분화되어 있다. 소비자의 인식에는 구루메 햄버거를 먹으려면 1,000엔 이상 지불해야 해서 간단히 먹는 햄버거 치고는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가격에 대한 저항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패스트푸트점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 이 가운데를 파고 들어가 저렴하면서도 퀄리티 있는 햄버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Blue Star Burger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발상이다. 소비자의 만족되지 않는 니즈를 파악해서 시장 세분화 전략을 충실히 활용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저가격/고품질의 햄버거를 가능하게 한 것이 IT 기술의 활용이다. Blue Star Burger는 100% 앱으로 운영된다. 전용 앱으로 주문하고 싶은 제품을 선택해서 결제를 하면 고객에게는 접수 번호가 발행이 되고 점포측으로는 주문 정보가 날아간다. 그 때부터 조리를 시작해서 완성이 되면 앱으로 통보를 한다. 점포를 방문한 고객이 가게에 설치된 픽업 박스에서 상품을 꺼내 가는 완전 비대면 판매 시스템이다.

픽업 전용 박스
픽업 전용 박스

Blue Star Burger의 가장 큰 경쟁력 중의 하나가 점포의 규모이다. 보통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0~50평정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Blue Star는 10평으로 점포운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게를 오픈할 수 있는 장소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초기 투자 및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픽업 전용이라서 홀이나 카운터도 필요가 없다. 종업원은 조리만 가능한 3~4명이면 충분하다.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고 사전에 예측한 수요에 맞추어서 준비한 패티가 다 사용되면 그날의 영업을 종료한다. 현재는 하루에 1,000~1,300개 정도로 보수적인 수요 예측을 하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요리된 햄버거는 100% 판매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음식물 폐기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운영 비용 절감에 연결된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의 많은 부분은 음식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햄버거 퀄리티의 업그레이드에 충당한다. 일반적으로 음식점 매출의 경우 재료비 35%, 인건비 30%, 임대료가 10%이지만 Blue Star의 경우는 원재료비가 평균 50%를 넘어간다. 가장 저렴한 햄버거가 170엔으로 우리나라 2,000원이 채 안된다. 이 기본 햄버거의 경우는 원가 비율이 무려 68%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냉동이 아닌 소고기 100%인 생 패티를 사용한다. 패티와 치즈가 2단으로 된 ‘2x2 Blue Star Cheese Burger’는 430엔으로 음료나 포테이토칩을 추가해도 1,000엔 이내의 가격으로 퀄리티 높은 햄버거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맨 왼쪽이 기본 햄버거, 맨 가운데가 ‘2x2 Blue Star Cheese Burger’
맨 왼쪽이 기본 햄버거, 맨 가운데가 ‘2x2 Blue Star Cheese Burger’

Blue Star Burger의 가능성

1호점이 오픈한지 몇 개월 되지 않지만 반응이 뜨겁다.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시험 운영으로 시스템이 안정화되는 대로 프랜차이즈를 계획하고 있다. 10평 정도로 출점이 가능한 곳은 현재 잠재적으로 전국적으로 2,000개 점포가 가능하다고 한다. 매장 인테리어, 입지 조건,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확 줄 수 있는 자유도가 매우 높은 유형의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아이디어이다. 일본의 맥도날드가 전국에 약 2,900개 점포 있는 것을 생각하면 스타트 업 기업으로서는 야심적인 목표이다.

Blue Star Burger는 향후 고객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다. 모든 주문이 앱을 통해서 들어옴에 따라 고객 데이터가 축적됨과 동시에 고객의 반응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앱 이용시의 위치 정보, 주문 빈도로부터 열 지도 (히트 맵, heat map)을 작성하여 성공율이 높은 출점 장소를 선정할 수 있다. 주문 실적이나 이용이 많은 날, 인기 메뉴를 예측하여 재고, 점포 스탭의 시프트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이처럼 향후 IT를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은 고객 데이터의 효율적인 활용이 필수이다. 이를 위한 시스템 고도화에 전념하고 있다.

Blue Star Burger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이미 성숙해버린 햄버거 시장에서 소비자의 숨어진 니즈를 발굴하면서 이를 IT기술과 접목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 업 기업의 매우 고무적인 사례이다. 이처럼 코로나와 같은 위기의 시기를 역으로 이용하는 역발상이 필요한 시기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 정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마케터의 자세가 필요하다. 20년후의 모습은 Blue Star Burger와 맥도날드의 운명이 엇갈릴 수도 있다.

 


양경렬 박사 ADK Korea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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