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자동차를 정기 구독한다

[Trend from Tokyo] 자동차를 정기 구독한다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3.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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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수년전부터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를 두고 ‘젊은 층의 자동차 이탈(若者の車離れ)’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유를 물어보면 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다. ‘자동차보다 대중 교통이 편리하다’, ‘자동차 유지비가 비싸다’, ‘길이 막혀서 불편하다’, ‘운전을 하면 술을 마실 수 없어서’ 라는 조금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부터, 최근에는 평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꼭 필요한 경우에 카 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라는 영리한 소비를 지향하는 경제 합리성에 바탕을 둔 이유도 있다. 특히 대중 교통이 발달된 도심부에서 살면 차량을 소유하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매우 약해진다. 도시에 살면 대중 교통이 너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굳지 비싼 돈을 들여서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이성적이 소비가 아닐 수 있다. 자동차 이외에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상품들이 넘쳐나면서 자동차의 구매가 소비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도 이유가 된다.

하지만 인간의 소비 활동을 살펴보면 항상 경제 합리성만을 가지고 행동하지 않는다. 흥미가 있으면 합리성이 부족하더라도 지갑을 열어 제품을 구매하여 흥미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취미 활동의 경우는 대부분이 경제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취미활동에는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젊은이들의 자동차 이탈 현상은 자동차 소유에 대한 흥미를 상실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자체에 대해서 흥미를 잃어 가기 때문인 줄도 모른다.

토요타 자동차 토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최근의 자동차 이탈 현상을 젊은이들이 자동차로부터 멀어져가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업체가 자동차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편리한 자동차만 만드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소비자를 흥분시키는 자동차 만들기를 등한시한 결과 자동차의 커머더티 (Commodity)화(제품이 일반화되면서 평준화, 동일화 되어가는 현상)가 급속히 진행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이 자동차로부터 멀어져 간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를 탓할 것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솔루션을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해석된다.

소유로부터 이용으로

토요타는 자동차에 대한 이용자의 니즈가 다양화되어가고 소유로부터 이용이라고 하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 자동차를 구매하는데 대한 번거로움을 해소시켜주는 서비스 모델을 시작하였다.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전달하여 새로운 수요를 일으키기 위해 2019년 3월 매월 정액을 지불하면 일정 기간 신차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인 킨토(KINTO)라고 하는 마이카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자동차를 정기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서비스 이용료에는 차량 자체 가격뿐 아니라 보험, 자동차 세금, 메인터넌스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유지비가 얼마나 드는지 불확실하고 구입 절차가 복잡해서 불안해하는 자동차를 구입한 경험이 없는 초심자에게 적합한 서비스이다. 자동차를 정액제로 소유한다고 하는 새로운 시도는 소비자와 시장으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20년도에는 1만건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토요타 이외에도 혼다, 닛산 등 일본에 경쟁 자동차 회사도 이와 유사한 자동차 정기 구독 서비스를 개시한다. 메인 타깃으로는 젊은 층으로 설정을 하였는데, 예상대로 20대~30대가 전체 신청자의 40%에 달했다. 코로나도 자동차 구매에 대한 니즈를 부추겼다. 코로나 감염을 염려하여 자가용을 이용하려는 니즈가 높아졌다. 기존에 카 쉐어링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다른 사람이 사용한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존재한다. 자동차 정기 구독서비스는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하는 고객에게 구매 방식에 대한 새로운 옵션을 제공한다. 사회의 구조 변화를 가속시켰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생활 의식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심플하면서 실용적인 그리고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성이 높은 서비스이다.

13가지 모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KINTO ONE

KINTO TV 광고: (장인 어른) 그 생각은 오래된 것 같습니다. (そのお考え、お古いかと)

Mobility Service 회사로의 진화

자동차 업계는 100년에 한 번이라고 할 정도로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CASE*라고 하는 기술 혁신으로 인해 자동차의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면 그에 따라서 자동차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도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라는 상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회사로부터 이제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해 나가지 않으면 미래의 모빌리티의 패권을 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 CASE : Connected(연결), Autonomous/Automated(자동화), Shared(공유), Electric(전자화)를 칭하는 머리글자를 따온 용어로서 이러한 새로운 영역에서의 기술 혁신이 자동차 나아가서 모빌리티 사회의 모습을 바꾸어 가고 있다.

토요타는 KINTO에 이어서 21년 4월부터 ‘Mobility Market’라고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시한다. 국내외 기업과 제휴를 통해서 이동의 즐거움, 안심, 쾌적과 연결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모빌리티를 콘셉트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 이용자는 모빌리티와 연관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동’과 ‘소비’를 결합한 아직까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플랫폼이다. 모빌리티에 포커스해서 새로운 사업이 탄생하는 것을 기대한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삼가고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마음 한 구석에 ‘외출하고 싶다’, ‘어딘가 가고 싶다’라고 하는 잠재적은 니즈가 항상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탈피하여 ‘Mobility Company’라고 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토요타에 있어서 킨토는 이러한 선진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4월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새로운 플랫폼 Mobility Market (MOBIMA)
2021년 4월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새로운 플랫폼 Mobility Market (MOBIMA)

양경렬 박사 ADK Korea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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