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법이 공격받고 있다"…ICRC, 분쟁지역 병원 폭격에 경종 울리다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광고회사 TBWA\RAAD가 공동으로 진행한 캠페인 ‘법이 공격받고 있다(Laws Under Attack)’가 공개됐다. 이 캠페인은 분쟁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공격을 고발하며, 국제사회에 인도주의법의 중요성과 실천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는 70여 년 전 제네바협약에 의해 명시된 보호 조항이 여전히 무시당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다.
2024년, 레바논 남부에서 폭력이 격화되던 당시, 해당 지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던 병원이 공격을 받아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ICRC는 이 충격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침묵을 깨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TBWA\RAAD와 협력해 캠페인을 기획했다. 이들은 공격받은 병원의 폐허를 하나의 캔버스로 삼아, 국제법을 시각적 언어로 재탄생시켰다.
레바논의 레바논의 거리 예술가이자 캘리그래퍼인 갈렙 하윌라(Ghaleb Hawila)는 병원의 부서진 벽 위에 제네바협약 조항들을 정성스럽게 새겨넣었다. 건물의 균열과 그을음, 탄흔 하나하나가 국제인도법이 어떻게 무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물리적 증거가 되었고, 이는 단순한 예술을 넘어 법의 존엄성과 실천을 호소하는 강력한 시각적 선언이 되었다.
이 전례 없는 프로젝트는 단지 의료진의 헌신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국 정부와 무장단체에 인도주의 법규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며, 병원과 같은 필수 인프라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잉크로 쓰인 법은 폭탄으로 지워질 수 없다는 강한 경고다.
ICRC 레바논 대표 시모네 카사비앙카-에슐리만(Simone Casabianca–Aeschlimann)은 “이 캠페인이 중요한 이유는, 분쟁 당사자들이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의료와 인도주의 활동이 존엄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도 그들의 책임이다.”이라고 말했다.
‘법이 공격받고 있다’ 캠페인은 2025년 5월 22일 공식 공개되었으며, 체험형, 통합형, 옥외 광고 등 총 6개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