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 근무수칙] 29. 희망은 '엉망'에서 시작된다.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

2025-07-14     하인즈 베커 칼럼니스트

[ 매드타임스 하인즈 베커 칼럼니스트] 희망은 완벽한 상황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실제로 희망은 엉망인 상황에서 찾게 된다. 우리는 언제나 ‘완벽한 계획’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끔 전화 한 통, 이메일 하나로 모든 계획이 무너진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희망을 찾기 시작한다. 왜? 그때 우리는 진짜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불완전함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는다. 결국, 희망은 엉망 속에서 피어난다.

내가 맡았던 자동차 브랜드 신제품 론칭 캠페인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확신했지만, CEO가 한 인터뷰에서 "이 차의 성능보다는 그 차를 소유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진 듯한 기분이었다. 엉망이 된 우리는 방향을 급하게 바꿨다. 성능 대신, 고객이 느낄 감정과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제품은 성공적으로 론칭되었다. 그 엉망 속에서 진정한 희망을 발견한 셈이다.

이제 광고에서 중요한 건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고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미 완벽한 것’이 아니라, 나를 만나서 완전해지는 것이 더 소중하다. 그것은 제품이나 연애나 마찬가지다. 누구나 불완전함 속에서 희망을 찾고, 그 안에서 자신을 찾기를 원한다. 기억해라. 우리가 추억하는 것은 '사랑한 대상이 아니라, 사랑했을 때의 나'이다. 미련하고, 부족했고 엉망이었지만 그러기에 순수했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던 - 언제나 위대한 나.

 

Whisper는 "Like a Girl" 캠페인을 통해 '여자답게'라는 오래된 명제에 도전했고, 그 대부분이 진실이 아님을 밝혔다.

IKEA의 “Where Life Happens” 캠페인은 ‘완벽한 집’이라는 이미지 대신,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불완전한 집’을 보여주며 진정한 삶을 전했다. 완벽해야 할 것은 집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Nike의 “Dream Crazy” 캠페인도 중요한 사례다. Nike는 단순히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들은 장애를 가진 운동선수들이 꿈을 좇는 모습,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강조했다. Nike는 ‘완벽하게 이루어진’ 꿈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꿈을 보여주었다.

 


하인즈 베커 Heinz Becker   

30년 가까이 전 세계 광고회사를 떠돌며 Copy Writer, Creative Director, ECD, CCO로 살았다. 지휘한 캠페인 수백개, 성공한 캠페인 수십개, 쓴 책 3권, 영화가 된 책이 하나 있다. 2024년 자발적 은퇴 후, 브런치와 Medium에 한글과 영어로 다양한 글을 쓰면서 전업작가로 살고 있다.  가끔은 강의와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