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국제 엑스포, 동네 잔치가 되지 않으려면

2030 부산 국제 엑스포, 동네 잔치가 되지 않으려면

  • 윤지원 대학생 기자
  • 승인 202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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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엑스포의 정체성은 K-콘텐츠를 넘어 무엇인지?
국제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한국의 준비는 되어있는지?
엑스포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홍보 전략은 무엇인지?

[ 매드타임스 윤지원 대학생 기자]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BIE) 총회 4차 경쟁 PT와 리셉션을 통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World EXPO 2030 BUSAN, KOREA) 유치를 위한 노력이 마무리되었다.

2030 부산 국제 엑스포 유치를 위해 삼성을 비롯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을 시작으로 정·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세계 곳곳으로 직접 날아가 막바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메가 이벤트로 간주한다. 한두 달이면 끝나는 다른 메가 이벤트와 달리, 박람회는 6개월간 지속되기에 고용 창출부터 외국인 유치 효과도 상당해 경제 효과도 크고, 국가 위상을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23 부산 국제엑스포가 유치에 성공한다면, 160여 개국에서 5천50만 명의 방문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생산 유발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 18조 원, 고용 창출 50만 4천 명을 추산한 수치이다. 또한, 기존의 여수・대전 박람회 같은 인정박람회와는 달리 개최국의 부담이 적은 등록박람회로서 규모가 훨씬 크다.

사진 출처 :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홈페이지

현재 2030 부산 국제 엑스포는 이탈리아(로마)와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가 열리는 마지막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막강한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엑스포 자금으로 78억 달러(약 10조 원)의 오일머니를 과시하며 국제행사 유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엑스포는 170년의 역사를 가진 기술과 문화를 공유하는 인류 공영의 장으로, 돈으로 해결하는 것은 엑스포 고유의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BIE 사무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 투입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으며 자연스레 2030 부산 국제 엑스포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 1988 서울 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대전・여수 엑스포,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등의 대규모 국제 행사를 차례로 개최하며 “이벤트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를 비롯하여,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서는 벼락치기식 홍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국제행사 그 자체의 기획 배경이 불분명하여 정체성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2030 부산 국제 엑스포는 스마트 혁신 강국으로서, 부산이 국가적인 균형 발전과 한류 확산의 중심지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홍보 방식은 싸이, 방탄소년단(BTS), 이정재, 조수미, 에스파 등 K-팝과 K-콘텐츠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엑스포의 정신적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팬심에만 의존하고 있다.

최근 2030 부산 국제 엑스포 홍보를 위해 방탄소년단(BTS)이 유치 기원 콘서트 'Yet to Come in BUSAN'을 개최했을 때, 행사장 접근성, 교통체증, 숙박 문제 등의 운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정체성 대신 화제성을 택하여 BTS 콘서트로 변질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진 출처 :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홈페이지

‘일단 유치해 놓고, 명분은 그다음에 생각하겠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

한국에서는 축제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단순한 이벤트 중심의 관점으로 축제를 계획하고 진행하다 보니, 축제의 목적과 의미를 충실히 전달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유치 방식에 대한 비판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으며, 곧 있을 엑스포에서는 이 ‘한국형 축제 기획 방식’에 대한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안일한 생각과 보여주기식의 접근을 버리고, 부산의 매력을 알려야 한다. 또한, 한국과 국민이 엑스포를 통해 세계와 인류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실제로 엑스포에 참여할 우리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달해야 한다.

엑스포 개최가 국가 경제에 큰 활력을 부여할 것은 자명하다.

성공적인 2030 부산 국제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정·재계 주요 인사가 아닌 국민이 자발적으로 영업사원 1호가 되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듣고 있는지, 손님 맞이할 준비는 되어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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