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2025년 5월 22일 목요일, 제63회 D&AD 어워즈 시상식이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총 668편의 수상작이 발표됐으며, 이 가운데 최고 영예인 블랙 펜슬은 3편이 선정됐다.
올해 심사위원들은 단순한 아이디어보다는 실제 비즈니스 성과와 소비자 행동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창의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기조는 블랙 펜슬 수상작 3편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이 작품들은 디자인이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W 콘란 디자인(W Conran Design)의 ‘디자이닝 파리 2024(Designing Paris 2024)’는 디자인 사고가 도시의 인식과 행동을 어떻게 전환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랜딩 부문에서 옐로우 펜슬을 수상한 작품들 역시 디자인의 형태와 기능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증명했다.
이번 어워즈에서는 정교한 완성도를 중시하는 장인정신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라디오와 오디오, 영상 등 전 분야에서 탁월한 품질을 요구했다. 자동화된 작업물이 넘쳐나는 오늘날, 단순히 보기만 좋은 결과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작품은 반드시 정성스럽고 의미 있게 제작돼야 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했다. 실제 수상작들은 깊은 인상을 남기고 관객과의 진정한 연결을 만들어냈으며, 특히 새로 신설된 ‘크리에이터 콘텐츠’ 부문에서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전반적인 수준 향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번 어워즈에는 86개국에서 출품이 이루어졌고, 총 출품 수는 11,689건에 달했다. 이는 D&AD 어워즈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한 기록이며, 출품작 수는 총 3만 편을 넘었다.
전체 수상 결과는 5월 22일 목요일 저녁,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공식 발표됐다.
D&AD CEO 다라 린치(Dara Lynch)는 “올해 어워즈는 디자인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실질적인 상업적 성과와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도구임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3편의 블랙 펜슬이 수여됐고, 심사위원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미적인 가치뿐 아니라 구체적인 영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상작들은 장인정신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자동화의 시대에서도 진정한 창의성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세밀하게 실현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제작 등 여러 분야에서 장인정신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전체적인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블랙 펜슬은 오직 획기적인 작업에만 주어지며, 올해는 아래 3편이 수상했다.
W 콘란 디자인(W Conran Design)의 ‘디자이닝 파리 2024(Designing Paris 2024)’는 그래픽 디자인 부문 블랙 펜슬을 수상했다. 그래픽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들은 이 캠페인이 스포츠 마케팅과 기존의 시각적 표현 방식을 새롭게 정의했다고 평가했다. 유희성과 확장성을 지닌 이 디자인은 도시의 전통과 스포츠 문화를 하나로 묶으며 독창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아이코노클래스트 LA(Iconoclast LA)의 ‘에이셉 라키(A$AP Rocky) - 테일러 스위프(Tailor Swif)’는 뮤직비디오 부문 블랙 펜슬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작은 여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내러티브 중심 표현의 중요성을 잘 보여줬다. 특히, 음악이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을 구성하며, 서사적 흐름을 주도하는 형식의 영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FCB 뉴욕(FCB New York)의 ‘스프레드비츠(Spreadbeats)’는 디지털 마케팅 부문에서 블랙 펜슬을 수상했다. FCB 뉴욕은 이번 프로젝트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술을 통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반적으로는 스포츠, 게임, 이벤트 등 다양한 현장에서 브랜드가 기발한 방식으로 개입하는 사례들이 두드러졌고,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은 특별히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다.
D&AD 운영이사회 위원이자 존스 놀스 리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리사 스미스(Lisa Smith)는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롭게 다듬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심사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작품들이 기존의 디자인 코드와 유행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니, 부문을 막론하고 비슷하게 느껴졌다. 결국 눈에 띄는 작품은 예상 가능한 흐름에서 벗어나 있었고, 영감을 주고 정교하게 완성되었으며, 목적에도 잘 부합했다”고 밝혔다.
디비전(DIVISION)은 올해도 수상 행진을 이어가며 다섯 번째로 D&AD ‘올해의 제작사’에 선정됐다. FCB 뉴욕은 ‘올해의 광고 에이전시’에 올랐고, 서비스플랜 디자인(Serviceplan Design)은 ‘올해의 디자인 에이전시’로 이름을 올렸다. 서비스플랜(Serviceplan)은 ‘올해의 독립 네트워크’로, FCB는 ‘올해의 글로벌 네트워크’로 선정됐다.
올해의 D&AD 프레지던트상은 2025년 D&AD 프레지던트를 맡은 콰미 테일러-헤이퍼드(Kwame Taylor-Hayford)가 선정했으며, 수상자는 일본의 창의적 스튜디오 프로젝트(Projector)의 창립자 타나카 코이치로(Koichiro Tanaka)다. 타나카는 “어릴 때는 칭찬을 거의 받지 못했고, 진심으로 칭찬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D&AD처럼 긴 역사를 지닌 기관으로부터 이 상을 받게 되어 더욱 의미 있고, 이제는 그 역사의 일부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인정받는 경험은 내게 매우 특별하다. 이 감정을 기억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콰미 테일러-헤이퍼드는 “타나카 코이치로의 작업은 스토리텔링, 상호작용, 장인정신을 결합해 디지털 창작의 중요한 시대를 정의했다. 그의 경력, 대담한 사고, 세밀한 완성도는 내게도 큰 영감이었다. 그의 놀라운 성취를 인정하며 이 상을 드릴 수 있어 영광이다”고 밝혔다.
2025년 D&AD 어워즈 전체 수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블랙 펜슬: 3편
- 화이트 펜슬: 3편
- 옐로우 펜슬: 48편
- 그래파이트 펜슬: 176편
- 우드 펜슬: 434편
- 퓨처 임팩트 펜슬: 4편
수상 기업은 다음과 같다.
- FCB 뉴욕 : 올해의 광고 에이전시
- 서비스플랜 디자인 : 올해의 디자인 에이전시
- 디비전 : 올해의 제작사
- 애플 : 올해의 클라이언트
- 서비스플랜 : 올해의 독립 네트워크
- FCB : 올해의 네트워크
- 타나카 코이치로 : 올해의 회장상 수상자
한편, 한국은 이노션이 출품한 현대자동차 "밤낚시"가 필름 부문에서 옐로우 펜슬을 수상했다. 전체 수상작과 최종 후보작은 모두 D&AD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D&AD 랭킹은 디지털 연감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이 연감에는 각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 네트워크, 국가, 클라이언트가 순위별로 공개되며, 순위는 올해 수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수상작은 모두 D&AD 펜슬 트로피와 함께 연감 및 온라인 아카이브에 수록되며, 전 세계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자료로 기능한다. 연감은 매년 D&AD가 엄정한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한 최고의 작업을 모은 것이며, 펜슬 수는 정해져 있지 않아 매해 수상 수가 달라진다. 경우에 따라 블랙 펜슬이 수여되지 않는 해도 있으며, 한 해에 가장 많이 수여된 블랙 펜슬 수는 7편이다.
D&AD 어워즈는 총 44개 부문으로 구성되며,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300명 이상의 창작 전문가들이 심사에 참여한다. 올해 심사위원단의 성비는 여성 51.8%, 남성 47.6%, 논바이너리 0.6%였고, 심사위원장 구성은 남녀 비율이 50:50이었다.
비영리 단체인 D&AD는 출품료를 통해 ‘D&AD 시프트(Shift)’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소외된 배경의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와 참여 방법은 D&AD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