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다음 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광고 축제 D&AD. 크리에이티브와 크래프트의 최전선이 될 그 현장을 앞두고, 서비스플랜 코리아의 허익서 ECD를 만났다. 19년간 광고 업계에서 쌓아온 시선과 통찰을 바탕으로, 그는 이번 D&AD에서 AI와 인간 크리에이티브의 현재를 직접 마주하며, 그 가능성을 체감하고자 한다. 허 ECD는 이번 D&AD가 단순한 영감의 장을 넘어,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서비스플랜 코리아에서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를 맡고 있는 허익서입니다. 2006년 아트 디렉터로 광고 커리어를 시작해 올해로 19년째 업계에 몸담고 있으며, 맥도날드 ‘빅맥송’ 캠페인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 프로젝트를 경험해왔습니다. 광고 영상 제작사와 에이전시 양쪽에서 쌓아온 경험을 통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시야와 실행력을 함께 넓혀왔고, 현재는 서비스플랜 코리아 제작본부를 총괄하며 디지털 중심의 통합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번 D&AD 참가는 회사의 배려 덕분에 얻게 된 매우 뜻깊은 기회로,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고 더 나은 크리에이티브를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 D&AD에 참가합니다. 서비스플랜 코리아에서는 ECD님 외에도 몇 분이 함께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분들이 함께 하시나요?
네, 올해 D&AD에는 저를 포함해 총 3명이 서비스플랜 코리아를 대표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어워드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박지혜 차장은 현지에서 다양한 광고주, 광고회사, 프로덕션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인사이트를 얻고, 관계 구축과 트렌드 분석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또한, 아트팀의 홍수빈 팀장은 세미나 참석을 통해 각국의 디자인 트렌드와 크래프트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를 탐구하고, 이를 조직 내에 공유하며 향후 프로젝트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수많은 광고 페스티벌 중에서 왜 D&AD인가요?
개인적으로 D&AD는 아트디렉터나 디자이너라면 반드시 한번쯤 경험해봐야 할 광고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칸 라이언즈, 스파이크스 아시아, 애드페스트 등 여러 훌륭한 국제 광고제가 있지만, D&AD는 특히 크리에이티브와 크래프트 부문에서 요구되는 완성도와 기준이 독보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단순히 결과물을 넘어,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지, 어떤 생각을 펼칠 수 있는지, 인간의 창의성이 어디까지 진화해왔는지를 체감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는 AI와 협업한 창작물도 본격적으로 조명받는 만큼, 창의성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직접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번 D&AD에서 특별히 기대하고 계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번 D&AD에서 특히 주목하고 싶은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AI와 크리에이티브의 현주소입니다. 이제는 크리에이터가 AI를 어떻게 접근하고, 아이디어에 어떻게 접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기존 아이디어의 확장선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의 장이 열릴 수도 있죠. 지금 우리는 2025년이라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고, 앞으로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리에이티브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이번 D&AD에서는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창의적으로 활용한 사례들, 그에 대한 평가와 가능성에 특히 관심이 갑니다.
두 번째는, 이와 연결된 맥락이기도 한데요, AI 없이 인간의 감각만으로 만들어진 크리에이티브의 ‘끝’은 어디일까에 대한 질문입니다. 크래프트와 디자인, 그리고 임팩트 카테고리에서 인간의 직관과 집념, 감성으로 만들어낸 신선한 발상의 전환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가 큽니다.
이번 D&AD에서 특히 기대하고 계신 연사나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번 D&AD에서는 세 분의 연사를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독창적인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을 지닌 분들이기에, 이들의 세션을 통해 크리에이티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먼저 Becky McOwen-Banks의 ‘Beyond the Hype: AI as Your Creative Ally’에 관심이 갑니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부터 광고까지, 지브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죠. 한때 회의적이었던 크리에이터들조차 AI를 활용하기 시작한 지금, 전 세계적으로 AI가 어떻게 창의의 동반자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넓은 시각에서 조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Martin Rose와 Kate Tipper의 ‘How to Start a Cult of Fried Chicken’도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광기'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요, 하나의 아이디어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것을 크리에이티브로 폭발시키는 방식은 언제나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Believe in Chicken' 캠페인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그 몰입과 집념의 에너지 자체가 자극적이고 흥미롭습니다.
마지막으로 Grace Francis와 Katy Collins의 ‘Pleasing Beyoncé’ 세션도 기대가 큽니다. 추상적인 담론보다 구체적인 사례 중심의 이야기에서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는 편인데요, 이 세션에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비욘세를 위한 캠페인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또 랄프 로렌 브랜드에 ‘럭셔리’라는 개념을 어떻게 새롭게 정의했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풀어낸다고 하니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D&AD는 단순한 영감의 자리를 넘어, 광고 산업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더 나은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가야 할지를 되짚어보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또 회사 차원에서도 더욱 깊이 있는 시선과 인사이트를 갖고 돌아올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