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황성필은 올해 D&AD 커머스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유럽, 미국, 아시아 등 다양한 대륙의 전문가들과 함께한 이번 심사는 단순히 수상작을 평가하는 자리를 넘어, 크리에이티비티가 실제 비즈니스에 어떻게 정교하게 기여할 수 있는지 깊이 있게 되짚는 시간이었다. 치열한 토론, 인상 깊은 캠페인, 그리고 D&AD만의 독특한 매력까지. 황성필 CD가 전하는 글로벌 광고 어워드의 심사 과정과 인사이트를 들어본다.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황성필입니다. 더 넓은 범위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소비자와의 다양한 접점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심사를 맡으신 커머스 부문은 어떤 영역을 다루고 있나요?
커머스 부문은 브랜드의 상품과 서비스 활동에 영감을 주고, 비즈니스를 향상시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루는 분야입니다. 총 14개의 세분화된 서브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커머스 부문이 광고 업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시나요?
커머스 부문은 크리에이티비티가 단순한 창작 활동을 넘어, 마케팅 산업과 비즈니스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접점은 물론, B2B 영역까지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크리에이티비티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커머스 부문 심사에는 어떤 분들이 함께하셨나요?
각 나라의 광고 업계를 대표하는 9명의 심사위원이 함께했습니다. 유럽, 미국, 남미, 아시아 등 각 대륙의 다양한 문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크리에이티브뿐 아니라 마케팅,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들도 참여해, 다양한 관점에서 심도 있는 토론을 기반으로 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었을까요?
토론 심사를 하다 보면 심사위원들의 기준과 관점 차이로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아 치열한 논의가 이어지곤 합니다. 한 작품을 두고 의견이 반으로 나뉘어 긴 시간 동안 결론이 나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저는 심사 기준 중 하나로 '신선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완성도가 높더라도 이미 유사한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 편입니다. 해당 작품도 뛰어난 캠페인이었지만, 유사한 사례가 있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제 기억 속에 있던 유사 작품을 모두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재투표가 이루어졌고, 긴 토론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의견이 갈릴 때에는 주장을 반복하기보다는 상대가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번 심사 경험이 CD님께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전의 다른 어워드 심사에서는 크리에이티브한 발상 자체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면, 이번 커머스 부문에서는 크리에이티비티가 비즈니스에 어떻게 정교하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광고제가 있지만, D&AD만의 독특한 성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D&AD는 연필로 시작해서 연필로 끝나는 어워드라고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연필의 본질을 디자인과 크리에이티비티의 가치와 절묘하게 연결시켰습니다. 페스티벌부터 트로피까지, 연필의 아이덴티티와 컬러가 곳곳에 잘 녹아 있는 매우 매력적인 어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D&AD 심사 과정에서 CD님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요?
옐로 펜슬이 결정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커머스 부문을 심사하면서 IKEA의 SHT 캠페인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 캠페인은 반드시 큰 상을 받겠구나’ 하는 직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본심에서는 의외로 해당 캠페인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지막 단계인 옐로 펜슬 투표에서, SHT 캠페인이 수상작으로 발표되었고, 그 순간 모두가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떄 저는 ‘좋은 것은 굳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모두가 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황성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제일기획에서 삼성전자, 쉐보레, 버거킹,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의 캠페인을 이끌어왔다. 그는 소비자와의 다양한 접점에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캠페인으로 세계 무대에서 창의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3년에는 ‘똑똑’ 캠페인으로 칸 라이언즈 글래스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으며, 이 캠페인은 WARC가 발표한 글로벌 캠페인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또한 ‘희망 테이프’, ‘파이어베이스’, ‘히트텍 윈도우’, ‘모닝 라이크 어 킹’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주요 광고제에서 200개 이상의 상을 받았다. 그는 2023년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랭킹 1위에 올랐으며, 칸 라이언즈와 클리오 어워즈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