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미국 언론 비평의 최고 권위지로 평가받는 콜롬비아 저널리즘 리뷰(Columbia Journalism Review, CJR)가 AI 기반 조작 이미지의 확산을 막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AI가 생성한 바이럴 이미지 콘텐츠를 활용해,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게 허위 비주얼의 위험성과 이의 확산에 있어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CJR은 언론 비평과 뉴스 생태계 미래에 있어 가장 신뢰받는 기관 중 하나로, 이번 캠페인을 통해 AI 생성 이미지의 급증 속에서 소비자들이 진위를 구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하루 약 3,400만 개의 AI 이미지가 생성되고 있으며, 이미지·영상 콘텐츠와 관련된 허위 정보 주장 비중은 80%에 달한다.
AI 기술의 발달로 진짜와 가짜 이미지의 경계가 흐려지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가 AI 생성 이미지를 실제 사진과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언론의 신뢰 기반 중 하나였던 ‘사진’이 더 이상 사실의 결정적 증거가 되기 어려워졌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CJR은 광고회사 TBWA\Chiat\Day New York과 협력해 'The PSAi' 캠페인을 선보였다. 해당 캠페인은 SNS 확산력이 높은 뮤직비디오 콘텐츠 형식을 채택했으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AI 이미지에 애니메이션을 입혀 시청자들이 가짜 이미지를 식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됐다. 캠페인 전용 웹사이트에서는 관련 영상과 함께 AI 감별법, AI 기술이 미디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CJR 편집장 대행 베치 모레즈(Betsy Morais)는 “AI는 이미 뉴스와 정보 유통 구조를 바꾸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은 AI를 활용해 그 생성물을 감별하고, 동시에 이용자들이 허위 콘텐츠 유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이 과거처럼 정보를 독점적으로 다루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누구나 스크롤 한 번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뉴스메이커가 될 수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감별력은 결국 민주주의의 건강성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캠페인을 공동 기획한 TBWA\Chiat\Day NY의 더스틴 톰스(Dustin Tomes)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도 “지금처럼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혼란스러운 시대는 없었다”며 “PSAi는 복잡한 교육이 아닌,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도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캠페인은 AI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AI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사례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한편, CJR은 캠페인과 연계해 AI가 언론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는 기사 및 연구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USC(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의 ‘AI for Media and Storytelling’ 이니셔티브와 공동 기획한 콘텐츠를 통해 기자, 편집자, 시각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현장 인사들이 AI를 활용하거나 거부하는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이 외에도 CJR 산하 Tow Center for Digital Journalism이 진행한 AI 관련 연구 결과도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