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야카리노, X를 떠나다

린다 야카리노, X를 떠나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5.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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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야카리노 X 계정
린다 야카리노 X 계정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의 CEO 자리에서 전격 사임했다. 2023년 NBC유니버설 광고총괄에서 X로 영입된 야카리노는 2년간 재임하며 광고주 신뢰 회복과 비즈니스 구조 혁신에 기여해 왔다.

그녀는 지난 9일 X에 올린 공식 성명을 통해 “머스크와 처음 X의 비전을 논의했을 때, 이 회사의 놀라운 미션을 실현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느꼈다”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 회사를 재정비하며, X를 ‘에브리싱 앱(Everything App)’으로 진화시키는 임무를 맡겨준 머스크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임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사임은 X의 인공지능 챗봇 ‘Grok’이 반유대주의적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직후 발표돼,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X는 해당 논란 이후 챗봇의 텍스트 응답 기능을 일시 중단했으며,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X를 인수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CEO 교체가 이뤄지는 등 내부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야카리노는 재임 중 대형 광고주의 복귀를 이끌고, NFL 등 주요 스포츠 리그와의 파트너십을 연장했으며, 광고주 자문위원회를 재구성하는 등 광고 비즈니스 회복에 힘써왔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기준, 미국 내 광고비는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도 나타났다. 그러나 수익 구조의 다변화, 콘텐츠 관리 강화, 브랜드 이미지 개선 등 여러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광고 업계 전문 매체 Ad Age는 야카리노의 사임에 대해 “광고주들이 상대해야 할 핵심 협상 파트너가 사라졌다”고 전하며, 광고업계의 우려를 전했다. 머스크가 광고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불매 기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온 가운데, 야카리노는 비교적 전통적인 방식으로 신뢰를 쌓아왔다. 일부 광고주는 “야카리노의 존재 자체가 플랫폼 복귀의 이유였다”며, 그녀의 퇴진이 광고 전략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X는 이제 광고 수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으며, 머스크는 AI 중심 플랫폼 전환을 추진하면서 광고 비즈니스의 우선순위를 뒤로 미루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야카리노가 점차 경영의 중심에서 멀어졌고, 그 역할 변화가 이번 사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야카리노는 최근까지도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에 참석해 광고주들과 활발히 교류해 왔다. 이를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까지도 자신감 넘쳤던 모습이었기에 이번 사임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야카리노의 사임 발표 직후 “그동안의 기여에 감사한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으며, 현재까지 후임 CEO나 향후 경영 전략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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