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왜 AI 사용을 주저할까?

브랜드는 왜 AI 사용을 주저할까?

  • 이지원 기자
  • 승인 2024.04.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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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흥행 속 광고회사의 AI 사용을 제한하는 광고주
출처 AdAge
출처 AdAge

[ 매드타임스 이지원 기자] 최근 생성형 AI 사용 여부를 두고 광고주와 광고회사 사이에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애드에이지는 보도했다. 작년 광고주협회(Association of National Advertisers)는 'AI 관련 사항은 광고회사와 협의해야 한다'라는 내용을 포함한 신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후 광고주는 광고회사와의 계약에서 AI 사용을 제한하는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

익명의 독립 광고회사 CEO는 "최근 계약한 신규 캠페인 3건 모두 계약서에 '사전 허가 없이 어떤 종류의 AI 사용도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 조항의 의미는 오디언스가 보게 될 신규 캠페인을 포함하여 콘셉트 구상의 단계에서도 AI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광고업계의 리더들에 따르면, 적잖은 수의 광고회사가 AI를 제한하는 조항이 적힌 계약서를 받았다.

2023년부터 빅테크 기업들은 더 많은 AI 도구를 선보이고 있다. OpenAI의 챗GPT에 이어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여러 기업이 독자적인 텍스트 및 이미지 생성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메이저 광고회사와 매체 회사 또한 인공지능 모델에 기반하여 브랜드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생성형 AI의 실수가 지탄받는 일이 많아졌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당혹스러운 이미지를 생성했다. 뉴욕타임스는 작년 챗GPT가 뉴욕타임스의 지적 재산인 뉴스 아카이브로 훈련되었다며,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고소했다. 이처럼 AI의 저작권 문제, 통제되지 않는 결과물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브랜드는 자사의 브랜드 가치에 해가 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AI 사용을 멈추거나,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브랜드, 폐쇄형 시스템을 선택하다

AI는 광고 회사에 유용한 기술이다. 미디어 바이어들은 캠페인 전략을 분석과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에 AI를 사용한다. 브랜드는 유명 광고회사와 협업하여 구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도록 생성형 인공지능을 훈련시키고 있다.

3월 초,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는 추가 촬영 없이 생성형 AI로 제작한 신규 영상광고를 공개했다. 언더아머는 브랜드가 가진 콘텐츠로 훈련된 AI는 새로운 비주얼과 목소리를 가진 복서 앤서니 조슈아(Anthoy Joshua)를 만들었다. 이 광고는 공개 직후 광고업계에 논란의 불씨가 되었다. 크리에이터들은 지난 작품을 재가공하는 것에 대한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매체 체인인 페레이라 오델(Pereira O’Dell) 산하의 AI 연구소 실버사이드(Silverside)의 상무이사인 로버트 우벨(Robert Wubel)은 "모든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는 AI로 시작된다.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AI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일반 규정과 브랜드가 원하는 기준을 준수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우벨에 따르면, 브랜드는 실수로라도 다른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를 사용한 작품을 원하지 않는다. 나아가 AI가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면, 광고회사의 AI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만약 브랜드의 고객 정보가 AI 시스템에 들어가 훈련되면, 경쟁사에서도 훈련된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 보호를 위해 하이테크 광고회사와 브랜드는 폐쇄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벨은 "(광고회사가) 생산한 것이 적절히 관리되고 유통될 것이며, 다른 AI 시스템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 이에 하이테크 광고회사와 브랜드는 데이터 보호를 위해 폐쇄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실버스톤도 브랜드와 마케팅팀에 생성형 AI를 통한 모든 작업이 다른 시스템이나 모델에 섞이지 않는 환경에서 진행됨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브랜드는 AI가 필요하다. 동시에 브랜드는 부주의로 인해 브랜드 데이터와 자산에 대한 권한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익명의 메이저 테크 광고회사 대표에 따르면 "브랜드는 자사의 자산을 통해 돈을 벌려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떻게 브랜드 자산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AI 사용 제한 조약이 들어가는 것 같다. 현재 브랜드의 대응 방법은 담벼락을 치는 일이다"고 말했다. 즉, 브랜드는 데이터를 폐쇄적 시스템에 저장하고 있다.

AI, 금지 아닌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때

AI는 점점 광고 제작과 온라인 마케팅에 깊이 침투하고 있다. 코카콜라(Coca-Cola), 현대(Hyundai) 등 메이저 브랜드는 오디언스에게 노출되는 캠페인에도 생성형 AI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개개인에 맞춤 콘텐츠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중소 규모의 광고주들 또한 구글과 메타의 광고 플랫폼에 장착된 캠페인 제작 및 타기팅 방식을 통해 생성형 AI를 사용한다. 광고회사 4A’s의 부사장인 아쉬위니 카란디카르(Ashwini Karandikar)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데이터 분석, 타기팅, 캠페인 측정 등에 사용된다.

그는 "광고회사에 AI 사용에 대한 승인과 공개가 광고주에게 실질적 이득을 주지 못한다면, (이 조항은) 그저 불필요하게 계약을 복잡하게 할 뿐이다. 위험 요소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 위험을 완화하거나 혹은 위험의 정도를 보장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케팅 회사 HireInfluence의 크리스 잭(Chris Jack)에 따르면, 여전히 기업은 'AI 금지(NO AI)'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잭에 따르면, 포춘 500위권(Fortune 500)의 대기업도 캠페인 제작에서 AI 사용 일체를 금지하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R3의 그렉 풀(Greg Paull)에 따르면, AI는 점점 광고회사 리뷰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랙 풀은 "AI와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리뷰가 등장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AI를 후기에 넣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모든 리뷰에서 AI는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Garett Sloane가 작성한 <BRANDS ADD AI RESTRICTIONS TO AGENCY CONTRACTS-BEHIND THE GROWING TREND>를 번역, 각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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