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유승철 교수, AI 마케팅의 어두운 이면 "인공지능과 다크 마케팅" 출간... 기술이 소비자를 이끄는 방식, 그 이면의 권력 구조를 묻다

[Book] 유승철 교수, AI 마케팅의 어두운 이면 "인공지능과 다크 마케팅" 출간... 기술이 소비자를 이끄는 방식, 그 이면의 권력 구조를 묻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5.05.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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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철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출간 / 120 쪽 / 12,000원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인공지능 기술이 광고의 규칙을 바꾸고 있다. 클릭 한번 없이도 소비자를 사로잡는 알고리즘, 단어 몇 개로 감정을 읽어내는 데이터 모델, 그리고 인간보다 더 정교하게 ‘유혹’을 설계하는 AI 마케팅 기법. 이 모든 기술이 빠르게 상업화되는 가운데, 그 속도만큼이나 깊어지는 의문이 있다. “우리는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사고 있는가?”

이화여자대학교 유승철 교수가 펴낸 신간 『인공지능과 다크 마케팅』(커뮤니케이션북스, 2025)은 이러한 물음에 정면으로 응답한다. 이 책은 광고와 기술, 윤리와 전략,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본격적인 인문-기술 융합서이자, 오늘날 마케터와 정책 입안자가 반드시 읽어야 할 현장 기반의 통찰서이다.

책은 우선 디지털 광고 환경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소비자의 감정·선호·기억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개인화된 메시지를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한다. 기존 마케팅 이론이 가정해온 소비자 중심성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추천 알고리즘이나 챗봇은 사용자의 의도보다 플랫폼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투명성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특히 책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다크 마케팅(Dark Marketing)'이라 불리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의 양상이다. 단지 제품을 팔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자체를 ‘숨기거나’, ‘왜곡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침투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접근이다. 실제로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모바일 게임 앱들이 활용하는 다크 UX 패턴, 자동 구독 유도, 기본값 조작 등의 사례를 통해 이 같은 전략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디지털 사기광고 및 리뷰 조작 광고사기 사례
디지털 사기광고 및 리뷰 조작 광고사기 사례

마케터에게 이 책은 더 이상 무의식적 조작이 전략의 일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던진다. 단기적 클릭률이 아닌 장기적 신뢰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하는 마케팅 철학의 재정립이 요구되며, 브랜드가 기술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윤리적 설계 원칙, 즉 ‘소비자의 이해 가능성’, ‘선택의 자율성’,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 등이 전략 기획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다.

정책 입안자에게 이 책은 규제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개인정보보호법, 디지털 광고자율규약, 알고리즘 감시 체계 등 현재의 제도가 과연 이 빠른 기술 진화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지,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는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실질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유 교수는 국내외 법제도를 비교하며, ‘이용자 동의’라는 형식적 틀을 넘어선 ‘설득 기반의 데이터 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이 책은 공공기관, 지자체, NGO 등이 수행하는 디지털 캠페인과 사회적 메시지 전달 방식에도 적용 가능하다. 무의식적 감정 조작이 아닌, 설명 가능한 설득과 선택 가능한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지금 그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다크 마케팅』은 기술의 진보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것이 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기술이 소비자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술을 활용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그 구조를 고민하는 모든 마케터와 정책 설계자에게 이 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디지털 전환 시대, 광고는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 하지만 광고가 스마트해질수록, 소비자는 더 쉽게 속아넘어갈 수 있다. 우리는 그 격차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그 질문의 답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광고 윤리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려는 모든 전문가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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