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from Tokyo] 한류의 성공 뒤에는 “스트레스”가 있다.

[Trend from Tokyo] 한류의 성공 뒤에는 “스트레스”가 있다.

  • 양경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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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양경렬 칼럼니스트] 이번 칼럼의 주제는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를 얘기하지 전에 ‘메기 효과’라는 것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해역에는 정어리가 많이 잡힙니다.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들은 항구에 도착하는 동안 대부분 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정어리들은 식감이 아주 좋은 탓에 높은 가격에 팔립니다. 따라서 과거 북유럽 어부들의 최대 관심사는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를 온전히 항구까지 운반하는 일이었습니다. 유일하게 정어리를 활어 상태로 운반하는 기술을 보유한 노르웨이 어부가 한 명 있었지만, 비법을 절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사망한 후에야 비법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비법이란, 수족관에 메기를 집어넣는 아주 단순한 방법이었습니다. 정어리가 가득 담긴 수족관에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정어리들이 잡아먹힐 것 같지만, 오히려 생존을 위해 꾸준히 움직여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면, 미물조차도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일반적으로 치열한 수준의 경쟁 환경이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유익하다는 것이 메기 효과(catfish effect)입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하면서 ‘메기 이론’을 기업 경영에 접목해서 많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메기 효과를 교육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유튜브 영상이 있으니 영어 공부 겸해서 참고하기 바랍니다.

The Catfish Effect: Teaching Strategy #6

 

꼭 필요한 존재, 스트레스

메기 효과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스트레스와는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메기 효과에서처럼 절체절명의 치열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하루하루 크고 작은 스트레스 하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중 1위가 스트레스였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스트레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흔히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정신적 피해뿐만 아니라 피로와 만성통증 등 작은 것부터 심장 질환과 암 등 심각한 것까지 신체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의 건강에 있어 큰 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스트레스는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합니다. 즉, 우리에게 이로운 긍정적인 스트레스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스트레스는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킨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와 있습니다. 스스로가 건강하고 당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하면 긍정적 스트레스를 자신의 몸에서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또는 당신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요? 긍정적인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긍정적인 스트레스의 경우는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이나 받은 후에 성취감 내지는 흥분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똑같은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긍정적 스트레스로도 작용할 수도 있고, 부정적 스트레스로도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사물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는 것과 상통된 얘기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결국 질병으로 가게 되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생산적이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긍정적 스트레스의 경우 생활의 윤활유로 작용하여 자신감을 심어 주고 일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여 줄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 행복,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트레스로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 손상을 ‘마음먹기’에 따라 완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느낄 때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염증 반응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느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런 염증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느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질병을 멀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습니다. 스트레스가 겹칠 때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가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신체 건강에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같은 스트레스라고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긍정적 스트레스 또는 부정적 스트레스로 갈라지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결국 질병으로 가게 되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생산적이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긍정적 스트레스(eustress)와 부정적 스트레스(distress)로 나눌 수 있지만 이는 처음부터 규정되어 있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한류의 성공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되었다?

부정적인 스트레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한 사례를 두 가지 소개합니다. 먼저 30년 전에 개방한 일본 문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지금은 일본 노래를 마음대로 듣고 일본 영화가 개봉관에서 많이 상영되면서 일본 문화가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지만 30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 음반을 파는 것 자체도 허용이 되지 않아 길거리 노점상에서 불법 복사한 테이프를 불법으로 판매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본 영화가 개봉관에서 상영되거나 TV 화면이나 라디오를 통해서 일본 노래를 듣는 것 엄두도 못 냈습니다. 그러던 것이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대중 문화 개방을 허용하면서 단계적 개방이 허용되었습니다. 일본 영화도 처음으로 개방되었고 그 당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가게무샤’라는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이 되어 보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영화관에서 일본 영화가 상영된 것입니다. 당시 일본 문화 개방에 반대도 많았습니다. ‘일본 문화가 빠른 속도로 우리 문화를 점령할 것이다’ ‘저급한 일본 문화가 밀려 들어올 것이다’라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 당시 일본 문화 개방 정책에 관여했던 정부, 문화 관계자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입니다. 단지 사람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한국 문화 자체도 일본 문화가 공식적으로 들어옴에 따라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대중문화 개방이 우리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즉,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입니다. 음반이나 영화가 공식적으로 수입되면서 몰래 베끼는 문화가 사라졌습니다. 이수만도 아무로 나미에를 보고 보아를 육성했고 지금은 BTS나 블랙핑크처럼 우리가 더 완벽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일본 문화의 개방의 한국 문화의 발전에 부정적인 스트레스가 아니고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문화계에서 일본 문화 개방을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고 우리 문화의 질적인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우리 문화가 일본 문화의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고 역으로 일본에서 우리 문화를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K-POP과 한국 드라마 등 한류가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본에서의 K-POP의 성공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되었다

또 다른 사례입니다. 2014년으로 기억하는데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해서 광명시에 처음 오픈했을 때 기억이 날 것입니다. 대체로 한국 가구 시장 상당 부분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와 그에 따른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상과 달리 이케아의 국내 상륙은 국내 가구 업체들이 소비자 기호에 더 귀를 기울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걱정했던 시장 잠식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가구회사들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내 가구 시장에 들어온 이케아는 국내 가구 업체들에게 ‘메기’와 같은 유익한 자극제로 작용한 ‘긍정적인 스트레스’가 되어 오히려 국내 가구 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를 하게 된 것입니다. 국내 가구 회사들은 매장 대형화, 제품군 다양화, 소비자 접점 확대,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이케아의 벽을 넘어섰습니다. 이케아 진출 당시 국내 가구산업이 초토화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케아가 우리나라의 가구 시장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케아라고 하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대응하면서 국내 가구 회사들이 다양한 전략을 펴며 경쟁력을 기른 것입니다.

이케아의 진출은 한국의 가구업계의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스트레스가 항상 피해를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회사와 같은 조직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똑 같이 얘기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적당한 긴장을 하게 되어 오히려 활력을 얻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면, 스트레스가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계획을 성취하도록 힘을 주며, 동기를 유발하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때로 집중력, 능력, 창의성, 생산성을 향상해 주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는 기본적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를 구해주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일하면서 느끼는 스트레스 특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던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해 보면 어떨까요? 삶이 더욱 편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 아이디어 스트레스, 영업 스트레스, 광고주 스트레스, 납기 스트레스, 상사 동료 부하 직원에 대한 스트레스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스트레스에 지배되지 말고 스트레스를 지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세요.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양경렬 박사 ADK Korea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ADK 본사에서 글로벌 인사 업무를 담당. NUCB (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며 Global BBA, Global MBA에서 마케팅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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