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영국에서 피부암(흑색종) 발병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영국 피부암 재단(British Skin Foundation)이 자외선 노출의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혁신적인 옥외광고 캠페인 ‘The Burnable Billboard(불타는 빌보드)’를 선보였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원더후드 스튜디오(Wonderhood Studios)가 기획, 제작한 이 캠페인은 런던 웨스트필드 스트랫포드 시티의 메리디언 스텝스, 사우샘프턴 웨스트키의 토템, 맨체스터 루프 스크린 등 영국 3개 도시의 유동 인구가 많은 주요 거점에서 6월 19일 하루 동안 진행됐다. 특히 런던에서는 하루 종일, 사우샘프턴에서는 3시간 동안, 맨체스터에서는 루프 스크린을 통해 캠페인이 전개됐다.
‘The Burnable Billboard’는 세계 최초로 실시간 자외선(UV) 지수를 반영하는 디지털 옥외광고(DOOH) 캠페인이다. 오션 아웃도어(Ocean Outdoor)의 라이브 데이터 피드 기술과 기상 센서 API를 활용해 각 지역의 실시간 UV 수치를 매초 반영, 화면 속 건강한 피부가 점차 자외선에 노출되어 붉어지고, 화상과 수포가 생기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은 피부과 전문의와 AI 기술팀 더 가드닝 클럽(The Gardening Club)의 협업으로, 실제 자외선 노출 몇 시간 만에 피부에 발생하는 변화를 AI로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광고 화면에는 건강한 피부의 클로즈업 이미지가 등장하며, UV 수치가 높아질수록 피부가 실시간으로 타오르고 손상되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와 함께 QR코드를 통해 피부암 재단 공식 홈페이지로 연결돼 자외선 차단 및 피부 보호에 관한 전문가 조언도 제공한다.
이번 캠페인은 영국 피부암 재단이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봄철 날씨에 이미 38%의 영국인이 햇볕에 화상을 입었으며, 31%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기 귀찮다”고 답했다. 또 25%는 “더 진한 선탠을 원해 과도하게 햇볕을 쬐었다”고 밝혔다. 암 리서치 UK(Cancer Research UK) 자료에 따르면, 영국인 중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제대로 보호하는 비율은 27%에 불과하다.
더 가드닝 클럽의 AI 테크놀로지스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토마스 루프(Tomas Roope)는 “건강한 피부의 스튜디오 사진을 바탕으로 피부과 전문의와 협업해 자외선 손상 단계별 키프레임을 만들고, AI 도구를 활용해 수천 장의 중간 프레임을 생성해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된 피부의 변화를 실감나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원더후드 스튜디오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이시 버드(Stacey Bird)는 “AI와 전문가의 지식을 결합해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이번 프로젝트는 모든 참여자에게 큰 도전이었다”며 “영국인들이 햇볕이 잘 들지 않는 날씨에도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피부암 재단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리사 비커스타프(Lisa Bickerstaffe)는 “불타는 빌보드는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해악을 강렬하게 시각화한 캠페인”이라며 “과학적 정보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전달함으로써, 피부 보호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오션 아웃도어 마케팅 책임자 제니퍼 벨(Jennifer Bell)은 “지역별, 시간대별로 실제 UV 정보를 반영해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점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캠페인이 장기간 노출되면서 자선단체의 메시지가 더욱 강력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