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영국 성인의 하루 평균 모바일 사용 시간이 TV 시청 시간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영국의 IPA가 최근에 발표한 ‘2025 TouchPoints’ 자료에 따르면, 15세 이상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모바일 기기가 사상 처음으로 TV를 제치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크린으로 자리 잡았다.
조사 결과, 영국 성인은 하루 평균 3시간 21분을 모바일 사용에 할애하고, TV 시청 시간은 3시간 16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1시간 17분이었던 모바일 사용 시간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TV 시청 시간은 3시간 23분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같은 변화는 젊은 세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15~24세는 하루 평균 4시간 49분을 모바일 사용에, 1시간 49분을 TV 시청에 사용한 반면, 65~74세는 4시간 40분을 TV 시청에, 1시간 47분을 모바일 사용에 할애해 세대 간 미디어 소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기별 사용 시간대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TV 시청은 주로 저녁 시간대에 집중되며, 데스크톱과 노트북은 일반적인 업무 시간(오전 9시~오후 5시)에 사용량이 높고 이후 급감했다. 반면 모바일은 아침부터 취침 전까지 하루 종일 높은 사용률을 보이며 ‘항상 켜져 있는(always-on)’ 미디어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스크린 기반 활동(모바일, TV, 노트북, 태블릿, 게임기 등)을 합치면, 영국 성인은 하루 평균 7시간 27분을 화면 앞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6시간 36분)보다 약 1시간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미디어 이용 시 정서적 반응 차이도 함께 분석했다. TV 시청 시 이용자는 모바일 영상 시청자보다 52% 더 ‘편안함’을 느낄 확률이 높았고, 반대로 모바일 영상 시청자는 TV 시청 대비 55% 더 ‘우울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IPA 부소장 댄 플린(Dan Flynn)은 “이번 데이터는 미디어 소비 진화의 분수령을 보여준다”며 “모바일은 이제 콘텐츠 소비와 소통, 휴식의 중심이 되었으며, TouchPoints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감정으로 미디어를 소비하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임 IPA 리서치 디렉터 데니스 터너(Denise Turner)도 “모바일이 지배적인 스크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TouchPoints는 단순한 사용 시간 수치를 넘어, 광고주·에이전시·미디어 기업이 더 인간 중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