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세계광고주연맹(WF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과 2025년 전 세계 미디어 가격은 각각 4.0%, 4.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장기 평균 수준에 가까운 수치로, 광고주의 연간 미디어 전략 수립에 있어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새로운 경제 정책이 발표된 직후에 이뤄졌으며, 일부 응답자들은 신규 관세가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 변화로 인해 일부 브로커들은 2025년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실제 경기 하강이 현실화될 경우 미디어 단가에는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온도차가 있다. 2025년 기준 북유럽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네덜란드(7%), 독일(6%), 프랑스(5%)는 글로벌 평균을 웃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도 인도네시아(8%), 필리핀(6%), 태국(6%) 등 일부 시장을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예고됐다. 특히 필리핀은 디지털 채널 전반에서 뚜렷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 반면 중국은 지속되는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3% 수준의 제한적 상승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일부 시장에서 가격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 아일랜드, 벨기에, 스페인, 아르헨티나, 터키 등은 전 조사 대비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드는 양상이다.
영국은 여전히 특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요 증가보다는 선형 TV 시청 시간의 급감이 단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청자 1인당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채널에서 2024년과 2025년 인플레이션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검색 광고(Paid Search)만은 예외다. 2025년 미국 검색 광고 단가는 6.3% 상승이 예측되며, 이는 글로벌 평균인 4%를 크게 상회한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들이 검색엔진보다 리테일 플랫폼에서 구매 여정을 시작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AI 기반 에이전트 사용이 확산되면서 전통적 검색 사용이 감소한 데 기인한다. 미국은 이 두 흐름 모두에서 선도적인 시장으로, 향후 동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커넥티드 TV(CTV)는 선형 TV와 유사한 경로를 따르고 있지만, 단가 상승폭은 다소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전문 기업 IPG의 뱅상 르탕(Vincent Letang) 부사장은 예정된 웨비나에서 이러한 변화의 배경과 향후 미디어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금의 불확실성을 위기로만 보지 말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기회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장된 전망이나 비관론에 흔들리지 않고, 데이터 기반 전략과 유연성을 유지하는 광고주가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에비퀴티(Ebiquity)의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마크 게이(Mark Gay)는 “지금은 광고주들이 감정적으로 반응할 시점이 아니다. 자신이 창출하는 가치를 재점검하고, 변동성에 즉각 대응하기보다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할 시기이다. 미디어 공급망 전반에 걸쳐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불안정한 환경을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통제력과 민첩성을 제공한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전략적 명확성과 실행력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OMG의 팀 하우엣(Tim Howett)는 “우리는 지금 국제 통상 정책 변화로 인한 일정 수준의 변동성 속에 있다.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도 그 영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비 지출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인플레이션 환경이 심화된다면 브랜드의 강점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미디어에 대한 투자는 브랜드를 지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는 현재 이와 관련된 시장 심리와 지출 추이를 더욱 촘촘하게 관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