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음? 너 누군데? 초고압으로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준 삼양라면

귀찮음? 너 누군데? 초고압으로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준 삼양라면

  • 홍용기
  • 승인 2025.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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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광고홍보학과 홍용기]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혹은 약속 나가기 전에 끼니를 때워야 할 때, 한상 잘 차려서 먹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이런 상황에 많은 사람들은 간단하게 끓여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을 선택하곤 한다. 소비라이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라면을 취식하는 이유의 45%가 ‘밥 차려 먹기 귀찮을 때’로 나타났듯이 라면은 귀찮음을 해결해주는 음식으로써 우리 삶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속에서 또 다른 귀찮음을 발견해낸 이들이 있었으니…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라면 냄비 설거지의 귀찮음에 대한 공감과 해결을 주제로 한 이 광고 캠페인은 삼양라면 출시 60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리뉴얼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소통 전문가 김창옥 교수가 설거지를 해야 하는 귀찮음에 괴로워하다가, 유튜브 '피식대학'을 운영하는 유튜버 정재형과 함께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를 통해 지친 하루의 귀찮음을 한 그릇 덜어낸다는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이 캠페인의 독특한 점이라면 라면 광고지만 라면이 아닌, 아이템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낸 점을 꼽을 수 있다. 차려 먹는 귀찮음을 피해 라면으로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나면, 우리는 싱크대 앞의 설거짓거리를 마주한다. 삼양라면은, 설거지라는 또다른 귀찮음을 마주하는 이 지점을 주목했다. 우리 모두가 살면서 한 번쯤 느껴봤을 라면 설거지에 대한 귀찮음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해낸 것이다. 직관적이고 빠르게 설거지를 도울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라면 냄비 전용 세척기인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는 이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라면의 취식 과정만이 아닌 처리 과정까지도 간편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삼양라면은 라면 설거지의 귀찮음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올릴 방안을 모색했고, 설거지를 절대 미룰 것 같지 않은 김창옥 교수가 귀찮음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면서 성공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또한, 소비자가 겪고 있는 불편함 - pain point -의 공감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한 초고압세척기라는 이색적인 제품으로 이목을 끌며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삼양라면’을 알렸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Unmet needs(충족되지 못한 욕구)의 발견이 더해졌다고 할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양라면은 다양한 이벤트와 컬래버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설거지를 미룰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사연을 응모 받아 추첨을 통해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와 맞춤 냄비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한 당대에 가장 인기 있었던 유튜브 코메디쇼, ‘피식쇼’와 PPL을 진행하였고 ‘MBC 14F 돈슐랭’, ’쉬케치’, ‘발명왕 밥테일’ 등 다양한 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의 매력을 다각도로 전달하여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표적으로, 응모 이벤트에는 2주 동안 1만 3천 명의 사람들이 몰렸고, 유튜브에서는 캠페인 영상의 조회수가 무려 594만 회를 기록하였다. 이외에도 병맛으로 보다가 공감했다는 반응과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를 실제로도 팔아달라는 긍정적인 반응들을 통해 아이템에 대한 많은 공감을 얻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삼양라면의 초고압세척기 캠페인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결은 바로 소비자와의 상호작용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캐치해낸 인사이트이지 않을까?

이번 캠페인에선 ‘귀찮음에서 비롯된 또 다른 귀찮음’이라는 대단한 인사이트의 발견이 있었다. 삼양라면은 소비자의 일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그들이 어디서 불편을 느끼는지를 정확히 포착해냈다. 그리고 그 불편함 - pain point -을 단지 짚고 넘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이런 게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유쾌하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풀어냈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메세지보다, 공감과 위트를 담아 일상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려는 이 시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광고를 마주치게 되는 요즘, 일방향적인 정보의 전달로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이로 인해 더욱 중요해지는 건 소비자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고충, 즉 pain point를 파악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접점을 만드는 것이다. 삼양라면의 초고압세척기 캠페인처럼 소비자와의 상호작용과 개인화된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쌓는다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많은 브랜드들이 우리가 하고 싶은, 알리고 싶은 메시지보다는 소비자의 불편함에 공감하고 해결해주며 더욱 깊은 관계를 쌓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참고자료

 


홍용기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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