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것은 시대의 발명품입니다” 아이디엇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팀을 만나다.

[인터뷰] “이것은 시대의 발명품입니다” 아이디엇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팀을 만나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3.1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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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퇴근 후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을 때, 잘 차려진 진수성찬을 먹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간단하게 끓이기만 하면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라면은 그야말로 딱이다. 하지만, 한 그릇의 라면 힐링을 다 즐기고 나면, 항상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설거지를 마주하게 된다. 지치고 피곤해서 간편하게 해결하려고 끓여 먹은 라면 뒤에, 세상 불편한 설거지가 남는 상황. 우리들의 싱크대에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라면 냄비들이 한가득 쌓여있다.

이런 상황 속 대한민국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은 라면 설거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를 개발했다. 타 라면 브랜드들이 라면에만 집중할 때, 라면 처리 전 과정에 주목하여 누구나 설거지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시대적인 아이템을 개발한 점에서 이번 캠페인은 따뜻하고 특별하다.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를 기획한 아이디엇을 만나 자세한 제작기를 들어보았다.

아이디엇 넥스트솔루션 팀: 이승재 대표/CD, 이장균AE, 이승훈 AE, 안정헌 AD, 서강민AD, 김정우CW, 박은석ACD (왼쪽부터)
아이디엇 넥스트솔루션 팀: 이승재 대표/CD, 이장균AE, 이승훈 AE, 안정헌 AD, 서강민AD, 김정우CW, 박은석ACD (왼쪽부터)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 캠페인이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뜨거운 화제입니다. 인기 굿즈인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는 카페에서 흔히 사용되는 고압 컵 세척기의 수압과 직경을 대폭 개량하여 만든 ‘세계 최초 라면 냄비 전용 세척기’입니다. 사람들이 지친 일상을 보내고 집에 와 늦은 저녁 라면을 끓여 먹을 때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설거지 부담감을 덜어주고자, 아이템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 캠페인은 라면을 메인으로 두지 않고, 아이템에 포커싱한 광고라서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시도같아요. 기획의도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라면은 1963년에 처음 나왔습니다. 그 이후 국민들의 끼니를 간편하게 해결해주었던 간편식의 대명사였지만, 시대가 바뀌어 배달음식, HMR 등의 간편식 시장이 커져서 어느 순간 귀찮고 번거로운 음식으로 전락해버렸어요. 따라서 저희는 이제 라면이 취식과정이 끝이 아닌 처리과정까지도 간편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고 그것이 브랜드의 생존과도 직결됨을 파악했습니다. 라면이 다시 간편함의 왕좌를 되찾고 더불어 브랜드의 에센스인 “Sympathy” 가치를 접목해 힘들고 지친 시대에 위로를 건낼 수 있도록 라면을 먹은 뒤 설거지에 대한 고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유튜브 영상의 반응도 폭발적인데요. 어떤 콘셉트로 제작하셨나요?

"라면 설거지의 귀찮음에 대한 공감대를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까?"가 중요한 아젠다였던 것 같아요. 절대로 설거지를 미룰 것 같지 않은 국민멘토인 김창옥 교수님을 모델로 했습니다. 귀찮은 냄비 설거지 앞에선 동기부여 연설가인 그 역시도 한없이 게을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라면 냄비 설거지의 귀찮음을 공감할 것이라는 거죠. 그리고 그가 설거지를 미루고 싶어서 강연하는 톤으로 끝없이 변명하는 모습을 유머포인트로 잡고 스토리를 전개했어요. 또한 “진짜 내 마음은 뭘까”를 고민하는 개그맨 정재형과 늘 명확한 삶의 기준을 알려주는 김창옥의 상반된 케미를 통해 영상의 재미를 끌어올렸습니다. 더불어 개그맨 정재형의 접속사 마스터톤을 활용하여 김창옥 교수를 위로해주는 모습으로 영상에 감초를 더했습니다.

각종 SNS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에서 ‘삼양라면초고압세척기 캠페인’이 소개되어 조회수 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의 댓글도 엄청나더라구요. 얼마나 많이 바이럴 되었나요?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댓글이 있었나요?

금요일 저녁에 캠페인을 론칭하고,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SNS에서 우리 캠페인이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어요.  월요일에 출근해보니 이름을 들어봤던 모든 커뮤니티들에 퍼져있었고, 트위터에서 6,000회 이상 리트윗되며 제품 응모 사이트도 폭주하고 있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댓글로는 유튜브 댓글 중 병맛으로 보다가 공감했다는 내용이에요. 우리가 생각한 재미 포인트와 브랜드의 에센스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감사했어요. 이 외에도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를 판매해달라는 댓글들이 많았는데 아이템에 대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 응모이벤트에 무려 1만 3000명이 몰렸습니다. 사람들이 초고압 세척기에 열광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시대 사람들의 니즈를 관통한 것 같아요. 야근이 당연시되고, 모두가 힘든 일상을 보내는 과로사회 속에서 라면 브랜드가 주는 이 새롭고 따뜻한 위로가 진정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닿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설거지의 귀찮음에 대한 공감 및 아이템에 대한 니즈가 적힌 사연이나 네티즌 댓글을 보고,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는 시대적인 아이템이구나를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유튜브 메인 광고 외에도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특별한 전략이 있었나요?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는 시대적인 니즈를 반영하고 있는 아이템이기에, 이 아이템에 대해 사람들의 일상 접점에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위해서는 메인 영상 외에도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위로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채널들과 적극 협업해 삼양라면 초고압세척기에 내포된 의미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했습니다. 현재 사람들에게 코미디를 통해 위로를 주는 ‘피식쇼’, ‘MBC 14F 돈슐랭’, 공감 가는 스케치 비디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쉬케치’, 엉뚱한 상상력으로 사람들의 숨은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발명하는 ‘발명왕 밥테일’, ‘아이디어보부상’ 등 다양한 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의 매력을 다각도로 전달하려 했습니다.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수개월 간의 여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에 남습니다. 회의실에서 다 함께 머리를 싸매고 탄생시킨 아이디어가 아이템과 결과물로 실현될 때가 감격스러웠어요. 더 좋은 세척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세척기 개발에 투자한 시간이나 더 재밌는 영상물을 만들기 위해 회의와 촬영, 녹음을 거듭했던 노력들이 많은 응모자 수와 각종 SNS, 커뮤니티 확산 등 소비자 반응으로 보답받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응모이벤트가 성황리에 무사히 종료되고, 현재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 당첨자분들에게 순차적으로 보급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있어요. 당첨자분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세요.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가 당첨자분들의 설거지 부담감을 줄여주어, 좋아진 내일을 선물하기를 소망하겠습니다. 또한, 당첨되지 못한 분들께는, 아쉬운 마음을 전하고 더 좋은 캠페인으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어요.

클라이언트인 삼양라운드스퀘어와는 처음 작업을 해본 걸로 알고 있는데 어땠나요?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며 마케팅에 대해 저희가 많이 배웠습니다.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확고했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젊은 감각에 놀랐습니다. 또한 에이전시가 충분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전폭 지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캠페인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향후 아이디엇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요즘 시대의 광고는 무엇일까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한 편의 영상을 통해 브랜드의 메시지를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게 과연 정답일까? 어쩌면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오히려 사람들의 일상 접점으로 다가가 그들이 마주한 고충을 직접 해결 수 있다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광고의 소재이자 브랜드의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요. ‘삼양라면 초고압 세척기’ 역시 그런 아이디엇의 철학을 바탕에 두고 탄생하게 된 제품이고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대에 발맞춰 사람들의 일상 접점에서 내면 깊이 원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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