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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기사는 차이커뮤니케이션 뉴스레터 포스팅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에이전시들의 웹사이트가 달라지고 있다.
챗GPT, 퍼플렉시티처럼 AI 기반 플랫폼이 새로운 검색 창구로 떠오르면서 에이전시들은 잠재 고객에게 더 잘 노출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AI가 화려한 디자인보다 단순하고 구조화된 텍스트 정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감각적인 이미지와 영상으로 브랜딩을 강조해온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와 브랜드들도 기존 웹사이트를 개편하는 중이다. 일부는 AI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텍스트 전용의 별도 레이어를 만드는 방안까지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AI에 대응하기 위한 에이전시들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에이전시를 찾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이제 브랜드들은 챗GPT, 퍼블렉시티 같은 AI 검색 도구에 ‘이런 걸 잘하는 에이전시 알려줘’라고 먼저 묻고, 그 답변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실제 검색 결과에 등장하는지 여부가 에이전시에게는 곧 ‘첫 관문’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요즘 에이전시들은 ‘AI에게 우리는 어떻게 보일까?'를 자가진단하며 자사 콘텐츠 구조를 다시 정비하고 있다.
AI에 잘 검색되는 에이전시가 선택될지도
실제로 글로벌 이커머스 전문 에이전시 P3 Media는 한 클라이언트로부터 “너희에 대해 챗GPT에서 먼저 검색해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AI 검색이 실질적인 에이전시 탐색 루트가 되었음을 체감하게 되었다.
이런 사례들이 늘어나자 많은 에이전시들은 자사 웹사이트가 AI에게 잘 검색되는지 점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광고·마케팅 에이전시 VML은 “고객 경험 잘하는 에이전시 알려줘” 같은 질문을 AI에 입력해 자사 노출 현황을 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웹사이트 콘텐츠를 재정비했다. 이들은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는 것.

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 NoGood은 아예 Goodie라는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 툴을 활용해 수천 개의 질문에 자사 이름이 얼마나 자주, 어떤 맥락에서 등장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오래된 팀 정보나 신뢰도 낮은 출처가 인용되고 있다는 문제를 발견하고, 관련 정보를 보완하기 위해 외부 매체에 직접 수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브랜드가 묻고, AI가 답하는 구조 안에서 에이전시들은 점점 더 ‘AI에 잘 읽히고, 신뢰받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정비해가고 있다.
에이전시들은 오랫동안 웹사이트를 ‘브랜드의 얼굴’로 활용해왔다.
강렬한 비주얼, 센스 있는 연출, 그리고 감성적인 인터랙션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AI가 정보를 판단하고 전달하는 시대에는 ‘멋진 것’보다 ‘명확함’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디자인보다 구조, 상징보다는 설명, 그리고 감각적인 분위기보다 읽기 쉬운 한 줄이 주목받고 이유다.
텍스트 없는 감성, AI는 못 읽어요!
“우리는 감각적인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사람들에게 흥분과 혼란을 자아내는 요소들로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기계에게는 정말 낯선 개념이죠"
‘Diko’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Diko Daghlian
AI 검색이 일상화되면서 에이전시들도 자사의 웹사이트나 온라인 활동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강점이라 여겨졌던 창의적인 연출이나 감각적인 디자인, 인터랙션 요소 등이 오히려 AI 검색에는 불리하고 때로는 방해까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에이전시는 보통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캠페인을 설명하는 긴 글보다는 이미지와 영상 중심의 임팩트 있는 방식을 택해왔다. 문제는 AI 검색이 텍스트 기반의 정보를 우선적으로 수집하고 판단하기 점이다. 한때 감각 있는 웹사이트로 ‘일 잘하는 곳’이라 불렸던 에이전시들이 정작 AI 검색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Diko는 그동안 ‘몰입감 있는 연출’로 주목받아 왔다. 화려한 컬러, 빠르게 움직이는 레이아웃은 물론 파리로 변하는 마우스 커서 같은 위트 있는 인터랙션 요소들까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점이 강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사 웹사이트를 AI가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지 점검하며 기존의 방식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Diko는 텍스트 중심 구조로 보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다. 예를 들면, 텍스트 전용 레이어를 따로 만들어 핵심 정보를 AI가 바로, 더 명확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는 방식이다.

반면, 디자인 에이전시 Gus는 Diko와 다른 방식으로 AI에 대응하고 있어요. Gus는 초기부터 텍스트 중심의 웹사이트를 운영해왔다. 비주얼이나 인터랙션이 아무리 인상적이라 해도 있어도 설명이 부족하면 결국 사람들에게 핵심 정보도 주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텍스트로도 충분히 설명하는 방식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Gus의 이런 ‘고집’ 덕분에 AI 대응에 좀 더 쉬울 수 있었다. 시각적인 요소가 AI 검색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텍스트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콘텐츠를 텍스트로 풀어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고 이런 방식이 AI가 브랜드를 더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Gus는 감성 위주의 디자인을 최소화하고 이미지와 인터랙션 속에서도 핵심 정보가 누락되지 않도록 텍스트 보완을 강화하고 있다. 감성과 텍스트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Gus의 철학으로 AI 시대에 적합한 웹사이트를 완성해가고 있다.
정보 위치가 ‘더’ 중요해요!
글로벌 광고·마케팅 에이전시 VML은 "무엇이 써 있는지뿐 아니라 어디에 써 있는지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AI는 콘텐츠가 눈에 잘 띄는지보다 몇 번째 섹션에 있는지,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등 섹션의 배치와 위치, 접근성 등으로 정보의 중요도를 판단한다. 아무리 잘 정리된 문장이라도 웹사이트 하단이나 몇 번 클릭해야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AI는 해당 정보를 ‘덜 중요한 내용’으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거나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어야 하는 주요 정보라면 메인 페이지 가까이에 배치하는 게 좋다. 또한 alt-text, 설명이 포함된 파일명, 섹션 제목 등 보도 텍스트도 AI가 읽기 때문에 함께 갖추는 이도 유리하다. 사용자에게는 눈에 띄지 않는 세부 요소들이 AI에게는 곧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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