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조작할 수 있다면? 프라이밍 효과(Priming effect)와 광고

소비자를 조작할 수 있다면? 프라이밍 효과(Priming effect)와 광고

  • 김동후
  • 승인 2019.01.24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지 셔터스톡
이미지 셔터스톡

광고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광고의 내용 혹은 광고 주체인 브랜드 간의 관계가 긴밀해야한다. 소비자 심리와 행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Congruent effect(일치 효과)은 소비자의 기존 지식이나, 소비자의 성향이 광고 내용이나 브랜드 이미지와 일치할수록 소비자의 만족도나 브랜드 선호도가 증진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광고가 대중 매체를 이용하는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일종 임을 감안할 때, 개별 소비자의 취향과 사전 지식을 고려하여 광고 메시지를 선정하고 광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만일 광고 기획자가 소비자로 하여금 그 광고를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나마 소비자를 조작할 수 있다면 좀 더 효과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프라이밍 효과(Priming effect)는 이러한 측면에서 하나의 해결점을 제시할 수 있다. 프라이밍 효과는 기본적으로 선행적으로 처리된 정보의 의해 생성된 특정 개념이, 이어지는 정보의 해석에 영향을 주는 효과를 뜻한다. 가령, 사람들에게 야구나 농구와 같은 팀 스포츠를 계속 보여주고 나서 본인들의 자아 개념(예를 들어 자기 구성 개념-self-construal)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면, 평소에는 독립적 자아 (independent self-construal)을 가지고 있던 사람일지라도, 한시적으로 상호 의존적 (interdependent self-construal)성향을 보이게 된다. 반대로 골프나 테니스와 같은 개인 스포츠를 계속 보여주고 나면, 사람들은 평소보다 더 강한 독립적 자아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 (Sung & Choi, 2011).

광고가 매스 미디어에 의해 전달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광고가 소비자에게 노출되기 이전에 소비자는 TV 프로그램이나 신문 기사와 같은 어떠한 상황적 조건에 처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버라이어티 쇼와 같이 오락적 내용의 프로그램을 시청한 소비자는 일시적으로 정보를 처리함에 있어, 감정적 면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다. 이 경우, 긍정적인 감정에 소구하는 광고를 바로 노출시키는 것이 소비자로 하여금 그 광고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근래에는 광고의 이러한 상황적 조건 뿐 아니라, 미디어 자체의 특성을 이용해서 소비자 자아 개념에 영향을 주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많은 종류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각기 다른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동기들은 그 미디어의 속성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인스타그램 (Instagram)과 핀터레스트 (Pinterest)를 비교해보면, 인스타그램의 경우 대외적으로 본인의 삶을 긍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네크웍을 강화하고 증진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반면 핀터레스트는 사용자가 선호하고, 필요로 느끼는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인스타그램의 경우, 남들이 자신의 포스팅을 어떻게 생각할지가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되고, 이로 인해 남들의 시선을 중시하는 자기 감시 (self-monitoring)가 강화된다. 반면, 핀터레스트는 자신에게 중요한 정보를 수집, 저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들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지 않게 된다.

최근 광고 실험 연구는 이러한 미디어의 사용자 자아 개념에 대한 영향력과 광고 효과의 관계를 조사했다. Kim과 그의 동료들은 (2017) 소셜 미디어가 사용자의 자기 감시(self-monitoring)에 주는 영향을 입증했고, 소셜 미디어에 의해 영향을 받은 자기 감시(Primed self-monitoring)가 광고 메시지 선호도에 다시 영향을 주는 것을 발견했다. 20분간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게 한 후 (Instagram 혹은 Pinterest), 사용자의 자기 감시 정도를 측정했더니, 인스타그램을 사용한 사용자는 사용 전보다 자기 감시 정도가 심해졌고, 핀터레스트 사용자는 그 정도가 약화되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이렇게 미디어 영향을 받은 사용자들은 광고를 평가하는 데도 다른 의견을 보였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이미지 중심 광고를 제품 속성 광고보다 선호한 반면, 핀터레스트 사용자는 제품 중심 광고를 선호했다.

미디어의 Priming 효과를 이용한다면,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더 적합한 광고를 제공할 수가 있고, 이는 광고 효과 증진과 연결이 될 수 있다. 미디어 Priming 효과는 자기 감시 개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어떻게 사용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미디어 Priming 효과가 전반적 소비자 환경에서 입증이 된다면, 미디어 전략은 물론, 광고 제작에 까지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