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남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많은 남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
  • 황인선
  • 승인 2019.03.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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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오든 하노이 협상이 불발이 되든 어쨌든 봄이 오고 있다. 봄이 오면 도시는 다시 깨어날 것이다. 도시가 깨어나면서 축제가 다시 시작할 것이다. 도시와 축제는 어떤 관계여야 할까? 이번엔 축제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도록 하겠다.

오늘날 축제는 대부분 관광형 축제로 무게중심이 옮기는 것 같고 또한 그러다 보니 기업에서 하는 이벤트와 많이 오버랩되는 것 같은데 원래 축제는 그렇지 않았다.

이미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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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祝祭 , Festivals, feats)

축제는 <문학비평용어사전>에 따르면 개인 또는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결속력을 주는 사건이나 시기를 기념하여 의식을 행하는 행위이다. 축제를 의미하는 'festival'은 성일(聖日)을 뜻하는 'festivalis'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종교적 기원으로서의 축제는 강력한 사회통합력을 지니며 성스러운 존재나 힘과 만날 수 있는 의사소통 수단이 되기도 한다.

역사학에서는 흔히 축제를 두 개의 상이한 모델, 즉 뒤르켐적인 모델과 프로이트적인 모델로 구분하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켐은 기능적 입장을 취하는데 그는 종교를 개인적이고 신비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사실로 보며, 축제를 "사회적 통합을 위해 기능하는 일종의 종교적 형태"라고 규정한다. 그에게 있어서 축제 개념은 제의(rite)와 동일하다. 그에 반해서 프로이트는 역시 그답게 축제를 공격성과 즉흥성, 디오니소스적인 부정과 인간 본능을 억압하는 것의 폐기, 해방을 향한 문화라고 본다. 즉 그에게 있어 축제는 통합과 질서의 유지라기보다는 '금기의 위반, 과도함과 난장트기'이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계승하여 축제와 민중문화의 연관성을 밝힌 미하일 바흐친(Bakhtin)은 대화주의 입장을 취하는데 그는 카니발을 축제의 가장 전형적인 예로 들었다. 즉 카니발에서 보이는 역할 전도성(평민이 귀족이 되고 왕이 거지가 되는), 비일상적 성격을 축제의 가장 기본적인 성격으로 지적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호이징가(Huizinga)는 『호모 루덴스』에서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라고 하였다. 그는 제의와 놀이 그리고 축제가 근본적으로 유사하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일상생활의 공간적 분리 혹은 격리,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진지한’ 집중 그리고 그에 따른 일종의 ‘생활의 정지’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속성이다. 태국의 송크란 축제, 일본 하카다의 야마카사 축제, 벨기에의 뱅슈 카니발 등이 그런 것이다.

이상의 정의들을 보면 축제는 성스러운 영역이 세속적인 영역 속으로 편입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일상생활의 단절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성·속의 구분에 기초한 일종의 의례적 사건이나 집단적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 많은 남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내가 여러 축제를 가보면 한국인은 잘 참여하지도 않으며 축제를 즐기지를 못한다. 가더라도 기승전, 먹...먹자판 일색인 경우가 많다. 그나마 요즘 예술축제들이 활성화되면서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예술을 즐기는 경향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위안이다. 그러나 20-30대 남자들 비중은 여전히 적다. 아마도 술, 게임, 도박, 일드 미드 속으로 잠적해서 그럴 것이다. 그러면 축제 감수성이 남녀 간 현격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과거 전통 시대 축제는 지역 남성들이 주도했다. 그러던 것이 대부분 일제 강점기 시절 탄압을 받아 축제의 맥이 거의 끊기고 사라졌으며, 산업화 정보화와 함께 공동체는 또한 해체되었다. 여기에 더해 지역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축제를 이용한 역사 탓도 있다. 1990년대 이후 관 주도로 활성화하는 축제는 성(聖) 보다는 세속적인 놀이의 성격이 짙어졌다. 그래서 순수하지 못하며 앞에 축제의 정의에서 나온 대로 일탈, 생활의 정지, 해방 등의 축제정신이 약해졌다. 축제를 보면 사람이 보이고 지역이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이유다.

이제 곧 5월 말부터 춘천마임축제부터 수원연극제, 장흥물축제, 통영한산대첩축제, 부산거리예술제, 서울거리예술제 등이 잇따라 열린다. 이들은 도시 한 복판에서 벌어지는 축제다. 어디론가 사라진 남자들이 다시 축제 속으로 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황인선

전 제일기획과 KT&G 근무. 현재 (사)춘천마임축제 총감독, (주)브랜드웨이 대표. 경희 사이버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겸임 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소통 분과위원장. 저서 <동심경영>, <꿈꾸는 독종>,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컬처 파워>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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