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주고 만화를 보게 하는 방법 - 불법복제 만화사이트 강제 폐쇄가 정답일까요?
제값 주고 만화를 보게 하는 방법 - 불법복제 만화사이트 강제 폐쇄가 정답일까요?
  • 윤혜진
  • 승인 2019.04.17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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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관광체육부는 국내 최대 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인 “마루마루”를 폐쇄하였으며, 사이트 운영자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운영자는 미국 도메인 서비스업체를 통해 사이트를 개설하고, 수시로 도메인 주소를 바꾸는 등 국내단속을 피해 왔고, 불법복제 만화저작물 4만여건을 저장해 놓은 웹서버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부당한 광고 수익을 챙겼습니다. 2017년에는 마루마루가 저작권자, 번역본 출판권리를 부여받은 출판사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청와대 국민청원도 있었습니다.

저작권자는 저작물을 복제, 전시, 배포, 대여할 권리를 가지는데요. 저작권법상에서의 “복제” 는 “유형물에고정하거나 다시 제작” 하는 것이고, 유형물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마루마루가 불법복제만화를 유형물인 서버에 저장하였으므로,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한 것입니다. 또한, 외국 신작 만화의 번역본도 제공하였는데, 만화 번역을 하거나 사이트를 관리한 자들도 2차 저작물(번역본)작성권 침해로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만약 저작물을 복제하여 유형물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직접 해당 저작물에 링크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까요?

만화교환사이트인 “츄잉” 은, 만화 또는 만화동영상의 번역본을 서버에 저장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로 하여금 자료들이 게시된 해외 블로그에 직접 링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한국어 번역본 출판에 관한 권리를 부여받은 대원씨아이㈜가 츄잉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하였는데요. 대원씨아이㈜는 저작권 침해행위 뿐 아니라, 저작권 침해 행위의 방조책임까지 주장하였는데, 결과는 “링크 자체는 복제나 전송이 아니고, 츄잉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방조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링크는 저작물의 복제나 전송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작권법에서의 복제는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 하는 것이고, “전송”은 공중송신 중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저작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링크는 이용자가 링크하여 저작물에 직접 연결한다 하더라도, 웹사이트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의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일 뿐, 복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링크를 하여 해당 저작물을 열람 또는 다운로드한 이용자는 저작권 침해의 책임이 없으며, 링크를 제공한 웹사이트도 링크로 인하여 저작권 침해행위를 용이하게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저작권 침해행위의 방조책임도 지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링크가 “전송권” 침해에도 해당하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법원은 “링크 자체는 전송이 아니다” 라고 하였지만, 링크를 클릭한 이용자의 컴퓨터로 저작물이 전송되므로, 츄잉은 전송권 침해에 대한 방조책임을 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링크가 전송권 침해라면, 아마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저작권 침해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 되겠지만요.

같은 취지로, 야후코리아는 전자게시판 서비스 및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인 블로그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상세보기 서비스를 제공하였는데요. 이 개인 블로그는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이미지가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은 야후코리아가 개인 블로그에 링크되도록 하는 행위는 복제권이나 전송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링크행위라고 하여 무조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링크에는 4가지가 있습니다. 단순링크는 다른 웹사이트의 초기화면으로 연결시켜주는 일반적인 링크이고요. 단순링크는 저작물의 복제나 전송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딥링크(deep link) 는 다른 웹사이트의 초기화면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존재하는 특정 페이지에 직접 링크하는 것으로, 사안에 따라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프레이밍 링크(framing link) 는 다른 웹사이트의 일부를 자신의 웹사이트 속에 직접 구현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전송권 침해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베디드 링크(embedded link) 는 동영상이나 음악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파일만을 링크해서 재생할 수 있도록 플레이어를 직접 게시물에 구현하는 것으로, 전송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어떨까요? 스트리밍이란 음악 파일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파일로 나누어 물 흐르듯 연이어 보내는, 실시간 전송방식입니다.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자 입장에서는, 음악파일을 복제하여 저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복제권 침해가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겠죠? 뮤지컬 공연을 녹화하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한 사건에서, 법원은 일반공중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인터넷을 통해 서버에 접속하여 송신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전송권 침해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벅스뮤직”과 관련된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월드뮤직엔터테인먼트 등 5개 음반사는 벅스뮤직이 무단으로 컴퓨터 압축파일로 복제, 배포하였다는 이유로, 음반복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습니다. 벅스뮤직은 이용자의 컴퓨터에 P2P 방식으로 음악 파일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스트리밍이므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음반에 수록된 가요가 컴퓨터 압축파일의 형태로 변환, 저장되어 있으므로, 복제에 해당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요. 이 결정이 내려지자, 소니뮤직코리아 등 국내외 음반사와 연예기획사는 기다렸다는 등, 벅스뮤직을 상대로 똑같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였습니다.

한편, “소리바다” 역시 분쟁에 휘말렸었는데요. 벅스뮤직과 다른 점은, 소리바다는 다수의 성명 미상인 회원들이 서버에 접속해서 음악파일을 전송받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리바다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 파일(MP3) 을 상호 교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용자가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여 컴퓨터에 설치, 실행하면, 소리바다의 서버를 통하여 접속자들과 연결되고, 음악파일을 보유하고 있는 접속자로부터 파일은 전송받아 직접 듣거나, 자신의 디렉토리에 저장하여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개인들이 소리바다를 통하여 노래를 주고 받는 행위를 일종의 불법복제로 보아 저작권 침해라고 판단하였으나, 소리바다에는 저작권 침해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소리바다에게는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방조책임이 있을 뿐이었고요.

소리바다는 회원들을 일일이 관리할 수 없다는 항변을 하였으나, 법원은 방조책임은 실제 불법복제가 이루어지는 장소, 일시 등을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고, 실제 복제행위를 행하는 이용자가 누구인지 확정적으로 인식할 필요도 없다는 이유로, 방조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SKT의 멜론이 등장하였는데요. 이 판결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퍼지게 되면서, 현재는 지니뮤직, 엠넷 등의 유료 음원 사이트가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다시 불법복제 만화사이트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마루마루 사이트는 폐쇄되었지만, 유사 사이트가 도메인 주소를 바꿔가면서 여전히 운영 중이고, 심지어 바뀐 도메인 주소를 알려주는 사이트까지 버젓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결국 불법사이트를 강제 폐쇄해도 무료 만화를 원하는 수요자가 있는 한, 유사 사이트는 계속 생겨납니다. 불법사이트의 수익은 광고에서 나옵니다. 이용자들이 저작권을 제대로 인식하고 접속하지 않는다면, 불법사이트들도 광고수익이 줄어 자연스럽게 폐쇄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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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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