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춤을] 영원한 동지
[광고와 춤을] 영원한 동지
  • 황지영
  • 승인 2019.06.0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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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노년기란 생각은 비교적 새로운 것이다. 최근까지도 개들은 양떼들을 일렬로 몰기 위해 그리고 먹이를 찾기 위해 사육되었던 실용적인 일꾼이자 지각없는 피조물로 여겨졌다. 편안하고 행복한 노년기를 보내는 개라는 견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개들은 우리와 강력하게 감정을 교류하는 완전한 자격을 갖춘 가족구성원으로 등극했다. 광고 속의 골든 리트리버는 행복한 노령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관절염은 ‘어떤 견종에도 일어날 수 있는 고통스런 질병’으로 정의된다. 건강한 체형, 활동성의 기표들로 미루어 보건대 광고 속 노령견 골든 리트리버의 관절염은 나이로 인한 것이다.

부드러운 ‘잔디 위’, ‘울타리 너머’란 기표는 개에게 필요한 2가지 환경을 지시한다. 나이든 개에게는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세계’가 필요하며 동시에 활동적인 조렵견에게는 호기심과 사냥 본능을 충족시켜줄 ‘야생의 세계’가 필요하다. 스프링쿨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을 맞으며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린 채 눈을 감고 활짝 웃고 있는 아이는 완전한 ‘열락’의 상태를 보여준다. 아이와 개는 왼발을 들어 올린 채 나란히 달리고 있다. 두 발 아이와 네 발 개가 보여주는 호흡의 일치는 이들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오랜 시간을 함께 공유해 왔음을 의미한다.

개의 눈높이에 맞춰진 앵글은 견주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안전한 세계를 함축한다. 리트리버가 향하는 좌측 방향의 앞에는 개봉된 리마딜 한 알이 놓여 있다. 이 역시 ‘부재하는 당신’, ‘견주’의 현존을 지시한다. 개의 시선은 좌측 전방에서 자세를 낮춰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당신을 향하고 있다.

한편 우측 하단의 작은 이미지에서 리트리버는 높은 울타리를 뛰어 넘고 있다. 로우앵글은 개의 활력, 최상의 건강상태를 내포한다. 개의 앞 다리와 몸통부위에 배치된 ‘RIMADYL’은 리마딜 효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왜 우리는 개에게 매료되는 걸까? 왜 그들의 건강과 복지에 무한한 책임을 느끼는가? 한 가지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나바호 인디언 사이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인디언들의 신이 동물과 인간을 구별 짓기로 결정했다. 그는 대지를 갈랐고 대지의 골은 점점 깊어져 절벽이 생기기 시작했다. 두 개의 세계가 분리되려는 순간, 대지의 절벽을 뛰어 넘어 인간세계로 건너 온 유일한 동물이 개였다. 그날 이후로 개는 인간의 영원한 동지이자 친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당신의 개에게서 관절염의 고통을 줄여주라. 아이들에게 그들의 절친을 돌려주라’는 명령은 타당해 보인다. 광고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인 리마딜이 관절염으로 인한 실제 고통을 경감시켜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리마딜은 노년기 개의 행복을 약속한다. 당신의 개는 예전처럼 어린 친구의 곁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 동지와 함께 사냥터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개는 특별하니 드물게 발생하는 리마딜 부작용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황지영 경성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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