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광고 노하우(2) : 화면에 깊이를 만드는 3가지 방법

영상광고 노하우(2) : 화면에 깊이를 만드는 3가지 방법

  • 정상수
  • 승인 2019.06.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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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감독, 데마에 제품을 걸고 찍자!”

데마에? 영상광고 촬영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일본어 데마에(てまえ)’바로 앞(right before)’이란 뜻이다. 인물이나 배경을 찍을 때 카메라 바로 앞에 제품을 걸쳐서 찍자는 뜻이다. 광고현장에는 유난히 외래어가 많다. 출판과 방송, 건설 현장에도 많다. 모두 우리말로 순화해야 하지만, 급한 대로 뜻은 알아야 일이 된다.

그런데 왜 꼭 데마에걸고 찍으라는 걸까? 화면에 깊이를 만들기 위해서다. 카메라 바로 앞에 무언가를 걸고 찍으면, 밋밋하던 화면에 갑자기 깊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밋밋한 화면으로는 순간적으로 시청자의 주목을 끌기 어렵다. 영상광고를 만들 때는 화면의 깊이에 신경 쓰자. 물론 일부러 평면적인 2D의 느낌을 주는 것이 의도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화면이 계속 움직이는 영상광고에서는 입체적인 3D의 느낌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화면에 깊이를 만들자.

첫 번째 방법은 화면 안의 화면(Frame in the Frame)” 기법이다.

아무래도 밋밋해 보이는 장면을 찍을 때 유용하다. 여기서 앞의 프레임(Frame)’은 창문 같은 을 말한다. 뒤의 프레임은 카메라의 뷰 파인더(View finder)’를 말한다. 그러니까 모델을 찍는다면 그냥 찍지 말고, 모델과 카메라 사이에 창틀을 걸고 찍으면 좋다는 것이다. 그러면 갑자기 화면에 깊이가 생긴다. 영화에서 자주 쓰는 기법이다. 남의 집이나 사무실을 밖에서 훔쳐보는 느낌이 들어 작은 극적 재미를 줄 수 있다. 독일인 네스카페 광고주 사장이 스토리보드에서 브랜딩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스토리는 좋은데 중간에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일주일 동안 다투다가 커피 마시는 장면에 로고가 박힌 유리창을 살짝 걸고 찍는 것으로 합의했다. 성공했다. 드라마도 해치지 않고, 브랜딩도 자연스럽게 하고.

프레임 걸고 찍기(Frame in the Frame)
1. 프레임 걸고 찍기(Frame in the Frame)

두 번째 방법은 무언가를 데마에걸고 찍는 것이다.

화면에 깊이를 주기 위해 피사체 앞에 무언가를 걸고 찍어보라. 사무실 장면이라면 모델 앞에 노트북을 슬쩍 걸쳐서 찍는다. 커피 컵도 좋고, 사무실의 파티션도 좋다. 결혼식장에서 긴장한 신부를 찍던 비디오 촬영기사 아저씨가 갑자기 단상의 꽃을 뽑더니 카메라 앞에 걸고 찍는 모습을 본 적 있다. 모두 놀랐지만 영상은 멋지게 나왔다. 작은 계산으로 깊이 있는 화면을 만든 것이다. 검은 도화지에 옛날식 열쇠구멍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 카메라 앞에 대고 찍으면 실제로 유럽의 500년 된 호텔 방을 훔쳐보는 장면을 얻을 수 있다.

무언가 걸고 찍기(데마에:てまえ)
2. 무언가 걸고 찍기(데마에:てまえ)

세 번째 방법은 오버 더 숄더 샷(Over the Shoulder Shot)”이다.

남녀 모델 두 명이 나오는 장면에서 남자를 찍을 때 여자의 어깨를 카메라 앞에 걸고 찍는다. 여자를 찍을 때도 남자의 어깨를 걸고 찍는다. 상대의 어깨 너머 찍는 화면이라 오버 더 숄더샷이라 한다. 화면에 깊이를 만들어주어 시청자가 둘의 대화에 몰입할 수 있다.

오버 더 숄더 샷(Over the Shoulder Shot)
3. 오버 더 숄더 샷(Over the Shoulder Shot)

지금 스마트폰을 켜고 옆에 있는 사람을 찍어보자. 한 장은 여권 사진처럼, 다른 한 장은 무언가를 데마에걸고.

 

정상수 청주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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