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Tech] 경험소비 시대
[AD & Tech] 경험소비 시대
  • 주종필
  • 승인 2019.08.14 08: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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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이후 지구환경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활 방식도 빛의 속도로 변화해 왔다. 특히, 인간의 소비 생활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기술발전과 경제 성장에 힘 입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전까지 사람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사용(Use)'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면, 이제는 단순한 사용의 관점을 넘어 구매 과정을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하는 '경험(Experience)'에 가치를 둔다.  

다시 말해, 구매로 인한 편익이 기능과 가격으로 구성되는 '사용(Use)' 중심의 단계에서 감성적 충족과 심리적 만족감에 기반하는 '경험(Experience)' 중심의 단계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진화의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단계별로 해당하는 상품을 접목해 보면 구매의 변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구체화할 수 있다. 

우선, 기저층인 1단계의 생리 욕구(Physiological Needs)에 해당하는 상품은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에 관한 것이다. 2단계 신체 안전의 욕구(Safety)는 불의의 사고나 질병에 대비할 수 있는 건강보험이나 자동차 보험 등이 해당된다.  1단계와 2단계에 걸쳐있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 행태는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것을 구매하는 것을 최선으로 삼는다.  

때로는 사용 용도에 따라 가격과 품질간의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고품질 상품을 원하면 비싼 가격을 감내함)가 일어나기도 한다.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대부분 사람들의 소비 패턴 이와 같았다. 

이런 구매 패턴을 '사용중심소비(Use Centric Comsumption)'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생활 수준이 나아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은 놀라운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고, 후진국의 형편없던 생활수준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생존과 안전의 문제를 해결한 인구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으며, 더 이상 1,2 단계의 '사용중심소비(Use Centric Consumption)'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진입하는 그 다음은 무엇일까?

1999년에 SK Telecom이 런칭한 브랜드 'TTL'을 보자.  

당시 TV광고로 TTL로고와 함께 토마토를 맞는 소녀를 등장시켰는데, 기성세대에게는 이상하게 보였으나, 1020 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광고를 필두로 TTL Zone (무료로 인터넷과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공간) 등을 통한 새로운 경험은 비싸고 아저씨 냄새나서 등을 돌리려던 그들을 SK Telecom으로 다시 향하게 하였다.  

TTL은 통신사업에서 통화품질이 얼마나 좋은가를 따지는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사용중심소비(Use Centric Consumption)' 차원에 이어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Experience)'을 제공해 주는가의 '경험중심소비 (Experience Centric Consumption)'로 전환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TTL 광고, 모델 임은경
TTL 광고, 모델 임은경

경험중심소비의 출발점인 3단계 소속감과 애정에 대한 욕구는 가족과 따뜻한 추억을 만들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느낌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특성은 새로움(Newness)과 놀라움(Surprise)을 줄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중성(Popularity)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인 산업군으로 '테마파크'를 들 수 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보자. 

2016년 5월에 문을 열어 3년 남짓 운영되고 있는데,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2018년도에는 12백만명이 방문하여 전 세계 테마파트 중 방문자 수 기준 8위이다. 

상하이에 위치하고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가족 단위, 마을 단위 또는 학교 단위로 방문하면서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여겨진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디즈니랜드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꿈과 환상의 콘텐츠 뿐 아니라 새롭게 선보이는 독특한 놀이기구(Tron : 100km 속도의 바이크를 맨몸으로 타는 기구)를  제공하고 있어서 방문하는 고객에게 새로움과 놀라움을 제공하고 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에만 있는 Tron
상하이 디즈니랜드에만 있는 Tron

하지만, 다른 디즈니랜드 (LA, Florida, Hongkong 등)에 대비하여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고객경험 차원에서 다른 점이 있다. 

필자가 직접가서 경험한 바를 예로 들면 입장을 위한 대기줄은 길기도 하지만, 소지품 검사로 개인별 소요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대기 구간에 강렬한 뙤약볕을 막을 차양막 하나 없다. 또한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대표 어트랙션(Attraction)인 '소린'(Soring : VR을 통해서 전 세계를 맨 몸으로 비행하는 것 같은 기구)을 탈 때는 3시간을 기다려서 마침내 놀이기구에 앉았으나, 어트랙션 안내인이 갑자기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중국어로 야단치듯 안내하여 황당함을 겪었다. 알고보니 안전밸트 조임을 다시 확인하라는 뜻이었다. 

차양막 하나 없는 입장 대기줄
차양막 하나 없는 입장 대기줄
놀이기구 Soaring : 고객을 Managment 하려는 태도를 견지하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직원
놀이기구 Soaring : 고객을 Managment 하려는 태도를 견지하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직원

이런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고객서비스(Customer Service) 태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고객이 불편해 하는 것은 제거하고 좋은 기분은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고객케어(Customer Care)의 접근이 아니라, 고객이 처음보는 놀이기구를 이용하면서 혹시라도 발생할 지 모르는 안전사고를 사전에 철저히 예방하고자 하는 고객통제(Customer Control)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측면에서 추측해 보면,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타켓 고객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확고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방문하는 고객이 기대하는 경험소비의 수준을 알아내고 딱 그 정도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 

타켓 고객은 여러 측면에서 분류할 수 있겠지만, 눈에 띄는 몇 가지 힌트를 쉽체 찾을 수 있다.   

우선, 디즈니랜드 파크 내 거리에서는 목이 말라도 위챗페이나 알리페이가 없으면 생수를 구매할 수 없으며, 많은 직원들과 간단한 영어를 통한 소통도 쉽지 않다. 즉, 타켓 고객은 철저히 내국인인 중국인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면 좋겠지만, 그들이 주요 타켓은 아니다. 구태여 타켓 고객을 전세계인로 넓히지 않아도, 현재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전세계 디즈니랜드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다.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3단계 경험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더 넓은 범위로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성장하는 새로운 사업기회 영역 (Rising Opportunity Business)으로 포지셔닝할 것이다. 이미 중국에는 테마파크 사업의 강화에 대해 치열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4단계 존경 욕구는 3단계 수준의 새롭고 신기한 경험에 더하여 나만의 취향에 맞춘 고급스럽고 특별한 (Personalized, Qualified and specailized) 것을 더한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의 리저브 로스터리 (Starbucks Reserve Roastery)가 있다. 

2014년 시애틀에 1호점을 낸 이후 상하이, 밀라노, 뉴욕, 그리고 도쿄 등 5곳에 문을 열었다. 다층구조의 매장에서 대량의 커피가 로스팅되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고, 'TEVANA'라는브랜드로 구성된 차 (Tea) 섹션에서 커피가 아닌 차의 새로운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리저브(Reserve) 매장에서 마셨던 바리스타가 직접 만들어 주는 개인별 스페셜 커피는 테이블 곳곳에 즐길 수 있으며, 매장이 위치한 현지의 문화적 특색을 살린 칵테일 커피(술을 가미한 커피)도 주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베이커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갓 볶은 원두를 구입할 수도 있고 스타벅스 브랜드를 활용한 옷, 가방 등의 제품들도 전시하고 있다.  

직접 맛을 본 '상하이 레인 로맨스(Shanghai Lane Romance 중국 술은 섞은 커피)'은 지금까지 마셨던 커피와 다른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진한 커피가 묵직하게 베이스를 잘 유지했다. 

Coffee Roasting Machine
Coffee Roasting Machine
Shanghai Lane Romance (right) : Cold Brew + Plum Flavored Syrup + Chinese yellow rice wine
Shanghai Lane Romance (right) : Cold Brew + Plum Flavored Syrup + Chinese yellow rice wine
커피 칵테일 바
커피 칵테일 바

아마도 육체적으로 피곤하여 카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찾아가는 스타벅스는 이디아, 커피빈 등과 함께 여러 대안 중의 하나이겠지만, 첫 입사 면접를 보고 지친 마음을 풀고 싶거나, 문득 느껴진 찬 바람에 가을을 느끼고 싶어 알콜이 들어간 스페셜한 커피를 원할 때는 스타벅스 리저브 (Reserve)나 리저브 로스터리(Reserve Roastery)를 찾을 것이다. 

개인 마다 느끼는 경험의 차이가 있겠으나, 그 변주를 담아낼 그릇으로 스타벅스는 준비되었다고 보인다. 

스타벅스가 고객에게 많은 커피점 중 하나로 인식되어 갈 때, 리저브 (Reserve) 매장은 나를 위한 고품질의 스페셜한 커피로 경험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한다면, 리저브 로스터리(Reserve Roastery)는 스타벅스를 주제로 한 디즈니랜드와 같은 곳을 구현하려고 했다. 한 번 방문하고 난 뒤, 'When you wish upon a star'(애니메이션 '피노키오' 도입곡)만 들어도 금방 디즈니랜드의 추억에 빠져드는 것처럼 리저브 로스터리(Reserve Roastery)의 경험은 리저브(Reserve)에서 스타벅스 Coffee 매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는 자신의 소비 행위가  최소한 자기 정체성 (Identity)를 훼손하지 않아야 하고, 가급적이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구현하는 방편이 되길 원하는 '개념 소비'에 있다.

지금까지의 욕구를 만족하기 위한 소비의 경향은 소비자가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하나라도 더 소유하려는 플러스(+) 형인것에 반해, 개념소비는 가치관에 부합한다면 불편함이 생기더라도 하나라도 더 줄이고자 하는 마이너스(-)적 방향성을 보인다. 적극적인 마이너스적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플러스적 소비를 유지하기에 심리적 불편함이 발생하는 현상도 이 단계에서 발견된다. 

이제는 일반적인 소비 형태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유통사간에 새로운 경쟁 요소로 자리잡은 새벽배송을 보자. 

주로 소비되는 상품이 신선식품이기에 신선도를 유지하고 배송으로 인한 제품 파손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냉재와 포장재 사용이 많은데, 일부 업체의 경우 지나칠 정도로 과도한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고객에게는 안전하게 상품을 배송받았다는 안도감보다는 '왜 이리도 많은 스티로폴과 비닐을 썼나'라는 불편함을 유발시킨다.

단지 재활용 쓰레기가 늘어난 불편함이 아니라, 지구환경을 악화시키는 일에 끌여 들어간다는 상황에 대한 짜증인 것이다. 

새벽배송의 과도한 포장은 한편으로 불편하다
새벽배송의 과도한 포장은 한편으로 불편하다

앞에 예를 든 지나친 포장재에 대한 소비태도가 수동적이라고 한다면, 능동적인 개념소비의 예는 배달의민족 결제페이지에 있는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코너가 있다.   

온라인 커머스에서 결제 페이지가 의미하는 바는 특별하다. 고객이 많은 상품 중에서 고민고민하다가 마침내 구매할 상품을 고른 후 돈을 내겠다고 한 상태가 결제페이지이다. 각 온라인 커머스 회사가 저마다 간편결제를 구현하기에 급급했던 것도 결제페이지에 고객이 들어선 순간부터는 극도의 간결함과 무저항의 단계만이 존재하도록 하기 위함인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로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고 음식 배달하는 앱에서 먹는 기본수단인 수저, 포크를 빼겠냐고 묻는 것은 통상적인 커머스 업계의 기본 공식과는 반대다. 

왜 배달의 민족은 지금 이 시점에 이렇게 어리석어 보이는 의사결정을 했을까?   

마케팅 책임자가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아 일종의 객기를 부려 시작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한국 소비자의 현재의 소비 욕구와 태도를 명확하게 집어 낸 합리적 마케팅 판단이라 추측된다.  특히, 최근의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소비운동은 단순한 이슈성 이벤트나 이데올로기적 격발이라기 보다는 소비습성과 태도가 달라졌다는 반증으로 해석하도 좋을 것이다. (과거에는 짧은 기간에 끝났었던 소비운동이 최근 지속적이고 집요하기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자)  

배달의민족 '일회용 사용 줄이기'
배달의민족 '일회용 사용 줄이기'

지금은 경험소비의 시대다. 

앞서 기술하였듯이 3단계의 경험소비는 중국을 비롯하여 점차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다.  단지 테마파크가 더 성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놀랍고 새로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험이 수반되는 상품과 서비스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3단계 소비단계를 넘은 한국 등의 국가에서는 개인화되고 특별한 고도화된 경험소비를 추구할 것이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커피 시장은 스타벅스가 전략적으로 포지셔닝 했던 서드플레이스 (3rd Place)를 넘어 버렸다. 그리고 이제 서서히 개념 소비의 떡잎이 피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국가를 단위로 3단계니 4단계니 이야기 하는 것은 분명한 언어도단이다. 

중국의 전체 인구가 얼마이며, 그 안에서 소득의 계층은 얼마나 다양하며 그 수준의 격차도 엄청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3단계 소비단계라고 칭한 것은 거시적 측면에서 큰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얘기하기 위해 단순화 한 것이다.

그래야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사업 측면에서도 실용성이 있는 일반화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분명 전 세계는 사용에서 경험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3단계 경험시장은 기회의 영역이다.   

 


주종필 E Commerce 전략 및 Design Thinking 전문가 / 11번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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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미러 2019-08-20 07:25:14
경험소비를 원하는 시대적 변화를 욕구이론에 맞춰 해석하니 이렇게 놀라운 결과가 나오네요. 좋은 관점 잘 보고 갑니다. 앞으로도 애독자가 될거 같네요.

굳독자 2019-08-14 10:21:30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 과도한 포장은 저도 느끼고 있는 바라 공감되네요.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대한 해석도 흥미로웠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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