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샌가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은근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최근 우리의 삶에 소리소문없이 스며든 흑당버블티 브랜드들을 재빨리 알아보고 트렌드에 발맞추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흑당버블티’라는 메뉴를 개발한 가게는 대만 공관 야시장의 ‘천싼딩’으로, 한국으로 따지자면 서울대학교, 국립타이완대학 옆 공관야시장에 위치해 있다. 흑당 버블티의 원조 메뉴명은 칭와주앙나이(青蛙*撞奶)라고 한다. “우유를 만난 청개구리”쯤으로 번역할 수 있을까?
천싼딩의 칭와주앙나이가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여기저기서 아류 브랜드가 난립하기 시작한다. 그 중 흑당 버블티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쩐주단(珍煮丹). 당시 버블티에 흑설탕을 넣는다는 아이디어가 꽤 신박했던 모양인지, 독특한 맛집 컨셉으로 여러 방송국에서 방송을 탄 뒤로 원조 브랜드만큼 잘 나가기 시작한다. 본인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맛집이 여기저기 범람하다 보면 결국 그 지역이 맛집 골목으로 유명해지듯, 아류 브랜드들의 난립 덕에 대만은 흑당버블티의 원조국이 되었다.
현재(2019년 8월) 국내에서 사업을 진행중인 흑당 버블티 브랜드는 아래와 같다(브랜드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 중인 브랜드들만 선별했습니다).
쩐주당 : 대만 전역에 흑당 버블티를 유행시킨 브랜드. 한국 진출 이름은 쩐주당코리아이며, 흑당 라인, 티라떼라인, 오리지널티, 치즈폼라인 티를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부산과 서울에 본점을 런칭했다.
더앨리 : 흑당버블티, 시그니쳐 티, 멜로우티라떼, 스페셜 음료를 메인으로 한 대만 브랜드. 한국 1호점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 매장을 내며 나름 고급화 전략을 사용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 호주 등 10여개 국에 매장을 냈으며 본사는 중국 상하이로 옮겼다.
타이거슈가 : 국내 1호점은 홍대점, 대만에서 시작된 흑설탕밀크티 브랜드로 현재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폴 등 총 8개국에 진출해 있다. 올해 1월 미쉐린가이드에 등재되어 다른 브랜드들과 맛을 다투는 중이다.
흑화당 : 흑당버블밀크티, 흑당커피라떼, 흑당버블아이스크림, 과일꽃차와 디저트 등을 주력으로 한다. 한국 1호점은 홍대점으로 한국-대만 부부가 시작한 ‘몽샹82’의 세컨드 브랜드로, 몽샹82의 수제 누가크래커를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흑당의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한국 디저트 업계에서도 흑당 베이스의 디저트들을 너도나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브라운슈가 밀크티와 라떼, 아이스크림, 크림빵, 롤케이크를, GS25는 PB상품으로 흑당라떼샌드위치를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은 흑당 밀크티 컵케익을 출시했다.
빽다방의 블랙펄라떼, 블랙펄밀크티, 블랙펄카페라떼 시리즈, 공차와 커피빈의 흑당 베이스 음료들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제과업계에서는 삼양의 ‘흑당 짱구’와 해태의 ‘흑당쇼콜라가 맛동산’이 출시되었으며 베스킨라빈스와 빠리바게트, 뚜레쥬르는 흑당 베이스의 빙수와 케이크를 선보였다. 바야흐로 모두가 손잡고 전국민 흑당 홀릭 시대에 발 맞춰 나가는 모습이다.
너도나도 사랑하는 흑당버블티. 벌꿀 큐브를 올린 벌꿀 우유 아이스크림처럼, 대만카스텔라처럼, 천원핫도그와 허니버터칩처럼 반짝 나타났다 사라질 한 때의 반짝 트렌드일까? 이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알 수 없으나, 흰 우유에 천천히 녹아드는 예쁜 마블링 무늬와 진한 단맛, 쫀득한 타피오카의 식감이 올해 여름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만은 분명하다.
* 인터넷에서 青蛙는 못생긴 남자라는 뜻으로도 쓰인다고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