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가
무엇이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가
  • 박재항
  • 승인 2019.10.07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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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코프(David Cope)는 산타바바라 소재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오랫동안 음악 교수로 재직했다. 작곡가이자 음악 관련 저술을 숱하게 남긴 그의 세부 전공이자 개척자로서 인정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알고리듬을 이용한 인공지능을 작곡에 이용한 작곡이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만들어진 곡의 경우, 연주회에서 그 사실을 공표한다. 그가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다양한 양식의 작곡을 하는 것에 에밀리 하월(Emily Howell)이라고 이름 붙였다. 부러 사람 이름처럼 붙인 것인데, 꼭 ‘에밀리 하월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명기를 했다.

캘리포니아의 산타크루즈에서 열린 어느 공연에서 연주회 소개 책자에 ‘에밀리 하월은 인간이 아니다’라는 말을 실수로 빠뜨렸다. 그냥 작곡가 이름이 ‘에밀리 하월’안 것처럼 표기가 되었다. 그 연주회가 끝난 후에 어떤 화학 교수이자 음악 애호가가 하월이 지은 곡을 들은 이 연주회가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6개월 뒤, 그 교수는 에밀리 하월을 설명하는 코프의 강연을 들으러 왔다, 그런데 그 교수는 연주회 실황을 녹음한 음악을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참석해서 들었던 바로 그 연주회의 실황이었다.

“꽤 좋은 음악이기는 하지만, 듣자마자 컴퓨터로 작곡된 곡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죠. 이 작품에는 감정도 영혼도 깊이도 없어요."

지난달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인 <American Factory>를 시청했다. 자동차 유리를 제조하는 중국 기업이 미국의 옛 GM 공장을 개축한 후에 완공식을 준비하며 플래카드를 붙였는데, 미국 경비원 하나가 영어를 잘못 썼다고 지적한다. 'MARCHING FORWARD TO BE WORLD/ LEADING AUTOMOTIVE GLASS PROVIDER'란 문구였다. 'WORLD'에 어퍼스트로피 'S'를 붙여서 '세계의'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문법적으로 경비원의 지적은 옳다. 그런데 중국 기업이라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 주재 시절에 좌담회 형식의 조사에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몇몇 기업들의 슬로건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창의적이다’,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모르겠다’ 식의 전형적인 의견들이 나왔다. 다른 그룹에는 그 슬로건들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슬로건이라고 했다. “표현이 어색하다‘, ’문법이 틀렸다‘ 등등의 영어 자체에 대한 문제들을 지적했다.

중국 소재 법인에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들과 인터뷰한 녹취 파일을 잘 아는 친구에게 맡겨서 번역한 적이 있다. 우리 본사의 친구가 출장을 나가서 물어보고 중국 법인에 있던 주재원들이 통역을 맡았었다. 번역을 맡은 친구가 작업을 끝낸 후에, 농담조로 ‘우리 주재원들 중국어 실력이 어떠냐’라고 물으니, 모두들 아주 잘한다고 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법인장님보다는 젊은 편인 직원 주재원들이 중국어를 더 잘해. 그런데 중국인 직원들은 법인장의 성조가 틀린 중국어는 딱딱 알아듣고 대답을 하는데, 자신과 비슷한 직급의 주재원의 중국어는 성조가 훨씬 명료한데도 ‘잘 못 알아듣겠다’라고 불평을 하든지 다시 말해달라고 하는 거야.”

메시지의 창조자나 발신자가 누구인지에 따라서 같은 문구라도 다른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나온다. ‘Manners maketh man’이라는 영화 <Kingsman>의 명대사를 약간 비틀어 표현하자면 ‘Positions make communications’라고나 할까.

출처 위키피디아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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