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칼럼] 언제까지 대한민국은 규제의 나라이어야 하는가
[원칼럼] 언제까지 대한민국은 규제의 나라이어야 하는가
  • 이시훈
  • 승인 2019.10.31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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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지난 10월 11일 방송회관 3층 기자회견장에서는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방송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 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앞에 접두사 ‘대’를 붙인 이유는 방송계의 모든 규제를 다 드러내 놓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였다. 그래서 8월 하순에 분야별 사업자들로부터 규제 사항에 대한 의견 청취를 하였고, 그 이후 위원들이 2회에 걸친 주말 토론회를 통해서 발표내용을 조율하고 완성하였다. 필자 개인의 경험만 놓고 보면 세미나 발제를 위해서 이렇게 사전 준비를 많이 한 것은 처음이다. 또 하나의 의의는 외부 기관이나 기업의 지원없이 방송학회 자체 예산으로 본 행사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사업자의 이익을 위해서 학회가 애쓴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4시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진입 및 허가 규제, 플랫폼 경쟁 및 서비스 규제, 편성 규제, 광고 규제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제안되었고, 결론적으로 방송산업 규제 개혁의 방향과 지행점이 발표되었다. 이중 필자가 맡았던 광고 규제를 중심으로 대토론회 내용을 지상 중계하고자 한다.

첫째, 방송광고의 형식규제가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프로그램 광고, 중간광고, 토막광고, 시보광고 등 7개 유형의 방송광고 이외에는 광고를 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사업자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창의적인 광고의 시도가 원천봉쇄되고 있다. 또 프로그램 광고, 중간광고, 토막광고 그룹과 자막광고, 시보광고, 간접광고, 가상광고 그룹이 같은 수준에서 분류될 수 있는 유형 구분도 아니다. 즉 앞의 3개 광고유형은 모두 동영상 광고인 것이다. 또 지상파 방송에는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어서 매체간 형평성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둘째, 방송광고는 양적 규제도 심하게 받고 있다. 광고의 총량, 프로그램당 최대 광고시간 뿐만 아니라 화면의 크기와 노출시간까지 통제를 받고 있다. TV 수상기가 30인치도 안되는 실절의 화면 크기 규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너무 세세한 것까지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또 매체별로 광고허용량을 차등하는 것도 매체력을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결과이다.

셋째, 광고의 내용에 대한 규제도 촘촘히 하고 있다. 허위, 기만, 과장, 오도, 부당 광고 등 명백하게 소비자에게 피해를 미치는 광고물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의료기관, 전문의약품, 조제분유 등의 방송광고를 금지하고, 일부 품목의 경우 전문인 광고모델을 금지하여 연예인이 그 제품의 효능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하게 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끝으로, 방송광고의 거래 규제도 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 방송사는 직접 광고영업을 금지하고 미디어렙을 통해서만 광고판매를 할 수 있게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 KBS와 MBC를 제외하고는 1사1렙(매체사 각자가 자사 렙을 설립, 운영)의 형태로 광고판매를 하고 있어서 방송의 제작/편성과 광고영업을 분리하여 방송의 공정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규제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자는 다소 과감한 개선방안을 제안하였다. 일단 각 법률에 산재되어 있는 광고관련 규정들을 하나의 법률로 통합하여 (가칭) 광고기본법의 제정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방송법 제73조의 방송광고 유형 구분을 폐지하고 프로그램내 광고들인 가상광고와 간접광고 그리고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중간광고 운영의 기준만을 명문화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 프로그램당 총량제에서 1일 총량제로의 변화와 함께 자막광고의 화면 크기 기준 및 위치 지정 폐지, 방송광고 금지품목 축소, 전문인 광고모델 허용 등을 제안하였다. 끝으로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여 미디어렙을 더 이상 법률로 강제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안하였다.

2019년 신기술이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는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여 기존의 규제를 유예해주고 있다. 현재 국내 방송산업은 글로벌 OTT 서비스, 모바일과 인터넷의 동영상 플랫폼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전통적인 방송산업의 규제 틀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과거의 규제로 오늘을 재단하고 미래를 옭매지 말자. 규제 총량제, 규제 평가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에 정부 당국은 귀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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