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황금돼지해의 명상록
[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황금돼지해의 명상록
  • 김시래
  • 승인 2019.02.0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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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에 누군가의 새해 인사가 올라왔다. ‘돼지’라는 어미로 연결된 삼행시였다. 뭔가를 궁리해야 했다. 선배를 무시하는 건방진 놈이 될 순 없다. 하나를 찾아 복사해서 옮겼다. 곧바로 요란한 신호음과 함께 여기저기서 돼지풍선들이 날아들었다. 그들도 인사를 복사했을까. 이게 뭔 짓인가 싶어졌다. 문득 유발 하라리의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의 마지막 부분이 떠올랐다.

이 책은 인류가 당면한 문제와 그 대안을 그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특유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다룬 신작이다. 그의 마지막 주제는 명상이다. 산적한 문제가 우리에게 주는 고통의 원인을 명상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매 순간 관찰해야 알 수 있다고 했다. 문제투성이의 지구에서 아침마다 기분 좋게 일어나는 이유가 명상이라고 했다. 나는 “생각에 따라 우리 모두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라는 파워 블로거의 글귀가 떠올랐다. 그렇다. 당신의 문제는 바깥 세계의 사건이 아니라 그것에 반응하는 당신의 감각과 감정이다. 고통의 원천인 정신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유발 하라리는 명상을 단지 종교적 차원이 아니라 뇌 연구과 함께 이 정신 패턴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중요한 한 방법이라고 했다. 하루 두 시간의 명상에서 얻은 집중력과 명정함으로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를 썼다고 했다. 덧붙여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는 지금, 명상을 통해 정신의 실체를 파악해서 인류를 한 곳으로 모아 사회의 조화를 이루자고 했다. 혜민스님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그의 신작<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은 한달 새 14만부가 팔렸다. 12월 5일 출간된 4주 넘게 베스트셀러 1위다. 명상과 고요함을 유지하라는 그들의 이유가 뭘까?

변화는 늘 스트레스로 가득하다. 그들마저도 예측불가의 떠들석한 미래에 대해 동병상련의 위로를 나누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인공지능이니 블록체인이니 4차산업혁명의 깃발은 여전히 정체불명이다.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교통사고를 막아준다고? 엑셀을 밟아 탄력을 받고 굉음과 함께 달려나갈때, 카레이서의 발바닥에 전해지는 원초적인 그 느낌은 어쩌라고. 냉장고에서 시간에 맞춰 공급되는 알약이 반려견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 준다고? 먹이를 건네며 손바닥으로 전달되는 따뜻한 체온이 사라진다면 반려견은 왜 키우는건데? 사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증상의 피폐함을 사이버공간에서 겪고있다. 쉴 새 없는 간섭과 독촉, 위선이 낳은 소외와 우울, 속단과 오보의 경박과 편가르기… 인간은 몸을 가지고 있고 행복은 감정의 문제다.

먼지가 가라 앉아야 길이 보인다. 무리를 떠나 자기와 만나라. 자발적인 고독을 선택하는 사람은 순도 백 퍼센트의 자유인이다. ‘펄 벅’은 우리 모두의 내면에, 우리 자신을 시간을 들여 회복하여, 우리가 계속 살아 있도록 도와주는, 아름다운 마음의 샘이 있다고 했다. 알베르 카뮈도 “깊은 겨울 속에 마침내 내 안의 무적의 여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물론 우리는 함께 노래방도 가고 뒹굴기도 할 것이다.

다만 자기의 마음부터 다잡아야 번잡스런 세상 사람들의 진면목을 볼 수 있으리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에 대해 <명상록>에 이렇게 밝혔다.

“사람들은 서로를 경멸하면서도 서로에게 잘 보이려하고 서로를 밟고 일어서려고 하면서도 서로 굽신거린다”

아마 이런 그의 생각도 깊고 그윽한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였으리라.
 


김시래 정보경영학박사, 트렌드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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