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도 모르고 마케팅을?

축제도 모르고 마케팅을?

  • 황인선
  • 승인 2019.05.12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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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 광고,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은 축제 세상을 모른다. 끽해야 록페스티벌, DJ 페스티벌, 민트 페스티벌 등 주로 20대들 페스티벌에 협찬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한국에 왜 13,000개나 축제가 만들어지는지도 관심 없다. 페북에 보면 축제에 갔다는 사진은 거의 없고 해외에 가도 CES, 슬러쉬, MWC 등이나 가지, 인류의 유산인 문화축제는 가지 않는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오히려 축제는 마케팅에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 축제는 브랜드는 물론이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커뮤니티 마케팅, 체험, CSV 마케팅이 다 가능하다. 전에 풀무원이 ‘자연을 담는 큰 그릇’이라고 했는데 축제는 ‘취향을 담는 그릇’이다. 현대카드 디자이너 & 오디오 페스티벌, KT&G 상상 페스티벌, CJ K-POP 페스티벌, 핫식스 노마드 페스티벌 등을 열면 어떨까? 아, 갤럭시도 은하 축제 같은 것을 하면 꽤 멋질 것이다.

소비자를 SNS와 넷플리스, 게임, 배달 서비스의 좁은 박스로만 몰아넣는 사회에서 소비자 언박싱(Unboxing) 마케팅을 해보자. 지하철과 혼방에 갇혀 눈만 띠루룩 엄지와 검지만 움직이는 소비자가 좀 불쌍하지 않나?

3개의 축제- 연극, 불, 강의 도시로

그래서 여러분이 인사이트를 얻을 예술축제를 3개 소개한다.

먼저 수원연극축제 ‘(부제)숲 속의 파티’가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구 서울농대)에서 열린다. 한국 거리예술제 개척자인 임수택 감독이 2년째 예술 감독을 맡는 축제라 늘 기대되는 축제다. 올해는 국내 11개 팀, 해외 6개 팀이 참가하는데 이번에는 국내 신작 4작품을 선보이며, 거리극과 서커스, 공중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구성된다. 독일 극단 아누가 가로세로 50미터 규모의 면적에 3천 개의 촛불과 300개의 여행 가방을 미로처럼 수놓는 ‘위대한 여정’, 곡예와 저글링, 비틀기 등의 기예를 보여주는 캄보디아 파레 폰레우 셀팍의 ‘석화’ 등도 관전 포인트다.

5월25일부터는 필자가 총감독인 춘천마임축제가 30주년을 맞아 ‘도시를 회복하라(Recover the City)’ 주제로 춘천시 송암 레포츠 타운과 중앙로, 춘천시 일원에서 8일간 펼쳐진다. 전국 아마추어 아티스트들이 참가하는 춘천 상상마당 프린지로 시작해서 공식 오프닝 행사인 소양강 처녀와 의암호 물 도깨비 테마로 엮는 ‘물의 도시 아水라장(5.26)’!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대상에 빛나는 파우나(Fauna) 팀의 극장 공연이 춘천을 예술도시로 변화시킨다. 축제 하이라이트인 ‘불의 도시 도깨비 난장’은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밤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해외 13개 팀과 국내 40여 팀이 참가해서 따뜻한 불, 뜨거운 불, 놀라운 불 그리고 신비한 불 4개의 불을 선보인다. 작년에 놀라운 반응을 불렀던 ‘불의 신전’ 그리고 올해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예술 불꽃 화랑의 '파이어 큐브(Fire Cube)'가 불/비보잉/댄스/ 공중 디제잉과 EDM 융합 퍼포먼스로 불 테마축제의 진수를 보여주며 가족 대상으로는 '아라비안나이트(디즈니의 30번째 작품)' 테마로 마술사들의 콜라보 공연이 벌어진다. 올해는 특히 한국 만화의 대부인 이현세 만화가가 도깨비 까치와 알라딘의 마술램프를 소재로 한 일러스트를 선사해서 30주년 춘천마임축제의 의미를 더해준다.

버라이어티 축제면서 런던 템즈강 토털 축제에 필적하는 규모인 한강 몽땅 여름축제는 7월 19부터 8월 18(일)까지 한 달간 한강수상 및 한강공원 일원에서 펼쳐지는데 공연, 체험과 놀이, 전시와 바자회, 푸드 트럭, 수상 공연 등으로 한 여름의 꿈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강사업본부가 주최하고 문화기획계의 별 윤성진 총감독이 주관한다.

한강몽땅여름축제 중 밤도깨비 야시장
한강몽땅여름축제 중 밤도깨비 야시장 / 한강사업본부 제공

빌 게이츠, 스티브잡스 등과는 달리 래리 페이지, 일론 머스크, 토니 쉐이 등의 아이돌 CEO들은 미국 네바다 사막의 버닝맨 페스티벌에 매년 참가해서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세계의 젊은 CEO, 크리에이터들 중에 오스틴 SXSW 축제에 가는 수도 늘어나고 있다. 여러 마케터, 광고 맨도 그리해보시기를 바란다. 가능하면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같이 가라. 그래서 현장에서 축제 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보라. 뭔가 다른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황인선 전 제일기획, KT&G 근무. 현재 (사)춘천마임축제 총감독, (주)브랜드웨이 대표. 경희 사이버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겸임 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소통위원. 저서 <동심경영>, <꿈꾸는 독종>,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컬처 파워>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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