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지지하는 축제와 브랜드

다양성을 지지하는 축제와 브랜드

  • 윤지원 대학생 기자
  • 승인 2023.07.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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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머니,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 버금가는 마케팅 세일즈 포인트
다양성으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신념”있는 기업 브랜딩이 절실할 때
프라이드먼스를 맞이한 캐나다 수도, 오타와
프라이드먼스를 맞이한 캐나다 수도, 오타와 (사진 윤지원)

[ 매드타임스 윤지원 대학생 기자] Happy Pride!

5월의 가정의 달(Family Month)이 지나면 거리의 상점들은 새로운 프로모션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브랜드부터 작은 골목 가게까지, 북미 곳곳이 무지갯빛으로 다채로운 깃털을 뽐낸다. 6월은 성소수자의 자긍심을 기리는 달(LGBT Pride Month)이다.

1969년 6월, 경찰이 뉴욕 맨해튼 게이 바 스톤월 인(Stonewall Inn)에서 성소수자를 체포한 사건을 항의하기 위한 해방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를 기리기 위한 게이 프라이드(Pride) 행진은 매년 6월 세계 각지에서 열린다.

지역 응급구조대 대원들의 프라이드 행진 참여 사진 (사진 윤지원)
지역 응급구조대 대원들의 프라이드 행진 참여 사진 (사진 윤지원)

북미의 성소수자 축제는 언뜻 무지개를 가리면 큰 규모의 여름 축제로도 보인다. 그만큼 사회의 모든 층위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성소수자를 응원한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참여가 상상하기 힘든 조직들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성소수자의 달을 축하하고 캠페인을 진행한다. 글로벌 대기업부터 지역 기업, 작은 상점, 정당, 종교 단체, 공공기관 등 많은 조직이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응원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한다.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일례로, 세계적인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는 매년 6월 성소수자의 달을 맞이하여 다양한 지지 활동을 선보인다. 프라이드 브랜드 스토리 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여, 성소수자 직원의 인생 이야기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임직원의 다양성을 포용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Microsoft365 제품의 무지개 테마, 온라인 세미나 개최, 무지개 디자인의 엑스박스 게임기 출시 등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오프라인 축제에서는 전용 기업 부스를 설치하여 무지개 굿즈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줌으로써 함께함을 강조한다. 비단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IBM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성소수자를 지지하고 드러내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2022년 갤럽, “성소수자의 소비 금액” 조사
2022년 갤럽, “성소수자의 소비 금액” 조사

글로벌 브랜드는 성소수자의 달 캠페인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성을 포용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착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로 성소수자와 지지자(앨라이, Ally)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지지해 주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으며, 일명 핑크머니(Pink Money)라고 불리는 성소수자 관련 소비는 1조 달러에 이르는 등 내 막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는 이미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같은 중요한 마케팅 세일즈 포인트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PR 에이전시 에델만의 CEO 리처드 에델만(Richard Edelman)은 “전 세계 3분의 2의 소비자가 신념에 기반하며 소비를 행하며, 다양성을 옹호하는 브랜드에 호의적”이라고 말하며 기업이 장기적 비즈니스 전략에 있어서 “신념”을 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신념 소비자”와 “핑크머니”를 잡기 위해 세계적인 브랜드가 열을 올리고 있는 동안, 오늘날 한국 기업들은 소비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제 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사진 (사진 윤지원)
제 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사진 (사진 윤지원)

10년 전까지는 "성소수자"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홍등가 밤거리를 연상시키는 등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이 존재했다. 한국 미디어에서 이들을 기이한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로서 묘사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시작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매년 7월 1일에 서울광장과 주변에서 개최되며, 약 3km에 이르는 거리의 행진과 시민 단체, 대사관, 기업 부스 등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울퀴어문화축제의 꽃인 퍼레이드 행사는 해외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성소수자와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활기찬 분위기를 끌어낸다. 또한 영미권 국가의 주요 대사관들도 함께 참여하고 대사들이 인권 지지 연설하며 국제적 연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내외의 대형 브랜드들은 축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주로 성소수자로 이루어진 인권 단체, 언론 단체, 작은 규모의 기업들만이 축제에 참여하고 후원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오랫동안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해 왔으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후원에 참여하기로 어렵게 했을 것이다.

앞서 소개했듯 전 세계의 많은 기업이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지지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다양성 존중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며, 고객의 신념 소비를 촉진하는 중요한 매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에서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구축에 성공한다면 기업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신념”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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