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은 “배달”인가? “음식”인가?

배달의 민족은 “배달”인가? “음식”인가?

  • 어수지
  • 승인 202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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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은 초창기 “배달”을 강조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들의 정체성을 알린 첫 광고, 류승룡 배우가 출현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도 역시 빠른 배달, 가게로 직접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같은 배달을 통한 이익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였다.

하지만 이후의 마케팅에서 배달의 민족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배달을 시키는 사람들은 음식을 편하게 받고 싶기 때문에 배달을 시키지, 배달이라는 행위 자체가 보고 싶어서 시키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배달이라는 속성(attributes)이 음식이라는 혜택(benefit)과 연결되어 있는 지점이다. 이에 배달의 민족은 ‘배민 신춘문예’나,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과 같이 즐거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며 음식을 통해 얻어지는 행복을 소비자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소비자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에 이은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처럼 음식에 관한 소비자의 고객 경험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으며, 매년 실시하는 배민 신춘문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또한 ‘배민 선물하기’ 서비스를 오픈하며 진행한 ‘너에게 밥을 보낸다’ 시리즈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3032만 회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 중 2022년 여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열린 배달의 민족의 <쓰여지지 않은 책을 전시합니다> 부스를 눈 여겨 볼만하다.

배빵빵도서관 인스타그램 프로필
배빵빵도서관 인스타그램 프로필

이 부스에선 ‘오늘 저녁 누구와 어떤 음식을 먹고 싶나요?’,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르시겠어요?’, ‘매운맛이었던 하루, 지친 나에게 야식으로 어떤 음식이 좋을까요?’와 같은 20개의 질문을 던진 후 총 1만 명의 사람들이 써 내린 1만 권의 자신만의 음식 이야기를 배달의 민족, 민족, 배빵빵 도서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총 1,295개의 글로 전시하였다.

질문지에 적힌 답변들 (출처: 배빵빵도서관 인스타그램)
질문지에 적힌 답변들 (출처: 배빵빵도서관 인스타그램)

음식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운 이와 함께한 추억, 처음 경험한 맛, 함께 웃고 떠든 분위기 등 음식을 통한 일상의 행복을 전달하고자 하는 배달의 민족은 <배빵빵 도서관> 캠페인을 통해 음식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먹고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음식이라는 본질을 통해 1만 명의 참여와 1만 권의 음식 이야기라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음식을 통해 행복을 전달하는 배달의 민족과 행복한 음식 이야기를 공유하는 소비자들, 그리고 1만 개의 커다란 행복을 다시 세상에 공유하는 배달의 민족. 이곳엔 행복한 경험을 떠올리는 소비자와 행복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다. 누구나 제공할 수 있는 혜택(Benefit)이 그들만의 소비자 가치(Value)로 각인되는 순간이다.

음식을 통해 고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했던 그들은 이제 ‘비마트’, ‘배민스토어’를 통해 과일, 과자에 이어 화장지 심지어 휴대폰과 노트북까지 그들의 배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시장 확대’라고 할까? 그러나 기업의 차가운 계산이 아닌 ‘일상성의 확대’라는 새로운 혜택으로 전환하여 지금까지의 고객경험과 연결시킨다면 분명 음식을 통한 가치는 우리 삶의 가치로 더욱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어수지 세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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