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몇 가지 오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몇 가지 오해

  • 이경석
  • 승인 2021.06.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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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한민국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소위 DX(혹은 DT라고 불리면서 마케팅 영역뿐만 아니라 스마트공장을 통한 생산방식, Zoom과 재택근무)로 지칭되는 일하는 방식 등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 활동에 ‘디지털화’라는 화두가 붙어 새로운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듭해 가고 있는 듯 하다. 모두가 DX 혹은 DT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지만 진짜 DX의 본질을 알고 이에 대응하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여전히 DX의 올바른 방향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디지털에 대한 몇가지 오해는 풀려가고 있는 듯 하다.

먼저 광고산업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지털에 대한 오해는 보통은 광고주에서부터 시작된다. 광고주는 디지털은 마케팅 비용의 절감, 즉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결과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다반사. 즉 지금까지 공중파와 CATV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ATL 커뮤니케이션은 고비용, 유튜브나 SNS 채널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저비용이라는 오해가 바로 그것이다. 

골 때리는 바이럴 영상 하나를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수백 만회를 넘기면서 고비용의 TV광고보다 더 큰 효과를 봤다는 어느 브랜드의 이야기, 왜 우리 회사의 광고대행사들은 여전히 돈 많이 써야 하는 TV광고만 생각하고 주장하는지 답답해하는 광고주분들을 많이 만나 봤다. 그러면서 ATL캠페인의 1/10 예산으로 같은 효과를 내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 컴투스‘서머너즈워’ 7주년 기념영상 :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컴투스_서머너즈워 7주년 기념 영상은 7년을 함께한 게임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영상 선물이었다. 캠페인의 목적이 유저들과 함께 공감하고 정서적인 교감에 중심을 두면서 817만 뷰를 달성했다.


디지털 에이전시의 입장에서 보면 소위 유튜브라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캠페인이 TV광고로 지칭되는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혹은 ATL캠페인)의 비용보다 저렴하다고 할 수 없다. 최근 출시되는 국내의 큰 규모 게임의 론칭캠페인은 TV광고 한 편 없이 디지털 매체 중심의 캠페인임에도 불구하고 매체비 단위가 백억 단위를 넘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전통적인 ATL캠페인과 디지털 캠페인을 단순히 저렴한 비용으로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사실 ATL과 디지털의 구분은 캠페인의 출발점이 고비용과 저비용이라기 보다는 캠페인의 목적과 타깃에 대한 차이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최근 선도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한 한 카드회사에서 마케팅 비용 낭비라며 3년 이상 TV광고를 중단하다가 다시 공중파와 CATV 광고를 시작한 것을 보면, ATL캠페인과 디지털 캠페인은 서로 대치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서로 보완적인 캠페인의 구조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하다. 


K카 광고 캠페인 : 21년 K카 디지털 광고는 소비자의 문제 공감에서부터 문제의 솔루션으로써의 K카 app 제안까지 아주 직관적이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디지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밈을 활용해서 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이고 가벼운 위트까지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의 오해는 TV광고가 몰락했다고 단정해 버리는 인식이다. 요즘 누가 TV광고 본다고 TV광고를 만드냐, 요즘 마케팅은 광고 활동 필요 없고 SNS를 통한 입소문만 중요하다며 TV광고 하나 없이 신화적인 매출을 이루어내고 있는 먀약XX 등을 예로 드는 경우다.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마케팅 투입과 매출을 직접 연결시키는 E커머스 비즈니스가 마케팅의 마지막 모습일 것이라고 말씀 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 이에 따라 생산과 유통을 결합해서 특히 최근 큰 규모의 대행사들은 작든 크든 자체적인 E커머스 채널을 기업 스스로 내재화하는 시도를 볼 수 있다. 분명 의미있는 시도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E커머스의 신화적인 사례였던 마사지 상품과 물에 타먹는 스틱형 음료도 퍼포먼스 효율의 지속적인 저하 끝에 다시 TV광고를 시작한 것을 보면 역시 ATL과 디지털은 상황과 목적에 맞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또한 디지털을 단순히 미디어의 변화로만 보는 오해도 여전하다. 매년 진행하는 각 기업들의 대행사 선정 경쟁PT의 OT에 참석해 보면 ‘이번 캠페인은 이전과 다르게 디지털 캠페인입니다’라고 말해 놓고 막상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해와 똑같은 내용임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과 뭐가 다른 거죠?”라는 질문에는 “올해는 미디어 예산 중 TV광고 예산을 줄이고 유튜브에 집중한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디지털이라는 흐름을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광고주뿐 아니라 대행사에서도 디지털에 대해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광고주로부터 ‘이번 캠페인은 유튜브 캠페인, 혹은 디지털 캠페인입니다’라는 OT를 받게 되면 첫째, 타깃은 young 타깃을 대상으로, 둘째, 15초의 짧은 호흡이 아닌 1분 이상의 장 초수, 셋째, 재미있는 소재, B급 엽기적인 소재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출발에서 나오는 최초의 시도들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헛갈리게 만들거나 리얼리티 몰래 카메라를 바탕으로 가족에 대한 감동 혹은 사랑으로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만드는 장르이거나 소위 “어그로”를 끌면서 1분 내외의 영상을 끝까지 다 시청하게 한 후에 마지막에 가서야 억지로 브랜드 혹은 제품과 연결하는 내러티브 구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어느덧 이런 영상들이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의 전부인 양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붕어싸만코 광고 캠페인 : 2020년 빙그레의 붕어싸만코 캠페인은 펭수라는 핫코드를 가장 시의적절하게 사용한 캠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슈퍼콘 댄스 챌린지 137위를 차지한 펭수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던 광고주의 사과와 이를 콜라보 광고로 풀어낸다는 스토리 라인은 ‘펭수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렇다면 디지털 캠페인 혹은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는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일까? 먼저 디지털 전환을 단순히 TV에서 유튜브로, 단초수에서 장초수로 그리고 웃긴 콘텐츠로라는 형식적 변화가 아닌 보다 본질적인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 가고 있는 소비자의 변화다. 

첫째, 디지털이라는 공간 속에서 소비자는 그 공간을 의사결정하는 심각한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는 공간이라고 판단한다. 즉 심각하고 논리적인 접근으로 구매를 이끌어 내겠다는 접근보다는 즐거운 콘텐츠로 ‘정서적인 교감’을 이루는 공간으로 디지털을 해석하는 것이 맞다. 

둘째, 디지털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은 인지-선호-구매-충성의 직선적인 형태가 아닌 모든 의사결정의 단계를 동시적으로 진행할 뿐 아니라 매우 짧은 시간에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필요하면 천천히 정보를 찾고 고려해 본 후 구매하는 패턴에서 그 과정을 생략하고 즉각 구하는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다.(물론 구매 후 너무나 쉬운 반품 및 환불제도 덕분)

셋째, 디지털 소비자들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라는 사실, 즉 TV를 보다가 자신이 흥미 있는 정보를 접하게 되면 바로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검색해서 소비자 후기를 찾아보고 평소 자주 가는 홈쇼핑이나 커머스 앱을 통해 바로 구매한다.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멀티미디어 간의 역할을 구분해 놓고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사실이다.

넷째, 디지털 소비자이 좋아하는 기호나 문화 코드, 취향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예전 개그콘서트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제조된 유행어가 광고계 쪽으로 들어와 광고의 소재로 온에어되어 다시 소비자한테 전달되는데 3,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렇게 온에어된 광고 소재도 식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난주에 화제가 된 밈(Meme)도 이번 주엔 식상하다.

다섯째, 디지털 소비자의 ‘구매’와 ‘클릭’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는 점. 전통적인 소비자 행동론에서 구매는 소비와 동일하지만 최근 디지털 소비자들에게 클릭은 보통 ‘관심’, ‘공감’, ‘동의’ 혹은 ‘저장’의 의미가 더 크다. 이에 따라 클릭을 유도하는 캠페인은 구매를 유도하는 캠페인과 그 시작부터 다르다. 보통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동영상 소재의 경우 타깃들의 익숙한 코드와 리듬 등 그들만의 코드에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게임 유저들이라면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들만의 코드에 열광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것이 특징이다.

여전히 마케팅에서 ‘디지털’이라는 화두의 방향은 오리무중이다. 단 한가지 명확한 것은 그것이 누가 되었든 간에 그 방향을 먼저 잡는 자가 승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 바람의 나라 : 연 광고 캠페인 빅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효율적인 광고 콘텐츠를 통해 온라인상에서의 사이트 방문, 가입, 프로모션 참여, 구매, 앱 다운로드 등 직접적인 전환을 유도한 캠페인으로 2020년 유튜브 웍스 어워즈에서 ‘베스트 유튜브 액션 유도’ 부분을 수상했다.

 


이경석 그랑몬스터 광고2본부 본부장 

※ 본 아티클은 한국광고총연합회 발간 <광고계동향> 5/6월호의 칼럼을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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