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e의 Art Talk] 격정적 사랑을 위한 플레이

[Kate의 Art Talk] 격정적 사랑을 위한 플레이

  • Kate 기자
  • 승인 2019.05.14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바치다.
베토벤 월광 소나타 - 3악장

아티스트들에겐 늘 뮤즈가 존재합니다. 뮤즈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기도 하고, 때로는 명작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청력을 상실했던 비운의 클래식 음악가인 베토벤은 늘 사랑을 애타게 갈구하는 쪽이었습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늘 뮤즈와 같은 존재,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죠.

"환상곡 풍(Fantasia)" 이라는 부제가 붙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은 "월광"이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곡은 베토벤이 피아노를 가르치던 아름다운 귀족의 딸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바치는 헌사였다고 합니다. 월광 소나타는 일반적인 소나타와는 조금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보통 소나타는 1악장이 빠르고 경쾌하게 시작되지만 "월광 소나타"의 1악장은 느리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전개되고 있죠. 베를리오즈는 c#단조의 쓸쓸하고 처연한 1악장을 듣고 난 후, 마치 슬픔의 노래인 ‘비가’를 연상시킨다고 했으며 체르니는 "밤의 정서가 느껴지는 음악"이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귀족의 딸을 사랑했던 베토벤이, 이루지못한 사랑의 슬픔을 이렇게 처연하게 표현해 낸 것일지도 모르죠.

쓸쓸한 1악장과는 달리 3악장은 매우 빠르고 화려한 도입부로, 몰아치는 듯한 강렬한 스타일의 연주가 이어집니다. 1악장이 조용히 사랑의 슬픔을 담아냈다면, 3악장은 잠들지 않은 격정적인 사랑을 표현한 듯 합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빠르게 음계를 넘나들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른 속도감을 내면서, 강렬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을 풀어 놓습니다. 어쩌면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베토벤과 줄리에타의 열정적인 사랑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습니다. 결국 줄리에타는 아버지의 권유로 다른 귀족과 결혼하게 되지만 말이죠.

화려한 월광 소나타의 3악장은 피아노 연주자들에게 힘든 곡이면서, 동시에 사랑받아온 곡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 영화에서도 종종 사용되기도 했고, 실제로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한 영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일화는 존레논의 아내인 오노 요코의 연주가 유명하죠. 존레논은 오노 요코에게 월광소나타의 코드를 거꾸로 연주할 수 있냐고 물었고, 오노 요코는 즉시 거꾸로 연주를 했고, 존레논은 연주를 들으며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지난 3월에는 TV에서 바로 이 소나타의 3악장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구글 플레이 온(Google - Play On)의 광고에서 월광소나타 3악장을 BGM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죠. 모바일에서 앱을 터치하는 자유로운 손놀림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손에 비유한, TV커머셜입니다. 베토벤이 만들었던 "사랑의 헌사"가 이제는 광고를 통해 우리 귀를 즐겁게 하고 있죠. 모바일 게임이라는 쟝르와는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았던 "클래식의 명곡"이 의외로 잘 녹아들어있는 광고였습니다. 무엇보다 피아노 연주 때문에 광고를 다시 보게 되는 효과가 있었죠.  

[인생에 한번쯤 찾아올 수 있는 격정적인 사랑의 플레이를 꿈꾸며, 다시 감상해보시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